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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희 총장,이젠 물러나야”

평화뉴스
  • 입력 2004.06.17 14:41
  • 수정 2024.07.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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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교수협의회 “신 총장 25년 재임 저지” 농성 돌입...일부 학생회도 지지

◇ 계명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신총장 연임 저지를 촉구하며 학내를 행진하고 있다.


계명대 재단이사회(이사장 김진홍 목사)가 오는 21일 임기 4년의 새 총장을 선임하기로 한 가운데, 계명대 교수협의회와 일부 단과대 학생들이 현 신일희 총장의 연임을 막기 위한 본격적인 학내 투쟁에 들어갔다.
계명대 교수협의회(공동의장 이말남 교수 등 3명)는 오늘(6.17) 정오에 성서에 있는 이 대학 바우어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일희 총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신 총장을 비롯해 이사회에 추천된 총장 후보 3명은 어느 누구도 대학 구성원의 총의를 대변할 수 없다”면서, “이사회는 구성원의 총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총장 선출방법을 제시하고, 교직원과 사회이사, 시민단체 대표로 계명학원 정상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학교정상화를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신 총장은 절대로 총장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해왔지만, 그의 측근들로 구성된 총장후보 추천위원회를 통해 또 다시 총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면서, “현 이사회가 신 총장의 측근들로 구성돼 신 총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큰만큼, 신 총장의 부당한 연임을 막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새로운 총장을 선출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계명대 교수협의회 이말남 의장
계명대 교수협의회 이말남 의장

 

계명대 교수협의회 이말남 교수는 “신일희 총장은 지난 21년동안 재임하면서 학내민주화를 요구하는 교수들을 부당하게 해고했을 뿐 아니라, 업무상 배임죄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는 등 총장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하고, “이제는 신 총장 스스로 총장과 이사를 포함한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 행사에는 또, 계명대 사회과학대와 인문과학대, 외국어문학대학 학생회장 3명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총장의 독재 속에서 빼앗긴 대학 민주주의를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면서 “신 총장은 과거를 반성하고 대다수 구성원의 염원인 민주학원건설을 위해 스스로 총장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특히, “신 총장은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범죄자로, 우리의 졸업장에 범죄자의 직인이 찍히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더 이상 독재에 침묵하지 않고 대학 정상화를 위해 일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오늘 행사에는, 계명대 교수와 학생 뿐 아니라, 대구대 교수협의회 의장인 강영걸 교수를 비롯한 지역 대학과 시민단체 관계자 100여명 참가해 결의를 다졌는데, 계명대 교수협의회는 신 총장이 물러날 때까지 오늘부터 바우어관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 성명서를 읽고 있는 계명대 인문과학대 박해원 학생회장

이에 앞서, 계명대 교수와 동창회 대표,재단이사 등 15명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3일, 현 신일희 총장을 비롯해 이진우(48) 교무처장과 전경태(57) 경제통상대학장 등 3명을 차기 총장 후보로 확정했고, 재단이사회(13명)는 오는 21일 이 가운데 1명을 총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한편, 재단이사도 맡고 있는 신일희 총장은, 18년동안 재임한 부친 신태식 학장에 이어 지난 '78년부터 '82년까지, '88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21년째 총장을 맡고 있는데, 오는 7월 5일 총장의 임기가 끝난다.
신 총장은 또, 지난 2003년 1월에 업무상 배임죄로 대법원에서 벌금 900만원을 선고받았고, 지난 '99년 12월에는 교원 채용과 재임용, 신축공사 입찰 등과 관련해 교육부로부터 경고를 받은 것을 포함해 그동안 교수 해직과 학내 문제와 관련해 여러차례 고소.고발사건을 겪거나 교육부 감사를 받아왔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사진.동영상 평화뉴스 정동현 시민기자

동영상 계명대 현장(6/1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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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 >
신일희 총장 연임 저지와 민주학원 건설을 위한 농성에 들어가며



