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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권리)헌장, 실효성 있는 조례로"
<학생인권 시민공청회> / "헌장은 형식적 선언에 불과...의무조항 많아 권리 침해할 수도"
2011년 08월 19일 (금) 15:16:41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pnnews@pn.or.kr

 

대구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대구교육(권리)헌장'에 대해 대구지역 청소년과 교사,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헌장' 보다 법적 실효성을 가진 '조례'로 제정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대구시교육청이 지난 6월 27일 공청회를 가진 뒤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학생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항과 모순되는 '의무' 조항이 포함돼 오히려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대구시교육청이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교육(권리)헌장'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학생인권 시민공청회'가 대구여고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시민을 비롯한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가량 진행됐다 (2011.08.18)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대구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대구교육(권리)헌장'에 대한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학생인권 시민공청회'가 8월 18일 저녁 대구여고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참교육학부모회 대구지부>, <(사)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 <(사)청소년교육문화센터 우리세상>,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대구지역모임>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공청회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시민을 비롯한 70여명이 참석해 3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 공청회는 <인권교육센터 '들'> 배경내 상임활동가가 '학생인권, 열망에서 법적 현실로 : 학생인권 보호 입법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으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유펜디 활동가와 달성고등학교 정민석 교사, <배움을 꿈꾸는 공간 '샘밑'> 서경희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또, 대구시교육청의 '대구교육(권리)헌장 TF(테스크포스)팀'에 참여하고 있는 <전교조 대구지부> 임성무 참교육실장이 토론에 앞서 '대구교육(권리)헌장' 추진 과정을 보고했다.

"법적 실효성 떨어지는 '헌장' 대신 '조례' 제정을", "모순적인 '의무' 조항 삭제해야" 

대구시교육청은 우동기 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대구교육(권리)헌장' 제정을 위해 지난해 12월 현직 교사와 청소년단체, 학부모단체, 교원단체 대표 12명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했으며, 실무 협의를 통해 지난 5월 '대구교육(권리)헌장' 초안을 내놓았다. 그 뒤 지난 6월 27일 한 차례 공청회를 가진 뒤 7월 28일 수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공청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은 '대구교육(권리)헌장'이 지난 3월부터 경기도교육청에서 시행한 '학생인권조례'에 비해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법적 실효성을 지닌 조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의 '권리' 조항과 함께 삽입된 '의무' 조항에 모순적인 부분이 많다며 헌장에서 '의무' 조항을 삭제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3월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했으며, 서울시의 경우도 주민발의로 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또,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 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전라북도, 강원도를 비롯한 4개 광역자치단체 교육청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 (왼쪽부터) <인권교육센터 '들'> 배경내 상임활동가, 전교조 대구지부 임성무 참교육실장,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유펜디 활동가, 달성고등학교 정민석 교사, <배움을 꿈꾸는 공간 '샘밑'> 서경희 대표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발제를 맡은 <인권교육센터 '들'> 배경내 상임활동가는 "현재 대구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헌장'이라는 형식은 단지 형식적인 선언에 불과해 구체적인 법규범으로써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상위법에 위반되지 않는 한 권리를 더 두텁게 보장할 수 있는 '조례'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앞에서는 학생의 권리를, 바로 뒤이어서는 권리를 폐기할 만한 의무조항을 곳곳에 삽입해 실효성이 떨어지고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일반적인 교육적 기대와 모호한 도덕적 의무, 부당한 도덕적 의무까지 죄다 헌장에 집어넣는 바람에 권리를 질식시킬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대구지부> 임성무 참교육실장은 "대구교육(권리)헌장 가운데 핵심 사안인 '두발 자유화'의 경우 제3조 1항에 '학생은 복장, 두발 등 용모에 있어서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는 반면, 제10항 3조에는 '학생은 제.개정한 학교규칙 등 학교규정을 준수하여야 한다'는 식으로 규정하고 있어 결국 학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이대로 헌장이 제정된다면 결과적으로 대구지역 모든 학교에 싸움을 붙이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학생인권 인식 부족한 교육청 TF팀", "제대로 된 학생인권 관점 필요"

학생인권에 대한 인식부터 먼저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임성무 실장은 "TF팀 첫 논의 때 '자치활동에 성적을 이유로 구성원 자격을 제한받지 않는다'는 조항과 '임신한 여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조항을 놓고 일부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공부 못하는 학생이 학생회장을 어떻게 하느냐', '학생들이 다 임신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이야기를 했었다"며 "그 말을 듣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대구시교육청의 교육(권리)헌장 TF팀의 수준"이라며 "기본적인 학생인권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유펜디 활동가는 '학생은 존업하고 가치 있는 인격체로 인정받아야 한다. 모든 학생은 인간으로서, 세계 시민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가지며, 이에 상응하는 성실한 의무를 지난다'라고 명시하고 있는 '대구교육(권리)헌장' 총칙에 대해 "인권이란 인간으로서 반드시 누려야할 최소한의 권리를 의미하는데, 어째서 이에 상응하는 성실한 의무가 있을 수 있느냐"며 "인권은 어떤 의무를 다해야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청에서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및 보호자를 비롯한 교육 주체들의 교육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헌장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내용이나 전반에 깔려있는 생각과 관점은 학생을 동등한 주체로 보고있지 않다"며 "학생의 눈으로 학교를 바라보는 제대로 된 '학생인권'에 대한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공청회에 참석한 월배중학교 서수녀 교사가 '대구권리(교육)헌장'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2011.08.18)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달성고등학교 정민석 교사는 "고3 수험생인 자녀의 등교시간이 아침 7시20분"이라며 "이른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14시간씩 학생들을 딱딱한 의자에 앉혀놓는 것 자체가 비인격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다수 교사들이 교장실과 교무실, 행정실을 학생들이 청소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뜯어고칠 때 교육현장에서 학생인권이 바로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학교 청소년 권리도 보장해야"

탈학교 청소년들의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배움을 꿈꾸는 공간 '샘밑'> 서경희 대표는 "오늘 열린 '학생인권 시민공청회'의 명칭부터 학교를 다니지 않는 탈학교 청소년들을 차별하고 있다"며 "대구교육(권리)헌장도 학생들 뿐만 아니라 탈학교 청소년들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서경희 대표는 또 "청소년인권 조례를 만든다고 떠들어 놓고서는 막상 제목에 '교육 권리'라는 이름을 붙였다"며 "청소년의 인권을 따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행하는 모든 행위가 청소년을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있느냐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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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재
(175.XXX.XXX.84)
2012-08-28 21:48:03
9월 1일 부터 대구시 내에 있는 모든 학교에 적용 되는건가요?
대구고등학교에 재학중인 1학년 학생입니다.
8월 말인데도 불구하고 대구교육권리헌장에 대해서 알고있는 학생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학교측에서도 전혀 언급을 하지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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