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 사활이 걸린 문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노조 파업> 대구경북 70여명 상경 투쟁..."통폐합 반대, 미디어렙법 제정"


전국언론노조의 총파업 방침에 따라 대구경북 방송사 노조도 70여명이 휴가를 내고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공영방송 복원"과 "지역방송 통폐합 반대", "미디어렙법 제정"을 주장하며 23일과 25일 파업에 참여한다. 25일 이후 일정은 '미디어렙법'을 다루는 국회 문화관광위 상황에 따라 조절될 예정이다.

대구MBC 노조는 권창모 위원장을 비롯한 13명이 연월차 휴가를 내고 8월 23일 오전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23일 오후 2시에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언론노조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대구MBC 노조는 정직원 130여명 가운데 93명이 가입해있으며, 지난 18일까지 실시한 총파업 찬반 투표에서 91% 투표율에 75% 찬성률을 보였다. 

안동MBC 노조도 조합원 46명(정직원 56명) 가운데 18명이 23일 오전 서울로 떠났다. 강병규 노조위원장은 "지역MBC 통폐합 반대와 미디어렙법 제정, 이 두 가지가 파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안동MBC는 지난 총파업 찬반 투표에서 100% 투표율에 80.4%의 찬성률을 보였다. 포항MBC 노조(위원장 김기영)도 10명 내외의 조합원이 휴가를 내고 상경 투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TBC 대구방송은 서울 출정식에 조합원 93명(정직원 136명) 가운데 30명가량 참석할 예정이다. 석성진 노조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지역방송의 생존권과 연관된 사안"이라며 "방송을 중단하고라도 파업에 동참하고 싶을 정도라는 조합원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미디어렙법'에 대해서는 "지역방송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미디어렙에 포함되지 않으면 언론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심각한 위기 의식에 회사와 조합원들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TBC 노조는 지난 총파업 투표에서 85% 투표율에 91%의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이들 지역방송사 노조는 23일 서울에서 열리는 총파업 출정식에 이어, 25일에도 연월차 휴가를 통해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연월차 휴가 방식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방송 프로그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이들 노조는 밝혔다. 다만, 대구MBC와 TBC 노조는 24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문에 25일 파업의 참여 규모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방송사 노조와 함께 총파업 투표에 참여했던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미디어렙>은 'Media Representative'의 줄임말로, 방송광고를 방송사 대신 방송국에 판매하는 회사를 뜻한다. 이 회사는 방송사의 위탁을 받아 광고주에게 광고를 판매해주고 판매대행 수수료를 받는다. 이 같은 미디어렙은 방송사가 광고를 얻기 위해 광고주에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자본가인 광고주가 광고를 빌미로 방송사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일부 막아주는 장점이 있다. 현재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지상파 방송광고의 판매대행을 독점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방식이 방송에 정치권의 입김을 강화한다거나 광고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2008년 11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 대행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과 함께 2009년까지 이를 해소하도록 했다. 그러나, 3년째 관련 제도가 정비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보완 입법이 되지 않으면 방송광고도 신문광고처럼 무제한 직접 영업이 가능해져 광고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민주당은 올 연말에 개국할 예정인 종합편성채널(종편)도 미디어렙 체제 아래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나라당과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의 조기 정착을 위해 미디어렙 체제 편입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8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8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는다. 언론노조 70여개 지부는 지난 18일까지 총파업 투표를 벌인 결과, 투표율 75.4%에 84.9%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가결했다. 언론노조측은 "70여개 지부 가운데 50여곳에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전국언론노조는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정방송을 복원하고 조중동 방송의 광고 직거래와 특혜를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 투쟁"을 선언했다. 특히 "미디어렙법 제정이 신문과 방송, 지역과 중앙, 거대매체와 중소매체의 언론균형발전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하며 ▶조중동방송 광고 직거래 금지 미디어렙법 제정 ▶공정방송 파괴 부적격 사장 퇴출 ▶도청 의혹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지역MBC 강제통폐합 저지 ▶ '소셜테이너 출연금지법' 폐지 ▶ 황금채널 배정 등 조중동방송 특혜 저지 ▶SBS미디어홀딩스의 미디어렙 소유 저지 ▶언론다양성 보장을 위한 신문 및 지역.종교방송 등 매체균형발전 보장 ▶보복인사 철회 및 보도제작 자율성 보장 ▶공안검열 중단을 비롯한 10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