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사립대학교 '계명대학교 제13대 총장'에 신일희(85) 박사가 선임됐다.
계명대는 8일 오전 계명대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에서 신일희 제13대 총장 취임식을 열었다.
신 총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오는 2028년까지 4년이다. 학교법인 계명대 이사회는 지난 6월 13일 이사회를 열어 3명의 총장 후보 중 신일희 박사를 선임했다.
신 총장은 경북 청송 출신으로 신태식 전 계명대 학장 아들로 태어났다. 대구 계성중, 미국 켄트고등학교, 트리니티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일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와 독일 키엘대학 조교수,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이어 계명대에서 30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학교법인 계명대와 학교법인 계성학원 이사장을 맡았다.
계명대가 종합 사립대학교로 승격한 1978년 3월 초대 총장에 취임했다. 이어 1988년 6월부터 2004년 7월까지 4, 5, 6, 7대 총장을 연임했다. 또 2008년 7월부터 2024년까지 9, 10, 11, 12대 총장직을 수행했다. 이번에 또 다시 총장에 오르면서 10번째 총장직에 40년 재임하게 됐다.
일부 계명대 졸업생들은 반발했다. "신 총장의 대학 사유화"라는 지적이다.
'신일희 총장 연임 반대 계명대 졸업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신 총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며 "유래 없는 40년 총장은 대학 사유화다. 계명대는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라"고 촉구했다. 명단에는 졸업생 196명과 재학생 2명 등 198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계명대는 신태식, 신일희 부자 총장과 무관하게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들이 지역사회에서의 의료와 교육을 위해 만든 대학"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신 총장이 실질적으로 사유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양심적인 교수와 학생들은 총장 직선제 부활과 부정부패 고발을 목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다가 해임과 징계를 당했다"면서 "총장 업무추진비 공개 요구, 투명성과 민주적 권리도 박탈당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40년 넘는 시간 동안 계명대에서 일어난 여러 사회적 논란과 문제에 대해 신 총장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반성도 사과도 없이 또 총장직을 연임한다는 것은 노욕"이라고 규탄했다.
계명대 민주동문회 장지혁(철학과.02학번)씨는 "계명대가 지역사회와 공존하며 민주주의와 인권을 보장하고 자유롭고 선진적인 학원이 되기 위해선 신 총장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사람이 40년 가까이 총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신 총장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국내 '최장수 총장'이 탄생한 배경은 앞서 1996년 6월 계명대 재단 측이 기존 '총장 직선제'를 폐지한 것에 있다. 당시 임기가 만료된 신 총장을 재단이 재선임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당시 이와 관련해 대학 소유권을 놓고 교회 측인 '경북노회'와 계명대 재단 측이 갈등을 빚기도 해다. 또 교수협의회도 신 총장의 연임에 강력 반발하며 상당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계명대 관계자는 "학교 규정을 봐도, 사회 법을 들여다봐도 (신일희 총장이) 총장직을 연임하는 것에 법적인 문제는 아무 것도 없다"며 "일부 반대의 목소리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거나 설명할 것은 없어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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