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이 열 다섯 분이나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한진중공업에서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남정수 지원팀장(평택 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대구 2.28기념공원에서 이같이 말하며 1,000리길 도보행진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한진중공업 근로자 정리해고 철회와 '2차 희망버스' 모집 홍보를 위해 1,000리길 여정에 나선 '희망의 폭풍질주, 소금꽃 찾아 천리길' 도보 행진단이 6일 오후 대구에 도착했다.
이들이 말하는 '소금꽃'은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 위에서 183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자신의 책 '소금꽃나무'에서 묘사한 '노동자 등 뒤에 번진 땀 얼룩 자국'을 일컫는 말이다.
쌍용자동차와 발레오공조, 철도노조 해고자를 비롯한 20여명으로 구성된 도보행진단은 지난 7월 1일 쌍용차 평택공장을 출발했으며, 천안과 대전, 대구, 밀양을 거쳐 오는 9일 저녁 부산역에 도착한 뒤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합류해 10일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날 2.28기념공원에서 열린 '최저임금 문화제'에 참석한 도보행진단 참가자들은 하루 40~45km씩 걷는 강행군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있었고, 물집이 터져 발을 붕대로 감싼 이들도 있었다.
또 "2차 희망버스 목표 185대 가운데 전국 40개 지역에서 이미 100대가 넘게 모집됐다는 소식을 조금 전에 들었다"며 "대구시민들도 2차 희망버스에 함께해 오는 9일 저녁 부산역 앞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의 버스 기획단'은 지난 6월 24일 '1차 희망버스(2011.06.11)'에 이어 김진숙 지도위원의 고공농성 185일에 맞춰 '2차 희망버스' 185대, 참가자 1만여명을 모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에서도 오는 9일 오후 대구시민회관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2차 희망버스'가 출발한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지난 2010년 12월 15일 사측이 생산직 사원 400명 희망퇴직 계획서를 노조에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노조는 이에 맞서 12월 20일부터 정리해고 반대 총파업에 들어갔고 같은 달 28일 노조원 1,800여명이 4일 동안 정리해고 반대 철야농성을 벌였다. 그 뒤 2011년 1월 6일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에 들어갔고, 하루 뒤 부산지방법원은 김진숙씨에게 퇴거 결정을 내렸다.
지난 5월 9일 사측은 부산지법에 노조원 퇴거,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6월 12일 영도조선소를 방문한 '1차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사측이 고용한 용역직원들이 충돌해 24명이 부상당했다. 그 뒤 경찰은 희망버스 충돌사태와 관련해 배우 김여진씨를 비롯한 25명의 출석을 요구했고, 6월 27일 노조는 총파업 철회와 업무복귀를 선언했다.
한편, 대구지역에서는 120여명이 '2차 희망버스' 참가를 신청했으며, 오는 9일 오후 3시 30분 대구시민회관 앞에서 집결한 뒤 부산역 광장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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