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추모기도회, 시민.경찰 충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교인.시민 400여명..."책임자 처벌.편향수사 중단" 한 목소리

용산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기도회(2009.2.6 대구 한일극장 앞 / 사진.남승렬 기자)
용산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기도회(2009.2.6 대구 한일극장 앞 / 사진.남승렬 기자)

용산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대구지역 추모기도회와 촛불문화제에서 시민과 경찰이 충돌을 빚었다.

대구지역 촛불문화제에서 시민과 경찰이 직접적인 충돌을 빚은 것은 지난 해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관련한 촛불정국 이후 처음이다. 6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용산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기도회'에 참가한 성직자와 시민 등 400여명은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김석기를 처벌하라', '편향수사 중단하라'란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경찰의 과잉진압이 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주장했다.

추모기도회가 끝난 오후 7시 40분경 참석자들이 도로 진입을 시도하려 하자, 대기하고 있던 경찰병력이 동원돼 대치 상황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날 전경 5개중대 450여명을 배치했다. 경찰이 한일극장 인근 차도는 물론 인도 진입로까지 막자 참석자들은 "왜 인도까지 막아서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대치 상황에서 경찰의 채증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채증 중단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참석자들이 "찍지 마"를 외치며 카메라를 뺏으려 하자 일부 전경과 참석자들은 강한 충돌을 빚었다.

경찰이 인도까지 가로 막자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사진.남승렬 기자)
경찰이 인도까지 가로 막자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사진.남승렬 기자)

인도 통행이 막히자, 한일극장 주변 인도는 집회 참석자와 쇼핑 나온 시민들로 극심한 혼잡을 빚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인도까지 막아 충돌에까지 이르게 한 정부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정부는 추모집회와 촛불문화제를 탄압하고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구지방경찰청 한 관계자는 "상부에서 용산참사 관련 집회는 거리행진을 원천봉쇄하라는 명령이 있었기 때문에 대구에서도 거리행진을 막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당초, 주최 측은 경찰이 도로진입을 막으면 인도로 행진을 하려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로 대구백화점 주변 동성로를 돌며 선전전을 벌인 뒤 자진해산했다.

이에 앞서 열린 추모기도회는 최근 방영된 MBC 피디수첩 '용산참사, 그들은 왜 망루에 올랐을까' 시청을 시작으로 열렸다.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 목사를 비롯한 지역 종교인들이 대규모로 거리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모기도회는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대구인권위원회 소속 종교인과 50여개 시민사회단체.정당으로 꾸려진 대구지역 용산참사대책회의 회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용산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기도회(사진.남승렬 기자)
용산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기도회(사진.남승렬 기자)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고경수 목사는 "비통함과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목사로서 이 자리에 선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 없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 돌아가 하느님 앞에 머리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NCC 대구인권위원회 백창욱 목사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나 주께 와서 용서를 구하라.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라. 숨기지 말고 진실을 밝혀라. 지금이라도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어라. 그들에게 살길을 마련해 주어라'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낭독하며 정부의 사과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또, 언론노조 조합원인 대구MBC 심병철 기자는 "용산참사와 관련해 대한민국 언론들이 진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자기검열을 하고 있다"면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언론인들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대구지역 용산참사대책회의는 오는 9일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결과가 미흡하면 공정수사를 촉구하는 선전전을 매일 오후 동성로에서 열기로 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