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해고...두 대학병원 갈등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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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일부 합의..'임금.전임자' 쟁점 / 동산병원, 단식.전문인선언...대화도 끊겨


파업 중인 경북대학교병원 노사가 상당부분 합의점을 찾은 반면, 동산의료원 노동자 해고 사태는 6개월째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경북대학교병원노조 이정현 지부장은 "지난 23일 교섭을 통해 '환자식당 외주화'와 '칠곡병원 개원에 따른 인력충원'에 대해 합의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 노사는 칠곡병원 개원 뒤 본원 환자 수가 감소하지 않을 경우 응급실과 외래진료 부분의 인력을 충원하기로 약속했으며, 본원의 야간근무 간호 인력을 5명 더 채용하기로 했다. 또 '칠곡병원 외주화' 문제는 개원 3년 뒤 병원이 환자식당을 직영하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그러나 '임금인상'과 '타임오프제'가 교섭의 쟁점으로 남아 있다.

11월 18일 파업에 들어간 경북대병원 노조원들이 병원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11월 18일 파업에 들어간 경북대병원 노조원들이 병원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제도)는 노조전임자가 급여를 받으며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로, 단협 '만료 3개월 전' 노조원 수를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노조전임자 1명 당 2천 시간까지 유급 근로면제가 인정되며 노조원 1천명 이하 사업장은 최대 6천 시간, 1천명 이상 사업장은 1만 시간의 근로가 면제된다.

  "전임자 5명, 1만시간" vs "4명, 8천 시간"...."임금인상" vs "불가"

경북대병원 노조는 최근 조합원 수가 1천명을 넘었다며 '전임자 5명'와 '근로면제 1만 시간'을 요구한 반면, 병원측은 단협 만료 3개월 전 노조원 수가 890명이었다며 '전임자 3명'와 '근로면제 6천 시간'을 기준으로 최대 '전임자 4명'과 '근로면제 8천 시간'을 내세우고 있다. 

경북대병원 총무팀 근로복지파트 유화수씨는 "노조측이 전임자 수를 문제 삼아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병원측은 법대로 타임오프제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임금인상'의 경우, 노조는 지난 2년간 동결된 점을 내세우며 4.6% 인상안을 요구하고 있으나 병원측은 "올해 공무원임금이 동결됐기 때문에 인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화 끊긴 '동산의료원'...전문인 116명 "외주 철회, 해고자 복직"

동산병원 환자식당 외주 철회와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전문인 기자회견(2010.11.24 동산병원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동산병원 환자식당 외주 철회와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전문인 기자회견(2010.11.24 동산병원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경북대병원과 달리 '동산의료원 노동자 해고 사태'는 지난 9일 최종 실무교섭이 결렬된 이후 보름째 노사간 대화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시민대책위가 동산의료원 앞 노상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8일째 릴레이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의사와 약사, 변호사와 노무사, 교수를 비롯한 116명은 환자식당 외주 철회와 해고 노동자 복직을 촉구하는 내용의 '전문인 선언'을 24일 발표했다. 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에는 이들 가운데 1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치료의 일부분인 환자식조차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문제"라며 "환자식당은 직접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또 "외주화 때문에 해고된 노동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식 외주화..."질 저하" vs "더 좋아진다"

(왼쪽부터) 대경인의협 강종문 대외사업국장, 전국교수노조 이종춘(경북과학대) 대구경북지부장, 권태용 노무사,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권정택 교육위원장(대구대)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왼쪽부터) 대경인의협 강종문 대외사업국장, 전국교수노조 이종춘(경북과학대) 대구경북지부장, 권태용 노무사,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권정택 교육위원장(대구대)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강종문 대외사업국장은 "환자식은 의료공공성의 연장"이라며 "외주화 때문에 환자식 질이 저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병원은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삼는 의료의 순수한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수노조 이종춘 대구경북지부장은 "해고를 당해 본 입장에서 동산의료원 노조원들의 힘든 점을 이해한다"며 "지금에서야 이 자리에 나온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병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동산의료원은 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산의료원 홍보팀 이영준 팀장은 "외주화로 인해 환자식 질이 저하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외주업체소속 영양사와 병원소속 영양사가 두 번에 걸쳐 식단을 확인하기 때문에 식사의 질이 더 좋아 진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3년 전 외주화 한 것을 이제 와서 직고용하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외주 계약 전 단계인 경북대병원과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외주 철회와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의사 약사 교수 변호사 노무사 전문인 선언자 명단

의사 / 강종문 김건우 김건우2 김동은 김병준 김선희 김성아 김신애 김진국
          노태맹 박일성 박정하 송광익 신경목 유택규 이상원 이정화 이종우 한동로
치과의사 / 김명섭 김세일 김효정 박준철 박현탁 송필경 정재봉 정진구 최봉주 홍석준
약사 / 김기숙 김은주 김태희 민수정 박미란 박소연 서정필 양현주 이승은 전경림
변호사 / 구인호 권영규 김준곤 김철 박경로 박성호 성상희 송해익 신성욱 이승익 정재형 최봉태
노무사 / 권태용 김세종 김용주 남명선 박계순 이경호 이민규 이인찬 이주운 정유진 조용식
교수 / 강영걸 권정택 김문봉 김용섭 김용원 김은영 김인숙 김인환 김재훈 김진상 김현지 나인호 남정임
          박규준 박신규 박원배 박주원 박태규 변해철 안현효 양재열 예병환 유병제 유소희 윤덕홍 윤병태
          윤정원 이득재 이승렬 이인철 이영진 이용진 이재성 이재하 이종춘 이태호 이한방 임석회 임시룡
          임순광 전형수 정병기 정수철 정현모 조덕연 조순제 조희금 최병두 최병진 하재철 허영은 홍승용


동산병원 앞 현수막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동산병원 앞 현수막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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