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前 주한미군 "캠프 캐롤에 고엽제 5만2천 리터 묻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78년에 베트남전 사용 고엽제 55갤런 드럼통 250통 묻어


경북 칠곡에 위치한 캠프 캐롤에 근무한 전직 주한미군이 5만 2천 리터 분량의 고엽제 독성물질을 묻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 파장이 예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있는 지역방송 KPHO-TV(CBS 계열)는 지난 16일 방송에서 경북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롤에 근무한 주한미군 3명의 증언을 방송,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방송에서 캠프 캐롤 중장비 기사로 복무한 스티브 하우스 씨는 "1978년 어느 날 도시 한 블록 규모의 땅을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냥 처리할 게 있다면서 도랑을 파라고 했다"며 "그러나 파묻은 것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밝은 노란색이거나 밝은 오랜지색 글씨가 쓰인 55갤런(약 209리터)짜리 드럼통"이라며 "일부 드럼통에는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적혀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는 '에이전트 오렌지'로 미군이 베트남전쟁에서 사용했던 고엽제를 지칭한다.

또한 같이 복무한 로버트 트라비스 씨는 당시 창고에 250개의 드럼통이 있었으며 이 드럼통을 일일이 손으로 밀고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1978년 당시 캠프캐롤 땅에 묻힌 것은 베트남 전 사용 고엽제로 총 52,250 리터에 달하는 양이다.

현재 웨스트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트라비스 씨는 당시 실수로 드럼통에서 새어나온 물질에 노출된 후 온 몸에 붉은 발진이 생기는 등 건강상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KPHO-TV는 애리조나주립대 피터 폭수 교수의 말을 인용, "오염된 지하수를 관개에 이용했다면 오염물질이 음식재료까지 들어갈 수 있다"며 매장된 화학물질로 인한 지하수 오염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당시 묻힌 '에이전트 오렌지'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유해하며 개천을 따라 방류됐을 경우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고엽제 매장 증언으로 파장이 일 것을 보인다.

정인철 녹색연합 평화행동국장은 <통일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안은 미군기지의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과 비슷한 것"이라며 "고엽제가 가진 위험성이나 (매장된 채) 방치된 상황에 대해서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야 하지만 전 주한미군이 행위를 했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미군이 지고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캠프 캐롤은 미 육군 지원대 산하 제 403지원여단 소속이며 2009년 9월 기준 1,499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이번 사안 외에도 캠프캐롤은 지난 2000년 한국내 미 군무원 소속 미연방공무원 노조가 석면 오염이 심각하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2003년과 2004년 기름을 유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통일뉴스] 2011년 05월 19일 13:46 조정훈 기자 (통일뉴스 = 평화뉴스 제휴)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