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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혈단신 기초의원, '시민보좌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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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KYC, 전국 첫 시도 "자원봉사, 의정 서포터"...기초의원들도 긍정적

 

대구지역 한 시민단체가 기초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돕는 시민보좌관 제도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 기초의원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대구KYC(한국청년연합)은 오는 4월 26일까지 기초의회 의정활동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시민보좌관'을 모집한다. 시민보좌관은 기존의 국회의원 보좌관과 달리 무급 자원봉사 형태로 운영되며, 기초의원의 의정파트너가 돼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전달하고 의정활동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또, 의원들과 다양한 논의를 거쳐 지역 발전에 필요한 정책과 대안을 함께 만들게 된다.

시민보좌관..."의정활동 서포터 역할을"

심사를 거쳐 선정된 시민보좌관들은 5월 4일부터 25일까지 매주 1~2회 '풀뿌리 지방자치 아카데미' 교육을 받은 뒤 희망하는 의원들과 협약을 맺고 6월부터 1년간 활동하게 된다.

김동렬 대표
김동렬 대표
'풀뿌리 지방자치 아카데미'의 초빙강사는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태일 교수 ▶에듀플랜 고상준 대표 ▶광주광역시 서구의회 이병완 의원 ▶정보공개센터 하승수 소장 ▶대구광역시 김원구 시의원 ▶경기도 과천시 서형원 시의원 ▶'안산시 좋은마을만들기지원센터' 이현선 사무국장 ▶대구광역시 남구의회 김현철 의장을 비롯해 모두 8명으로, 지방자치제도와 예산, 보좌관의 역할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시민보좌관 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대구KYC 김동렬 대표는 "기초의원들이 뭔가 잘해보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의정활동에 서포터 역할을 할 보좌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사실상 시민들이 의정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시민보좌관 제도를 통해 시민들이 의정활동에 제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혈혈단신 기초의원, 보좌관 꼭 필요...특정분야 전문성 높여야”

대구지역 기초의원들은 시민보좌관 제도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구시 구군의회의장협의회 도영환 회장(달서구의회 의장.한나라당)은 "사실 국회와 기초의회는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의정활동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혈혈단신으로 뛰고 있는 의원들에게 보좌관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구군의장협의회에서 시민보좌관 제도를 논의했었다"며 "바람직한 제도이기 때문에 시범삼아 해 볼만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동구의회 황순규 의원(민주노동당)은 "잘해보고자 하는 의원들은 많은 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기초의원들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보좌 역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용에 대해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다"며 "역할을 생각했을 때, 단기적 과제보다는 특정분야에 대한 장기적 아이템을 마련하는데 시민보좌관이 참여하는 방향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대구시 구군의회의장협의회 도영환 회장 (달서구의회 의장.한나라당), 동구의회 황순규(민주노동당) 의원, 북구의회 이동욱(한나라당) 의원 / 사진. 각 구군의회 홈페이지
(왼쪽부터) 대구시 구군의회의장협의회 도영환 회장 (달서구의회 의장.한나라당), 동구의회 황순규(민주노동당) 의원, 북구의회 이동욱(한나라당) 의원 / 사진. 각 구군의회 홈페이지

북구의회 이동욱 의원(한나라당)은 "의원들이 모르는 주민들의 다양한 제안과 정책을 대신 수렴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며 "지역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현실적으로 예산을 지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차비와 식비 정도는 지급해야 한다"며 "의회차원에서 시민보좌관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렬 대표에게 '시민보좌관'에 대해 들어봤다.

- 시민보좌관들의 역할은?
= 기초의원들의 파트너가 돼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반영해 지역을 변화시키는 역할이다. 의정활동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정책과 대안 개발을 돕는 것이다. 기초의원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 시민보좌관 제도의 목적과 기대효과는?
= 지방자치제 시행 20주년을 맞았다. 수년 전부터 기초의회 폐지론이 제기되 온 가운데 지난 6.2지방선거가 기초의회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기초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시민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기초의회가 바뀌면 전체가 바뀔 수 있다. 또, 풀뿌리민주주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의정활동을 미리 경험하고 역량을 키울 수도 있다. 의회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는 것이다.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기록으로 남겨 추후 활용할 수도 있다.

- 자원봉사 형식의 무급 보좌관으로 운영하는 이유?
= 현행 지방자치법에는 기초의원이 유급보좌관을 둘 수 있는 규정이 없다. 또, 일반적인 보좌관은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기초자치단체 공무원 정수를 늘려야 하고, 자치단체장이 승인해야 한다. 구 예산이 아닌 기초의원 개인이 지급하는 유급보좌관으로 시행 할 수는 있지만, 자칫 취지와는 다르게 돈 만 보고 지원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무급 자원봉사 형태로 시행하는 것이다. 대신, 활동하는데 드는 교통비와 식비 정도는 의원들이 지원하는 방향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또, 명함과 수료증, 연말 소득공제 영수증을 발급하고, 보좌관 활동에 필요한 정보들과 KYC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 시민보좌관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고 관심을 보이는 의원들이 많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틀은 잡지 않았다. 보좌관과 의원들이 선정되면 교육을 진행하면서 따로 진행방향을 정해나갈 계획이다. 보좌관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의원들이 생각하는 방향이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서로의 의견을 수렴해 방향과 틀을 정할 생각이다. 

시민보좌관 1기 모집 포스터 / 자료제공. 대구KYC
시민보좌관 1기 모집 포스터 / 자료제공. 대구KYC

심사를 거쳐 선정된 시민보좌관들을 대상으로 5월 4일부터 25일까지 대구 남구보건소 4층에서 매주 1~2차례 '풀뿌리 지방자치 아카데미' 교육을 진행한다 / 자료제공. 대구KYC
심사를 거쳐 선정된 시민보좌관들을 대상으로 5월 4일부터 25일까지 대구 남구보건소 4층에서 매주 1~2차례 '풀뿌리 지방자치 아카데미' 교육을 진행한다 / 자료제공. 대구K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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