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발표에 대해 영남권 시.도지사는 "수용 불가"와 "밀양 신공항 계속 추진" 입장을 밝혔다. 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한 목소리로 이명박 정권을 성토했다.
시.도지사 "무용론 현실화...수용불가, 재평가"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박맹우 울산시장,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30일 오후 '신공항 입지 평가에 즈음한 입장'을 내고, "이번 결과는 그간 우려했던 '신공항 무용론'을 현실화한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영남권 4개 시.도는 앞으로 밀양 신공항 건설을 위해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입지평가결과는 1,320만 영남권 주민의 오랜 염원을 저버렸다"며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사태는 정부의 책임"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국토연구원의 용역과 금번 평가결과는 신뢰성이 없으므로 국제적인 전문기관의 보다 객관적인 재평가를 강력히 요청"하는 한편, "부지매입비 마련과 민자유치 등 신공항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 시.도민이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책임 통감, 대통령 응분의 책임져야" / 민주당 "대국민 사기극, 거짓 정권"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대구시당 국회의원 11명은 30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백지화 결정은 명백히 잘못된 결정"이라며 "대통령은 이 결정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응분의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과 정부를 설득하는데 실패하고 동남권 신공항을 지켜내지 못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백지화에 따른 국민의 질책과 심판을 겸허한 마음으로 각오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구.경북 시.도당도 30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정권은 대구경북 시도민을 철저하게 속였다"며 "시.도민을 우롱한 이명박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정부의 이번 발표는 애당초 지킬 약속도 없었던 거짓 공약으로 2천만 영남인의 간절한 염원과 자존심을 짓밟아버린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거짓말로 대구경북 시도민을 속이고 또 다시 꼼수를 부리는 거짓정권, 이명박 정부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또, "신공항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방기했던 대구경북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시도민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밀양 신공항은 대구경북의 미래와 생존,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사업"이라며 "총선과 대선 공약으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 "대통령 당선 쇼...한심할 뿐" / 진보신당 "수도권 중심 성장주의 완결판"
민주노동당 대구시당도 논평을 내고 "국가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계획되고 실천되어야 할 국책사업이 대통령 당선을 위한 쇼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신공항 건설의 찬반을 떠나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나라당 대구시당에 대해서도 "매일 뛰는 물가에 허리가 휘는 서민의 민생은 나 몰라라 하면서 신공항만이 황금열쇠인 것처럼 지역민을 호도하다가, 이제는 백지화에 따른 책임을 면하기 위해 출구전략에나 모색하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대구시당도 논평을 통해 "신공항 무산은 단지 하나의 공약 파기가 아니라, 한나라당 발 '수도권 중심 성장주의'의 완결판"이라며 "대구를 이토록 희망없는 도시로 만든 책임을 물어 한나라당 지방정부와 지역정치권을 퇴출명단에 올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들의 사전에는 '균형발전'이란 단어는 없다"며 "그들에게 동남권 신공항은 인천공항에 부담을 주는 존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창호 동남권신공항입지평가위원장은 30일 오후 "신공항 입지평가 결과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모두 공항 입지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면서 "두 후보지 모두 불리한 지형조건으로 인해 환경 훼손과 사업비가 과다하고 경제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황식 국무총리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입지평가 결과에 따라 새로운 공항의 건설은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다만 영남권의 항공수요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보완대책은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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