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선거에 "친북좌파가 웬말"이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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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서상기 의원 '후보자 비방죄' 신고 / 선관위 "적절하지 않다"


6.2지방선거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풀뿌리'로 불리는 기초의원 선거에도 '색깔론'이 불거지고 있다.

서상기 의원 / 사진.국회
서상기 의원 / 사진.국회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은 29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을 '후보자 비방죄'로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민주노동당은 "서 의원이 지난 27일 낮 대구시 북구 동천동에서 김범일 대구시장 후보의 유세차량에 탑승해 확성기로 '동천동에 친북좌파가 웬말입니까,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면서 "이는 공직선거법 제251조의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서 의원이 말한 '친북좌파세력'은 정황상 민주노동당 이영재 후보를 두고 발언한 것이 분명하다"면서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서 의원이 유치한 색깔논쟁으로 지방선거의 취지를 흐리고 있다고"고 비판했다.

동천동 일대는 기초의원 3명을 뽑는 '북구 아 선거구'로, 한나라당 황영만.이동욱.박유기 후보와 민주노동당 이영재 후보, 친박연합 이인후 후보를 포함한 5명이 출마했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지난 2006년 선거 때 이영재 후보가 90표 차이로 아깝게 떨어진데다, 최근 이 후보의 여론이 좋아지자 위기를 느낀 한나라당이 색깔론을 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시 북구 '아' 선거구 후보...(왼쪽부터)한나라당 황영만.이동욱.박유기 후보, 민주노동당 이영재 후보, 친박연합 이인후 후보
대구시 북구 '아' 선거구 후보...(왼쪽부터)한나라당 황영만.이동욱.박유기 후보, 민주노동당 이영재 후보, 친박연합 이인후 후보

대구시선거관리위원는 민주노동당의 신고를 관할 북구선거관리위원회로 넘겼으며, 북구선관위는 '후보자 비방죄'와 성립여부에 대해 판례 등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

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 비방죄 성립여부는 북구선관위가 판단하겠지만, 서 의원 발언이 분명 적절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북구선관위 관계자는 "서 의원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데다, 구체적인 사실보다 '친북좌파'라는 가치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에 판례 등 자세한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빠르면 내일(5.31) 오전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대구의 다른 기초의원 선거구에서도 '색깔론'이 나돌고 있다.

대구시 동구 A선거구의 한 후보는 "서상기 의원처럼 노골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보수적인 정당과 후보들이 '천안함' 문제를 거론하면서 '좌파' 같은 말을 하고 다닌다는 얘기가 들린다"면서 "풀뿌리 동네일꾼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만큼이라도 이런 구태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대구시 북구 B선거구의 한 후보도 "한나라당 후보들이 위기를 느낀 때문인지, 며칠 전부터 '운동권'이란 말이 나와 매우 곤혹스럽고 조심스럽다"면서 "직접 나서서 해명하기도 그렇고, 오랫동안 동네에서 풀뿌리운동을 해 온 이미지가 자칫 엉뚱하게 왜곡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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