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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또 단수..."강 준설과 부실공사에 따른 인재"
박창근 "횡단관로 설계 잘못...매설지점이 핵심" / 한국수자원공사 "추후 해명"
2011년 07월 01일 (금) 20:08:49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pnnews@pn.or.kr

 

지난 6월30일 새벽 낙동강 바닥에 매설된 송수관 누수로 구미지역에 또 다시 단수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4대강 사업 준설에 따라 새로 매설된 횡단관로의 '부실설계' 또는 '부실시공'이 사고의 원인 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 지난 6월 30일 새벽 낙동강 횡단관로 유실 사고가 발생한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 옆 낙동강변. 중장비들이 횡단관로 복구작업을 위해 사고지점 주변에 임시 가물막이를 건설하고 있다 (2011.07.01)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7월1일 오후 사고지점 인근인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 옆 낙동강 둔치에서 "이번 단수사고는 홍수로 빨라진 유속과 수압을 견디지 못한 낙동강 횡단관로가 50m가량 유실돼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횡단관로 설계 당시 세굴심도를 정확히 계산하지 않아 일어난 사태"라고 주장했다.

"횡단관로 부실 설계 또는 시공, 매설지점이 핵심"

'세굴심도'는 흐르는 물에 의해 강바닥 토사가 씻겨 내려가는 깊이를 말하며 보통 하천에 횡단관로를 매설할 경우 이것을 예측해 설계에 반영한다. 또,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세굴심도'보다 더 깊게 매설하며, 낙동강과 같은 대형하천의 경우 통상적으로 2m 안팎의 깊이에 관로를 묻게 된다.

박창근 교수는 "세굴심도는 유속과 하상재료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규모 준설로 낙동강의 평형상태가 완전히 뒤틀렸기 때문에 정확한 세굴심도 예측을 위해서는 정밀한 설계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번 사태는 세굴깊이를 제대로 계산하지 않은 부실 설계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 관동대 박창근 교수(가운데)가 '횡단관로 도면'과 '설계도'를 들고 사고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2011.07.01)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특히 "세굴심도를 정확히 고려해 설계했다면 적어도 3m 이상의 세굴이 발생했다는 말인데, 이번 장맛비는 통상적인 수준이었고 강바닥을 7m가량 파낸 상황에서 추가로 3m가량 더 파여 나갔다는 것은 공학적으로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횡단관로의 설계가 제대로 됐다면 부실시공에 의한 사고로 분석된다"며 "추후 사고원인을 분석할 때 정확한 매설 지점을 확인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증거인멸' 우려, '증거보전 가처분신청' 내야"

박창근 교수는 또 "이번 횡단관로 유실사태의 해결방안으로 횡단관로 전체를 없애고 다시 매립하는 방법과 유실된 부분만 복구하는 방법이 있다"며 "이 가운데 수자원공사가 증거 인멸을 위해 전체를 없애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법원에 '증거보전 가처분신청'을 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박창근 교수의 주장과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 언론홍보팀 이범우 차장은 "추후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덤프트럭이 사고지점 인근 임시가물막이 설치를 위해 모래와 자갈을 쏟아붇고 있다 (2011.07.01)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지난 6월 30일 새벽 3시 40분쯤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이 관리하는 낙동강 횡단관로에서 누수가 발생해 해평정수장에서 배수지로 공급되는 생활용수와 공업용수가 중단됐다. 이번 사태로 구미시 양포동, 산동면, 해평면, 장천면 일대 4만8천여명의 주민들이 단수피해를 입었으며, 사고가 난 뒤 수자원공사에서 급수차로 배수지에 물을 공급해 장천면과 산동면 일대 고지대 500여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에 수돗물이 임시로 공급되고 있다. 또,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은 정확한 사고원인과 횡단관로 복구를 위해 사고지점에 중장비를 투입한 뒤 임시가물막이를 건설하고 있다.

앞서 5월 8일에는 구미시 해평면 광영취수장 가물막이가 붕괴돼 구미지역과 칠곡, 김천 일부지역에 5일간 단수사태가 발생했으며, 구미풀뿌리희망연대는 지난 6월 23일 구미와 칠곡지역 단수피해 시민소송단 17,649명을 모집해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 시민단체 회원들이 횡단관로 유실사고 장소 옆 낙동강 둔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대강 속도전과 과도한 준설에 따른 인재"라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11.07.01)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이에 따라 <대한하천학회>와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4대강사업저지대구경북연석회의>를 비롯한 3개 시민사회단체회원 10여명은 7월 1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 옆 낙동강 둔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구미지역 단수사태는 지난 5월 단수사태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준설로 일어난 사고로 판단된다"며 "이번 횡단관로 유실사고의 근본원인은 4대강 사업 속도전에 있으며, 정부가 강바닥 준설 피해를 막고자 새롭게 만든 관로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4대강 사업에 의한 재앙을 멈추는 길은 공사를 중단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4대강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국민과 국토의 안전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것"을 촉구했다. 또 "연거푸 발생한 구미지역 단수사태의 책임을 현 정권과 수자원공사가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며 "정권과 관련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불감증, 부실시공에 따른 인재" / "4대강 사업 즉각 중단, 상수도 복구" 촉구

구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는 지난 6월 30일 성명을 내고 "2차 단수사태는 명백한 수자원공사의 안전불감증 부실시공에 따른 인재"라며 "수자원공사 측에서 4대강 준설로 인한 유실사고에 대비해 재매설한 송수관에서 사고가 생긴 것은 잘못된 국가정책도 모자라 부실시공까지 야기한 무책임한 국가사업의 결정판"이라고 비난했다.

구미YMCA도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60여만명의 시민과 4개의 국가공단에 물을 공급하는 광역 상수도에서 2달 사이에 2번이나 예측 불가능한 단수사태가 발생한 것은 취수원의 사고를 넘어 근본적인 원인인 4대강 공사에 대한 점검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수도 복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왼쪽부터) 구미풀뿌리희망연대 이봉대 공동대표, 낙동강공동체 배문용 대표,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김종남 집행위원장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구미풀뿌리희망연대 이봉도 공동대표는 "지난 5월 단수사태에 대한 구미시민의 분노가 시민소송단 원고인 수로 나타났다"며 "그런데 이번에 또 단수사고가 일어나 구미시민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공동체 배문용 대표는 "4대강 사업이 좋은 것으로 생각하던 구미시민들이 최근 잇따라 터진 사고를 보며 더 이상 좋은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강을 원상복구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김종남 집행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지난 5월 8일 1차 단수 이후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신청을 내고 4대강 공사에 따른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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