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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알바, 시급 1천원 더 벌기 위한 청춘의 밤...
대구시 종로 일대 '알바' 현장 / "띵동, 여기요 저기요...담배 연기에...손님 없으면 눈치도"
2012년 01월 09일 (월) 19:51:33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pnnews@pn.or.kr

'주간 알바'와 '야간 알바', '편의점 알바'와 '음식점 알바'. 그 사이에는 1000원~1500원 정도의 '시급' 차이가 있다. 알바(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학자금, 학원비, 생활비, 용돈으로 비슷하지만 1000원, 1500원을 더 벌기 위해 야간에 일하는 알바들은 밤잠도 잊은 채 새벽까지 일하고 있다.

1월 5일 저녁 대구 도심 종로와 삼덕동 일대 식당가를 찾았다. 음식점과 술집 알바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알바'의 하루는 이제 시작됐다.

   
▲ 오후 5시 30분쯤 대구 중구 종로 입구 (20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이 거리에 붙은 전단지들은 '학력.성별 상관 없음', '30대 미만의 신체 건강한 사람', '잘 웃는 사람'이란 문구로 가득했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가게 입구, 골목 전봇대마다 전단지가 나부꼈다. 알바 채용 조건은 '젊음' 단 하나였다. 젊다는 이유 하나로 돈을 벌 수 있어 많은 젊은이들은 골목으로 찾아왔다.

편의점이나 PC방도 젊다면 누구나 학력과 성별에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다. 왜 동성로 일대 음식점과 술집 알바들은 상대적으로 일이 쉬운 편의점이나 PC방이 아닌 이 곳에서 일을 할까.

황민주(20. 창녕)씨는 "야간 음식점은 시급을 좀 더 준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씨는 1시간에 4500원 시급을 받고 종로에 있는 조개찜 가게에서 일을 한다. 저녁 6시부터 새벽 4시까지 10시간 동안 일을 하면 일급 4만 5000원. 한 달을 꽉 채워 일하면 월급 100만원 미만. "이 돈으로 모든 생활비를 해결한다"는 민주씨는 "열심히 돈을 모아 여행도 가고싶다"며 "힘들지만 세워놓은 계획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 종로에 있는 조개찜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황민주 (20)씨 (20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예비대학생인 민주씨는 고향을 떠나 홀로 원룸에서 지내며 알바를 하고 있었다. "일이 끝나는 새벽부터 오전까지 잠을 잔다"며 뒤바뀐 밤낮 생활의 어려움을 얘기했다. "주말에는 푹 쉴 수 있겠네요"라는 말에 "주말에는 못 쉰다"며 "평일만 골라 쉴 수 있다"고 대답했다. "손님이 많은 주말엔 우리 가게에서 아무도 못 쉰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담배연기가 자욱한 가게 안. 민주씨는 "담배연기가 아직 적응이 안된다"고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그 때 "띵동"하고 알바를 부르는 시끄러운 벨소리가 들리자 민주씨를 비롯한 가게안의 알바들이 동시에 대답했다. "네~ 손님"

오후 5시 30분쯤.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앞 가게를 보며 종로에 있는 한 막창가게 사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곳 알바 이진욱(20. 경북대)씨는 아무 말 없이 서 유리창 앞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봤다. 간혹 가게 텔레비전을 몰래 쳐다보며 웃기도 했다. 진욱씨는 "차라리 바쁜게 낫다"며 "손님이 없으면 눈치 보인다"라고 말했다.

진욱씨의 시급은 황민주씨 보다 500원 더 많은 5000원이었다. "오후 5시에 출근해 새벽 1시가 돼야 일을 끝낼 수 있다"는 진욱씨는 "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방학 때 열심히 일을 한다"고 말했다. 진욱씨 역시 "다른 곳보다 많은 시급을 주기 때문에"라며 민주씨와 비슷한 이유로 이 거리에서 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 "빨리 들어가야 돼요..."라며 가게로 들어가는 이진욱(20)씨 (20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저녁 7시가 되자 퇴근한 직장인들로 막창가게는 북적거렸다. 고기접시와 술병을 든 진욱씨 손이 바쁘다. "저기요. 소주 한 병만 더 주세요", "사장님. 여기 2인분 추가"라는 소님들 주문소리가 들렸다. 음식점에서 손님들이 부르는 '사장님, 여기요, 저기요"는 진욱씨를 포함한 알바를 움직이게 하는 주문이었다.

황민주씨와 이진욱씨가 받는 시급은 법정최저임금 4580원에서 조금 적거나, 조금 많은 정도였다. 새벽녘까지 고된 노동을 할 정도로 그들이 받는 시급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편의점이나 PC방, 낮에 알바를 하는 이들은 얼마의 시급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일까.

동인동 3가에 있는 한 편의점 알바 이경하(20. 계명대)씨를 찾아가 물었다. 경하씨의 시급은 3800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 동안 일을 하면 경하씨가 받는 일급은 2만 2800원이었다. "경하씨만 그렇게 받고 일합니까"라는 물음에 "여자 친구도 편의점에서 알바로 일 한다. 친구들도 편의점이나  PC방에서 알바 한다. 급여 수준은 100원 200원 차이다"라고 대답했다.

삼덕동에 있는 5층짜리 음식점에서 홀서빙을 하는 하영봉(21. 영남대)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9시간을 일한다. 영봉씨는 "5층 계단들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다보면 화장실 갈 틈도 없다"며 "5000원 시급이면 적당하지 않나요"라고 반문했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알바를 했었다"며 "집안형편이 어려워 학비와 학원비, 용돈을 벌어야 했다"고 오래된 알바 경력을 얘기했다. 이어 "3500원정도 받고 일했던 적도 있다"며 "5000원이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 9시간의 일을 마치고 저녁 7시쯤 퇴근하는 하영봉(21)씨 (20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또, "그래도 지금이 낫다. 방학이 끝나면 낮에는 알바를 하고, 야간에 공부를 해야 된다"라며 학기 중에도 알바를 해야 하는 고단함을 얘기했다. 덧붙여 "친구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은 뭐든지(아르바이트) 한다"며 "스키장 알바, 수영장 알바, 기타 강사, 음식점 서빙" 다양한 종류의 알바를 나열했다. 저녁 7시쯤 영봉씨는 퇴근 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작곡을 한다"는 영봉씨의 꿈은 사운드엔지니어링이다. "조금씩 모은 돈으로 악기에 투자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라며 가방을 둘러맨 그의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이 거리에서 만난 알바 중 유일하게 귀가한 사람이었다.

이 날 사장님과 매니저의 눈치를 보느라 인터뷰를 거절했던 사람, "심야에 일하는지 부모님이 모른다"며 인터뷰를 거절한 사람. 그들의 미안한 표정이 스쳐지나간다. 머리에 수건과 앞치마를 작업복 삼아 음식을 나르고, 청소를 하고, 인사도 하고, 설거지도 하는 바쁜 그들의 일상. 그 속에 잠시 들어가려 한 것이 실례가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 저녁 8시쯤  삼덕동. 다닥다닥 붙어있는 가게 전광판들이 거리를 밝힌다. (20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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