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대회, 수도권.지역언론의 극과 극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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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체육대회 수준, 꼼수, 개밥, 실패" / "지방무시병, 악의적 보도, 흠집내기 혈안"


대구시 "성숙한 시민의식, 대구 브랜드 가치 높였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9월 4일 밤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 2007년 '대구' 유치가 확정된 뒤 4년을 준비한 이 대회는 4일 밤 9시 30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열전에 마침표를 찍는다.

대구시는 폐막을 몇 시간 앞둔 4일 오후 '종합평가' 자료를 내고 "성숙한 대구시민의식과 대구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고 이번 대회를 평가했다. 특히, "목표관중 49만명의 92%인 45만여명이 참여해 2007년 오사카대회(25만4천여명)과 2009년 베를린대회(39만7천여명)을 넘어선 '최대 관중'을 구현했고, 수준 높은 관전 매너는 대회연맹에서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종전 1999년 스페인 세비아대회보다 1개국이 많은 202개국, 2009년 독일 베를린대회보다 50명이 많은 1,945명의 선수가 참가해 이 역시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폐막 하루 전인 9월 3일 저녁, 경기장에 가득 찬 관람객들...숨 죽여 출발을 지켜보며 선수들의 질주에 쉼 없이 환호했다. 수 차례 '파도타기'가 이어지기도 했다(2011.9.3 대구스타디움)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폐막 하루 전인 9월 3일 저녁, 경기장에 가득 찬 관람객들...숨 죽여 출발을 지켜보며 선수들의 질주에 쉼 없이 환호했다. 수 차례 '파도타기'가 이어지기도 했다(2011.9.3 대구스타디움)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반면, 이번 대회에 들어간 예산은 '최소' 수준이었다고 대구시는 밝혔다. 기존 경기장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2,466억원(운영비 1,758억원, 시설비 708억원)의 총예산을 썼는데, 이는 어느 국제대회보다 '최소 경비'라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참고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은 2조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8조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지난 8월 27일부터 시작된 이번 대회 기간에 대구시내 곳곳에서는 170여개의 공연예술축제가 펼쳐졌고, 외국인 7만1천여명을 비롯해 101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대구시는 밝혔다. 특히, 동성로 거리예술축제를 비롯해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2.28중앙공원, 중앙파출소 앞 무대를 비롯해 대구 도심 거리에서 펼치진 축제에 43만여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시는 "전체 관람객의 80%이상이 버스와 도시철도를 비롯한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수준 높은 관전 매너는 대회연맹에서도 높게 평가했다"며 "성숙한 대구시민의식"과 "대구 브랜드 가치 제고"를 강조했다. 여기에는 50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1만7천여명의 시민서포터즈도 큰 몫을 했다.

우사인 볼트(25) 선수가 남자 200m 결승에서 1위를 차지하자 환호하는 자메이카 응원단(2011.9.3.대구스타디움)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우사인 볼트(25) 선수가 남자 200m 결승에서 1위를 차지하자 환호하는 자메이카 응원단(2011.9.3.대구스타디움)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남자 200m 결승...우사인 볼트(25) 선수가 코너에서 선두로 나서고 있다(2011.9.3 대구스타디움)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남자 200m 결승...우사인 볼트(25) 선수가 코너에서 선두로 나서고 있다(2011.9.3 대구스타디움)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기록은 '흉작'...운영은?

그러나, 대회 기록과 주최국 성적은 말 그대로 '흉작'이었다. 폐막을 앞둔 4일 오후까지 세계신기록이 단 한개도 나오지 않았고 대회신기록도 2개에 그쳤다. 주최국인 한국은 단 한 명의 메달리스트도 배출하지 못한 채 1995년 예테보리대회(스웨덴)와 2001년 에드먼턴대회(캐나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노메달 개최국'의 불명예를 썼다. 게다가, 대회 10개 종목에서 10위내 선수 10명을 배출하겠다는 '10-10'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로 결승에 진출하거나 톱10에 들어간 선수는 3명에 불과했다. 다만, 이벤트 경기로 열린 휠체어 육상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해 시상대에 유일하게 태극기를 올린 게 위안이었다.

특히, 대회 운영에서는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
대회 첫 날(8.27) 여자마라톤 경기에서 출발총성 대신 달구성대종의 종소리가 울리면서 발생한 '재출발' 사태를 비롯해, 대구스타디움의 부실한 식당 운영과 음식, 셔틀버스 배차간격과 주차난을 비롯한 불편한 교통도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또, 전체 관람석의 80%가 넘는 35만여석이 지역 기업이나 기관, 학교 등에서 단체 구매하면서 '관중 동원' 논란이 있었고, 대회 초반 낮 시간의 빈 관람석은 '동원'이 낳은 문제로 꼽히기도 했다.

