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사회단체들이 한미연합사령부 군사훈련인 '키리졸브'(Key Resolve) 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역 11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경북진보연대(준)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대구준비모임 회원 30여명은 11일 오전 대구 K2 공군기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키리졸브 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9일부터 20일까지 남한 전역에서 실시되는 키리졸브 연습에는 해외 증원 전력 1만4천명을 포함한 미군 2만6천여명과 한국군 2만여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구에 증원되는 미군 병력은 280여명으로, 11일 민간항공기를 이용해 대구 K2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리졸브 훈련은 북침 전쟁연습"
이들 사회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키리졸브 훈련은 명백한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고, "한반도 긴장 정세 상황에서 전쟁연습은 불난데 기름을 붓는 것과 같다"고 규탄했다. 특히, 1994년 '팀 스피리트' 훈련 중단을 예로 들어 "한미 당국이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팀 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던 것처럼 키리졸브 훈련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항기를 이용한 군 병력 수송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나아가는 시대 흐름에도 맞지 않다"면서 "북침전쟁 연습에서 K2비행장이 물자보급과 병력 증원의 통로로 이용돼서는 안된다"고 규탄했다.
"전쟁에 공격.방어가 따로 있나"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오혜란 활동가는 "민간민항기를 이용한 미군 증원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통일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키리졸브 훈련에 따른 미군 증원 병력은 북한을 점령하기 위한 침략적 병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군 증원은 북한을 공격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한반도 평화와 통일과는 아무 관계 없이 미국의 국익과 패권을 위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는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민간자산까지 이용해 전시체제를 갖추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훈련중단을 촉구했다.
평통사 대구준비모임 대표인 백창욱 목사도 "정부는 키리졸브 훈련이 방어훈련이라고 하는데, 전쟁에 어떻게 방어와 공격이 따로 있을 수 있느냐. 방어훈련이든 공격훈련이든 둘 다 침략을 위한 전쟁훈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민항기를 이용한 병력 수송은 한반도를 항시적인 전쟁체제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정부는 북한을 점령하겠다는 의도로 진행되는 이번 훈련을 즉각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협정을 위한 구체적 행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사훈련 중단하고 6.15,10.4선언 이행을"
키리졸브 훈련의 중단과 함께 지난 정권들이 합의한 6.15선언과 10.4선언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615선언실천대경본부 오택진 사무처장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가 대결국면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군사훈련을 할 것이 아니라 6.15선언과 10.4선언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진보연대는 키리졸브 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지난 9일부터 대구 남구의 미군기지 캠프워커 앞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훈련이 종료되는 20일까지 1인시위를 벌이는 한편, 오는 13일 오후에는 대구 동성로에서 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열기로 했다. 또, 14일에는 키리졸브 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서울 집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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