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중인 경북대학교병원 노사가 상당부분 합의점을 찾은 반면, 동산의료원 노동자 해고 사태는 6개월째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경북대학교병원노조 이정현 지부장은 "지난 23일 교섭을 통해 '환자식당 외주화'와 '칠곡병원 개원에 따른 인력충원'에 대해 합의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 노사는 칠곡병원 개원 뒤 본원 환자 수가 감소하지 않을 경우 응급실과 외래진료 부분의 인력을 충원하기로 약속했으며, 본원의 야간근무 간호 인력을 5명 더 채용하기로 했다. 또 '칠곡병원 외주화' 문제는 개원 3년 뒤 병원이 환자식당을 직영하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그러나 '임금인상'과 '타임오프제'가 교섭의 쟁점으로 남아 있다.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제도)는 노조전임자가 급여를 받으며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로, 단협 '만료 3개월 전' 노조원 수를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노조전임자 1명 당 2천 시간까지 유급 근로면제가 인정되며 노조원 1천명 이하 사업장은 최대 6천 시간, 1천명 이상 사업장은 1만 시간의 근로가 면제된다.
"전임자 5명, 1만시간" vs "4명, 8천 시간"...."임금인상" vs "불가"
경북대병원 노조는 최근 조합원 수가 1천명을 넘었다며 '전임자 5명'와 '근로면제 1만 시간'을 요구한 반면, 병원측은 단협 만료 3개월 전 노조원 수가 890명이었다며 '전임자 3명'와 '근로면제 6천 시간'을 기준으로 최대 '전임자 4명'과 '근로면제 8천 시간'을 내세우고 있다.
경북대병원 총무팀 근로복지파트 유화수씨는 "노조측이 전임자 수를 문제 삼아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병원측은 법대로 타임오프제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임금인상'의 경우, 노조는 지난 2년간 동결된 점을 내세우며 4.6% 인상안을 요구하고 있으나 병원측은 "올해 공무원임금이 동결됐기 때문에 인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화 끊긴 '동산의료원'...전문인 116명 "외주 철회, 해고자 복직"
경북대병원과 달리 '동산의료원 노동자 해고 사태'는 지난 9일 최종 실무교섭이 결렬된 이후 보름째 노사간 대화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시민대책위가 동산의료원 앞 노상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8일째 릴레이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의사와 약사, 변호사와 노무사, 교수를 비롯한 116명은 환자식당 외주 철회와 해고 노동자 복직을 촉구하는 내용의 '전문인 선언'을 24일 발표했다. 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에는 이들 가운데 1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치료의 일부분인 환자식조차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문제"라며 "환자식당은 직접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또 "외주화 때문에 해고된 노동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식 외주화..."질 저하" vs "더 좋아진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강종문 대외사업국장은 "환자식은 의료공공성의 연장"이라며 "외주화 때문에 환자식 질이 저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병원은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삼는 의료의 순수한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수노조 이종춘 대구경북지부장은 "해고를 당해 본 입장에서 동산의료원 노조원들의 힘든 점을 이해한다"며 "지금에서야 이 자리에 나온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병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동산의료원은 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산의료원 홍보팀 이영준 팀장은 "외주화로 인해 환자식 질이 저하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외주업체소속 영양사와 병원소속 영양사가 두 번에 걸쳐 식단을 확인하기 때문에 식사의 질이 더 좋아 진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3년 전 외주화 한 것을 이제 와서 직고용하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외주 계약 전 단계인 경북대병원과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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