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워커 반환 갈등, '3차 순환도로'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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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여러 방안 중 하나" / 주민들 "계획대로 돌려받아야" 진정

 

대구 남구 캠프워커 미군기지 A-3비행장 서편활주로 반환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구시가 '3차 순환도로' 우회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캠프워커 미군기지 A-3비행장 동편활주로(47,217㎡)와 서편활주로(23,140㎡)는 대구시의 '3차 순환도로' 건설계획에 포함된 땅으로, 이 가운데 동편활주로의 경우 H-805헬기장(29,302㎡)과 함께 지난 1995년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협상과제로 채택된 뒤 2002년 3월 LPP(연합토지관리계획)에 포함돼 2009년 10월 반환이 승인됐다.

그러나 서편활주로의 경우 지난 2007년 5월 SOFA 협상과제로 채택된 뒤 지금까지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대구시와 부지 반환을 협상하고 있는 미군측이 서편활주로와 같은 면적의 대체부지와 시설물 이전에 필요한 비용을 함께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미군측과 반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캠프워커 미군기지 A-3비행장 서편활주로 일부 (2010.07.20)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대구시가 미군측과 반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캠프워커 미군기지 A-3비행장 서편활주로 일부 (2010.07.20)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현재 서편활주로에는 대형할인매장 커미셔리와 3층 숙소 1동, 저유소를 비롯한 각종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 같은 시설물의 이전과 대체부지 마련에 대구시는 대략 5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서편활주로 반환 협상에 난항을 겪자 대구시는 '3차 순환도로'를 우회해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동편활주로를 반환받은 뒤 '3차 순환도로'를 일부 건설해 영대네거리 방면 중앙대로와 연결하고, 서편활주로 인근 주택지를 매입해 'ㄱ'자 형태로 '남부경찰서' 인근까지 나머지 구간을 개통하는 방안이다.

대구시 도시주택국 류용하 군사시설이전담당은 "현재 미군측이 대체부지와 막대한 시설물 이전비용까지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우회도로 건설은 만일 서편활주로를 반환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검토하고 있는 여러 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대구시의 '3차 순환도로' 우회 건설 검토에 차태봉(71.대명5동) 미군헬기소음피해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캠프워커 인근 대명5동 주민들은 "수십 년 전 확정한 '3차 순환도로' 건설 계획을 반환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제 와서 변경을 검토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지난 8월 3일 '대명5동 주민일동(주민대표 차태봉)' 명의로 대구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웃집 옥상에서 캠프워커 미군부대 A-3비행장과 H-805헬기장을 설명하고 있는 차태봉(71) 위원장(2010.07.20)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이웃집 옥상에서 캠프워커 미군부대 A-3비행장과 H-805헬기장을 설명하고 있는 차태봉(71) 위원장(2010.07.20)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차태봉 위원장은 "반환 협상이 결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우회도로 건설을 검토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은 일"이라며 "오히려 미군들은 '서편활주로'를 반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도 있어 협상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형적 도로건설로 인해 '3차 순환도로'가 교통 흐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중동교부터 남부경찰서 앞까지 일직선 형태로 건설될 기존 '3차 순환도로' 계획과 달리 서편활주로 옆 주택지를 매입해 우회 건설되면 동편활주로 끝 부분에서 'ㄱ'자로 도로가 꺾이는데다 신호체계도 복잡해져 이 일대 교통량 분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차태봉 위원장은 "주민들이 전문가에게 부탁해 대구시의 '3차 순환도로' 우회건설 검토 계획대로 교통흐름 분석을 해 본 결과 교통량 분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구시는 당초 계획대로 반드시 서편활주로를 반환받아 '3차 순환도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류용하 군사시설이전담당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미군측의 양보를 이끌어내 당초 계획대로 '3차 순환도로'를 반환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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