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그 어디에도 생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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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생명평화미사...최병성 목사 "바벨탑을 쌓는 재앙" 비판


제5차 대구생명평화미사(2010.6.22.대현성당) ...대현성당 한명석 주임신부가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제5차 대구생명평화미사(2010.6.22.대현성당) ...대현성당 한명석 주임신부가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다섯번째 '대구생명평화미사'가 6월 22일 저녁 대구시 북구 대현성당에서 200여명의 신자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대현성당 한명석 주임신부의 주례로, 천주교 대구대교구 김영호(사목국장).임종필(성소담당) 신부, 경산 용성성당 권혁시 주임신부, 영천자연학교장 정홍규 신부, 송창영(대구가톨릭대 교수) 신부를 포함한 9명의 사제가 공동 집전했다.

한명석 신부는 "강은 어머니의 품과 같다"며 "철없는 자식이 어머니 품을 파헤쳐 어머니를 욕되게 하고 있다"고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또, "문제의 핵심은 물질을 섬기고 돈을 섬기는 물신주의"라며 "모든 생명들이 함께 평화로이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권혁시 신부도 미사 강론에서 "하느님의 창조질서 안에서 강은 강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며 4대강 사업에 따른 훼손을 개탄했다. 특히, "한양도 안 가본 사람이 이긴다고, 4대강 사업 현장에 가보면 얼마나 비참한 지 알게 된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권 신부는 "현장에 가보면 강에 보를 만든다고 전쟁"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 앞서, <강은 살아있다> 책을 쓴 최병성 목사의 강연이 열렸다. 최 목사는 강원도 영월 서강 유역의 쓰레기 매립장 사건으로 환경운동가가 되었으며, 지금은 전국 곳곳을 다니며 4대강 사업 반대 활동을 펴고 있다. 최 목사는 "4대강 사업, 그 어디에도 생명은 없다"며 자신이 찾아다닌 현장 사진과 함께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설명했다.

최병성 목사
최병성 목사
최 목사는 4대강 현장에 설치중인 '보'에 대한 문제부터 지적했다. 정부는 '댐'이 아니라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홍수를 조절하는 목적의 '물막이 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 목사는 "국민의 눈을 속인다"고 비판했다.

"댐 높이는 10-15미터, 댐 길이는 50미터 이상, 저수용량은 100만톤이상, 이 3가지 중 하나만 해당되도 '대형댐'이라고 하는데, 함안보 13.2미터를 비롯해 4대강 사업의 보 평균 높이가 10미터나 되고, 함안보 저수량은 저수량은 1억2천톤이나 된다. 대형댐의 무려 10배가 넘는다. 이것은 작은 보가 아니라 대형댐을 강에 세우는 꼴이다. 더 이상 낙동강은 강이 아니다"


최 목사는 특히, 4대강 사업에 따른 '생명 파괴.위협'을 강조했다.
그는 "대책없이 강 바닥을 파헤치고 있는데, 비소 같은 중금속이 퍼져가고 있다"며 "이 정부가 국민의 건강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국민이 먹는 물에, 생명의 물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고 성토했다. 그는 "강을 파내는데는 운하가 숨어있다"고 '대운하' 의혹을 떨치지 않았다. 

또, "물고기와 철새들마저 살지 못해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을 깊이 파헤치는 바람에 '여울'(하천바닥의 작은 급경사로 물의 흐름이 빠른 부분)이 사라지고 철새들이 찾아오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는 "물고기가 살려면 여울이 있어야 한다"면서 "강을 파헤쳐 여울을 파괴하는 것은 생명을 파괴하는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또, 호수를 만든 뒤 백조가 찾지 않는 '강릉시'와 물고기가 죽어가는 '청계천'을 예로 들며 "강을 파헤쳐 준설하면 철새들이 찾아 올 수 없고, 철새들의 낙원이라는 구미 해평습지도 4대강 사업 이후에는 철새가 살 수 없다"면서 "4대강 살리기가 아니라, 철새와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된다"고 말했다.

사제와 신자 200여명이 참석해 최목사의 강연을 듣고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사제와 신자 200여명이 참석해 최목사의 강연을 듣고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최 목사는, 운하를 만든 뒤 다시 자연의 강으로 복원하고 있는 독일의 사례를 설명하며 "독일이 운하를 만들었다 홍수 피해와 지하수 고갈 문제로 10년 전부터 운하를 뜯어내고 있다"며 "독일이 8킬로미터 복원에 10년 걸렸는데, 낙동강 300여 킬로미터 복원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는 "바벨탑을 쌓는 재앙"이라고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정부가 4대강 사업의 목적으로 내세우는 '홍수 예방'홍수과 '일자리 창출' 주장과 '4대강 사업' 때문에 줄어드는 복지예산을 지적하며  "4대강 사업에는 진실이 없다. 국토를 훼손하고 생명을 파괴하는 단군 이래 최대 대란"이라고 강조했다.

미사가 봉헌된 대현성당에 내걸린 현수막 "4대강에 대한 삽질은 멈추어야 합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미사가 봉헌된 대현성당에 내걸린 현수막 "4대강에 대한 삽질은 멈추어야 합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한편, 이날 생명평화미사는 '가톨릭대구생명평화연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사람들'이 주관했으며, 6번째 생명평화미사는 6월 29일 천주교 대구대교구청에서 봉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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