이제 우리는 비장한 심정으로 계명대를 걱정하는 모두에게 호소한다. 이 대명천지에 이러한 사태가 끝도 없이 계속된단 말인가?
매스컴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현 총장 비호세력들로 구성된 이른바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14일 신 총장을 포함한 3인을 이사회에 총장 후보로 추천하였고, 이사회는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차기 총장으로 추대하는 회의를 6월 21일에 개최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연 이러한 행위에 대학 구성원의 총의가 얼마나 수용되었는지, 또 이른바 총장 후보로 거명된 인물들의 자질이 계며의 오늘을 담보하고 실타래처럼 얽힌 현안들을 풀어가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학교의 위상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이처럼 떨여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명하다. 자유와 활기, 토론과 학문적 교류가 넘쳐야 할 대학에는 무거운 정적과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만이 가득하고 위선과 교활의 몸짓이 넘실 때 따름이다. 혹자는 말한다. 학원이야말로 묘지의 정적이 가득한 곳이고 한국의 모순을 첨예하게 표출하는 가장무도회 같은 곳이라고. 더구나 성은을 입고 있는 자들은 기생인간의 비루함을 풍기고, 소외된 자들은 비탄과 모멸의 서러움으로 스스로의 초라함을 확인하고 고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 세월의 족쇄는 도대체 벗기 어려운 악몽으로 우리를 억누르고 이 악령은 이 학원을 떠도는 운명적 멍에인지를 자문해 본다. 그간 우리 주위와 우리 사회는 상상을 절할만큼 변모하고 그 변화의 강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변화를 외면하고 더욱 과거로 회귀하는 곳이 바로 계명대학인 바, 혹자는 이 학원을 심지어 중세기 대학이라 표헌하기도 한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이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짓거리를 그만두고 비리와 위선으로 점철된 이제까지의 작태를 끝장내야 한다. 신 총장과 그 들러리들은 가면을 벗고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간고히 바라마지 않으며 이제 이 계명학원도 젊은이를 키우는 학원 본래의 모습을 가지게 되기를 충심으로 희구한다.

농성에 들어가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천명한다.

1. 이사회는 신총장은 물론이고 추천후보 어느 누구도 총장으로 선임해서는 안된다. 어느 후보도 구성원의 총의를 대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1. 이사회는 조속히 구성원의 총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총장 선출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1. 계명학원 정상화 추진위원회를 교직원, 사회이사 및 시민단체 대표로 구성하여 조속히 학교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
1. 정부 및 사회 각계는 계명대 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고, 학교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인사들에 대한 응분의 조처를 취해야 한다.
1. 계명학원을 아끼는 모든 이들은 우리와 행동을 함께 하고 학교정상화의 그날까지 모든 힘을 합쳐야 한다.

2004년 6월 17일 계명대학교 교수협의회 의장단 일동



<신일희 총장 재출마 반대, 민주학원 건설을 위한 계명대학교 민주단대연합 성명서>

우리는 얼마전 언론을 통해 “이제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신일희 총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오늘 또다시 신일희 총장의 재선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많은 학교 구성원의 반대와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우려에도 불구 하고 21년간의 독재를 넘어 또 한번 계명대학교를 집어 삼키려 하는 신일희 총장의 재선을 반대하고 참다운 민주학원건설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21년간의 장기 집권 동안 신일희 총장이 한 일은 무엇인가?
1980년 신군부 세력을 등에 업고 자신을 비판 하는 교수들을 사회정화대상으로 몰아 교수직을 박탈 시킨 것을 시작으로 자신을 총장으로 선출한 총장직선제를 파괴하여 장기 집권의 틀을 마련하였다. 이를 위해 신일희 총장은 대학사회를 분열시키고 민주적 언론 일체를 차단하였다. 그리고 교수에 대한 감시, 동원, 통제의 성격을 가진 비합리적인 인사 승진제도를 강요함으로써 대학 공동체의 파괴를 더욱 심화 시키고 있으며, 심지어 학생들간의 분열을 조장하고 학생들로부터 나오는 자발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묵살 시키는등 교육자로서의 양심마저 져버린채 자신의 장기집권을 위해서 온갖 행위를 저질러 왔던 것이다.

우리 사회는 수많은 사람들의 열망에 의해 독재로 부터 민주주의를 쟁취하였고 이제는 그것이 성숙해 지는 단계에 와있다. 하지만 그것을 앞장서서 실현하고 가르쳐야 할 대학에서 버젓이 독재가 자행되고 침묵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주체는 교수와 학생이다. 그러한 학생들의 가장 민감한 문제인 등록금 인상에 있어서 일말의 학생참여도 보장되지 않는 것이 계명대학의 현실이며 불합리한 학사행정에 있어 학생들로부터 침묵만을 강요하는 것이 바로 이 대학이다. 총장의 독재 속에서 빼앗겨 버린 대학 구성원들의 민주주의, 우리는 이것을 반드시 되찾아야 할 것이며 신일희 총장은 과거를 반성하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대다수 구성원의 염원인 민주학원건설을 위해 스스로 총장직에서 물러나고 총장후보에서 사퇴하여야 할 것이다.

아직도 많은 교수님들이 이러한 신일희 총장의 독재에 맞서 계명대학교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이미 신일희 총장은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고 실형을 선고 받은 범죄자이다. 더 이상 우리는 우리의 졸업장에 범죄자의 직인 찍히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더 이상 독재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계명대학교 정상화를 위해 일어설 것이다. 이제 계명대학교는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많은 학생들로부터 새롭고 진취적인 학교로 재도약 할 것이다.

-2만 학우 힘을 합쳐 신일희 총장 재선 막아내자!
-신일희 총장은 계명대학교의 민주적이고 진취적인 발전을 위해 자진 사퇴하라!

2004년 6월 17일
계명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인문과학대학, 외국어문학대학 학생회장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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