대구, 공익적 가치 넘쳐나는 '즐거운 상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대구시민센터 윤종화 사무처장.."함께 걸으면 우리 뒤에 길이 만들어 집니다"

시민운동은 고정적인가?

여러 사람들과 비영리민간단체를 지원하는 사회적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대화를 하면서 느낀 점은, 시민운동에 대한 생각이 고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시민센터형의 새로운 지역운동의 모델에 대한 이해는 접어두더라도 현재의 시민운동외의 형태와 방식에 대해서 그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같이 받았습니다.

사실 운동은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고정적이지 않는 것이 운동 본연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80년대 민주화운동, 90년대 시민운동은 그 시대상황을 반영하면서 시대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시민운동이 오랜기간 지금의 모습 그대로 존재해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해 본다면, 앞으로 우리사회가 어디로 가야하는가, 시대적 가치가 무엇인가 등에 대해 생각하면서 답을 찾을 것입니다.

 시민센터형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시민운동의 과정에서 싹텄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시민운동은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부정부패 감시, 권력감시, 환경운동, 정치민주화, 각종 입법활동을 비롯하여 장애, 인권, 소수자 등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한 영역까지 호명하여 사회적 가치를 부여했습니다. 권력을 감시하고 정책변화를 추구하는 시민운동은 앞으로도 지속적이며 영향력있는 활동을 수행해야 합니다.

즐거운 상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방법

그렇지만 시민운동만으로 사회변화를 추구할 수 없다는 점도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시민운동은 정부와 시장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주요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민운동은 시민운동의 토대이자 바탕인 시민사회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과 대응을 소홀히 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시민사회 자체를 성숙시키고 활성화시키는 사회활동을 본격적으로 해야할 때입니다.

시민 스스로 직장과 삶의 현장체험을 사회화하고 각자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끔 지원하고 장려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단계까지 시민사회를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시민의 공익활동을 상담 지원하는 일, 비영리단체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일, 기업의 사회공헌과 비영리단체의 활동을 연계시키는 일, 시민활동가 교육 지원하는 일, 나눔과 기부를 확산시키는 일, 공익활동에 모임과 업무공간을 제공하는 일 등 이런 일을 하는 전문적으로 하는 사회적이며 공익적인 영역이 필요합니다. 이를 '공간'이라고 해석해도 될 것입니다.

  이런 상상을 해 봅니다. 향후 10년내 비영리민간단체 수천개 만들어 진다면, 누구나 쉽게 비영리단체를 만들 수 있다면, 좋은 사회적 기업 수백개가, 시민센터와 같은 사회적 공간에 수십만명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공익기부금이 수십억원을, 수백명의, 시민활동가, 기부활동가가 양성된다면 대구사회가 어떤 모습이 될까를 상상해 봅니다. 이런 즐거운 상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대구사회를 위해서 참으로 좋을 것입니다. 매우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창조적인 생각과 사람이 연계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처음에는 길이 아니지만 여럿이 함께 걷다보면...

 아직 시민센터형 사회활동은 우리사회에서 낯선 개념이지만 이미 몇몇 지역에서 풀뿌리시민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시민센터와 동일한 단체를 설립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현마다 비영리단체지원센터가 수년전부터 설립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정부에서 설립해서 민간이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성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며칠전 어떤 기자와 시민센터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대구에서 시민센터를 만드는 것은 난이도 별 5개짜리다"라 하더군요. 시민단체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시민의 공익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단체를 만든다니 이중삼중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에둘러 표현했다고 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처음에는 길이 아니지만 여러사람이 함께 걷다보면 우리 뒤에 길이 만들어지듯이 합리적인 시민사회 형성에 기여를 할 것입니다.

 대구시민센터는 2월 6일 추진위원회를 출범합니다. 출범식을 통해서 지역사회에 새로운 공익운동의 필요성을 알리고 역량을 모으는 활동을 전개해서 올해 하반기경에 사단법인으로 설립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센터 공간은 넓고 다양한 시설이 완비되면 좋겠지만, 처음에는 작은회의실 몇 개, 큰 회의실, 북까페, 모임공간, 기자재 등을 준비하고 차츰 좀더 많은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확대할 것입니다. 현재 명칭도 가칭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추진위원회 출범식 이후에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서 정식 명칭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시민'과 '센터'의 내용이 들어가면서 참신한 느낌을 주는 이름을 찾고 있습니다.





[기고]
글. 대구시민센터 윤종화 사무처장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