대회를 보도하는 언론의 시각도 논란을 낳았다.

경기장을 나선 시민들은 수 백미터 줄을 지어 주차장으로 가거나 셔틀버스를 기다렸다(2011.9.3 대구스타디움 앞)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경기장을 나선 시민들은 수 백미터 줄을 지어 주차장으로 가거나 셔틀버스를 기다렸다(2011.9.3 대구스타디움 앞)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구민체육대회 수준, 꼼수, 개밥, 실패...
소 타고 이동보다 못한 교통"

전국 일간지인 <스포츠조선>은 8월 31일자에 <조직위 운영능력 '구민체육대회' 수준?>이라는 제목과 함께, 스타디움 일부 좌석을 대형 현수막으로 가린 데 대해  "사람들이 많아 보이게 하려는 의도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스포츠조선> 2011년 8월 31일자 2면(스포츠)
<스포츠조선> 2011년 8월 31일자 2면(스포츠)

<한겨레>는 9월 1일자에 <'아마추어' 대구>라는 제목과 함께 "'개밥'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음식 문제를 지적했고, <중앙일보>는 대회 중반인 9월 1일자에 "만약 대구가 실패한다면 평창에는 교훈이 되어야 한다"며 한창 진행중인 대회에 '실패'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일보> 2011년 9월 1일자 2면(스포츠)
<한국일보> 2011년 9월 1일자 2면(스포츠)

<한국일보>도 9월 1일자에 <교통 너무 불편하고 운영도 미숙...빠른 인터넷 외엔 준비가 덜 돼 있다">는 제목으로 외신 기자의 말을 통해 '문제점 개선 노력 부족', '한국문화 홍보 노력 미흡', '영어 자원봉사자 부족', '표지판 정비소홀'을 비롯한 여러 문제를 비판했다. 특히,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장난삼아 소를 타고 이동한 적이 있었다. 그때 교통이 대구보다는 더 좋았던 것 같다"는 한 외신기자의 말은 인용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도 같은 날 <대구육상 기록 흉년 왜?...新바람 막은 앞바람> 제목의 기사에서 "주요 출전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내년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여기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지방무시병, 악의적 보도, 억지 논리, 흠집내기 혈안...상황을 곡해 대서특필"

반면, 지역신문인 <매일신문>은 9월 1일자 1면에 <서울 언론, 지방무시병 또 도지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포츠조선의 '구민체육대회'와 '꼼수', 한겨레 '개밥', 중앙일보의 '실패' 보도 등을  "악의적 보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음 날 2일자 1면에는<서울언론 깎아내려도...대구 자존심 스스로 지킨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방무시' 보도 비판에 격려 쏟아져 / 시민들 "이참에 대구저력 세계 알리자">고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매일신문> 2011년 9월 1일자 1면
<매일신문> 2011년 9월 1일자 1면

<영남일보>도 9월 2일자 2면에 <2011년대회 별 관심 없더니 개막 후 깎아내리기 안달 / 서울언론의 '꼬투리 잡기' 왜 이러나>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지역 언론들은 확인되지 않거나 여느 대회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운영상의 차질을 침소봉대해 대회 전체를 깎아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소를 타고...그 때 교통이 대구보다 좋았던 것 같다"는 <한국일보> 보도에 대해 "외신기자의 농담조 멘트를 진실인양 여과없이 인용했다"며 "객관적 팩트나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을 뿐더러 검증되지 않은 억지 논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영남일보> 2011년 9월 2일자 2면(스포츠)
<영남일보> 2011년 9월 2일자 2면(스포츠)

<영남일보>는 또,  같은 날 3면에 <이렇게 빈 좌석의 진실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정석인 미디어석은 무려 7천석"이라며 "취재진들이 편의를 위해 좌석을 대거 할애했지만, 취재 업무특성상 이동이 잦기 때문"이라고 '빈 좌석'을 설명했다. 또, "VIP를 위한 프리미엄석(2천355석)이 비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 개회식이나 빅 경기가 있을 때는 VIP가 자리를 지켰지만 대회 중반을 넘어서자 별도 일정 때문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자리 역시 상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본부석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포츠조선>의 '꼼수'라고 지적한 '대형천'에 대해서도 "IAAE가 6만여석 규모는 너무 많다며 상단부에 환경장식을 해줄 것으로 조직위에 권고했다"며 " 비수도권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흠집내기에 혈안인 일부 서울지역 언론사 등은 연일 이러한 상황을 곡해해서 대서특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9월 3일자 3면에서도 <"수도권 언론 악의적 보도, 국격 실추...지방화시대 역행"이라는 제목으로 대구시의정회와 민주당측의 반발을 전했다.

<영남일보> 2011년 9월 2일자 3면(스포츠)
<영남일보> 2011년 9월 2일자 3면(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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