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한미FTA' 비준안을 직권상정 한 것에 대해 경북지역 농민들이 '날치기 상정'이라고 규탄하며 일방적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남경필 위원장은 지난 9월 1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야당 의원들이 저지하는 가운데 '한미FTA' 비준안을 구두로 직권상정했다. 지난 2007년 4월 2일 '한미FTA' 협상이 타결된 지 4년 5개월, 올해 6월 비준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106일 만이다.
이에 대해 전국농민회 경상북도연맹과 대구경북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30여명은 20일 오전 한나라당 경북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 이상 날치기는 없다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다짐이 결국 거짓이었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이미 위키리크스 폭로에서 쌀 개방과 관련된 이면합의가 있었음이 밝혀졌듯 한미FTA 협상은 부실협상, 굴욕협상, 망국협상이라는 것이 들통 났는데도 한나라당과 정부는 안하무인으로 비준하려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한미FTA가 국빈방문을 앞두고 있는 이명박 대통력에게는 선물보따리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라며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망국적인 한미FTA 협상을 즉각 폐기하고 굴욕협상 책임자를 당장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오는 10월 6일 서울에서 '한미FTA 저지 농민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와 국회, 한나라당에 '한미FTA' 비준안 폐기를 촉구할 예정이다.
국민 잘 섬기겠다던 한나라당 '날치기' 상정..."내년 총선.대선에서 국민의 힘 확인할 것"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신택주 의장은 "한나라당 당사 정문 앞에는 '국민을 잘 섬기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반면, 남경필 위원장은 '국회는 국민의 여론에 반대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한나라당 정권을 돕는 한나라당 경북도당과 대구시당은 한미FTA를 추진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남경필 의원을 출당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년 총선과 대선 때 두고 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여성광장 남명선 대표(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국민은 노동자와 농민, 서민이 국민이 아닌 기득권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인 것 같다"며 "진정한 국민의 목소리는 귀 기울이지 않고, 소수의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는 정치를 해왔다"고 비난했다.
또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자신들의 쪽수만 믿고 그것을 힘으로 국민의 여론은 무시한 채 강행처리 해왔고, 분명 이번 본회의에서도 물리력을 동원해 '한미FTA' 비준안을 반드시 날치기 통과시키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그러나 얼마 되지도 않는 쪽수를 진정한 쪽수인양 믿고 설친다면 국민들의 쪽수에 의한 힘이 어떤 것인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경제 위기, 4.27 재.보선 한나라당 심판"..."한미FTA 막을 수 있는 환경, 조건 성립"
민주노총 박배일 대구본부장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엄청난 민심이반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 버릇 개 못주듯 날치기 습성은 바뀌지 않는 것 같다"며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커다란 선물보따리를 들고 미국을 방문하는데 혈안이 돼 여야합의라는 최소한의 신뢰마저 저버리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 들어 노동자, 농민, 민중의 삶이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며 "집권 말기 한나라당의 폭거를 반드시 국민의 힘으로 혼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이병수 대구시당위원장은 "세계 경제가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유럽 중심의 경제가 더 이상 전 세계 민중들의 삶을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고, 한미FTA 체결이 오히려 경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서고 있다"며 "이제는 한미FTA를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에서 볼 수 있듯 민중들의 저항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이제는 저들이 온전히 한미FTA를 성사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미FTA를 막을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성립된 만큼 힘을 모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농민회 경상북도연맹은 오는 10월 10일쯤 경상북도청 앞에서 이상기후에 따른 농작물 피해보상과 쌀값 생산비 보장을 위한 '경북농민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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