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KEC 정리해고 '경영난 부풀리기' 의혹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 입력 2012.02.2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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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재무손실 조작, 부동산 개발" / 사측 "개발이 아닌 투자, 조작 없었다"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 해 80여명을 해고한 구미KEC가 회계사실을 부풀렸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구미KEC는 지난 해 11월 "2007년부터 현재까지 순손실액이 795억원에 달해 인원 감축이 필요하다"며 88명을 해고한데 이어, 이 달 24일까지 추가로 75명을 해고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노동자운동연구소 'KEC 정리해고의 진실' 보고서 (2012.2.21)
노동자운동연구소 'KEC 정리해고의 진실' 보고서 (2012.2.21)
그러나 <노동자운동연구소> 한지원 연구실장은 "순손실액 가운데 496억이 영업과 관련없는 활동에서 발생했다"며 "사측이 재무손실을 부풀려 해고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KEC 정리해고의 진실'이라는 보고서를 2월 21일 발표했다.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는 이에 따라, "구미KEC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21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구미KEC와 민주노총 노조원 40여명이 참여해 ▷"구미KEC부정 회계조작 조사" ▷"노조탄압과 부당 정리해고의 주범 곽정소, 이신희 구속" ▷"정리해고 철회" ▷"구미KEC에 대한 산업단지공단 특혜 금지"를 요구했다.

특히, 노동자운동연구소의 보고서가 지적하고 있는 '구미KEC의 3천억 부동산 개발'과 '조업도 손실 부풀리기', 구미KEC의 지주회사인 '한국전자홀딩스의 과도한 이득 착복' 등을 지적하며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했다.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가 "구미KEC 경영위기는 거짓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2012.2.21 대구지방노동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가 "구미KEC 경영위기는 거짓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2012.2.21 대구지방노동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구미KEC노조 김성훈 부지회장은 "사측이 795억원의 순손실액이 있다면서 2천965억 규모의 부동산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며 "부동산에 투자할 돈은 있고 노동자들을 고용할 자금은 없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순손실액 가운데 35%나 차지하는 '조업도 손실'이 직장폐쇄로 공장이 가동되지 않았던 2010년에도 106억이나 차지하는 것은 사측의 조작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조업도 손실을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보통"이라며 "조업도 손실을 포함시켜 경영난을 부풀리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지회장은 또, 구미KEC의 지주회사인 '한국전자홀딩스'가 구미KEC로부터 가져간 수입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구미KEC의 수입 중 298억을 '한국전자홀딩스'가 가져갔고, 경영위기를 얘기하던 2009년부터 2011년까지도 161억원을 '한국전자홀딩스'가 가져간 것은 "고통을 분담하자"던 사측의 말과 너무 다르다"고 주장했다.

구미KEC노조의 여성 노동자들 (2012.2.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구미KEC노조의 여성 노동자들 (2012.2.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이 날 기자회견에는 구미KEC의 여성노동자도 10여명 참가했다.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이진희(32)씨는 "신입사원은 월급이 140만원에도 못미쳐 동종업계 최저 수준인 반면, 임원들 임금은 3년간 41%나 인상돼 평균 월급이 860만원"이라며 "노동자 임금은 3년간 25%나 삭감하고 왜 임원들 임금은 인상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원 및 여성노동자 임금 월급여'그래프 / 사진.노동자운동연구소 제공
'임원 및 여성노동자 임금 월급여'그래프 / 사진.노동자운동연구소 제공

그러나, 구미KEC 이덕영 노사분규 팀장은 "보고서를 비롯한 노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다"며 "이와 관련해 회사차원에서도 강경대응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먼저, "부동산 개발이 아닌 부동산 투자"라며 "용지를 빌려주고 투자자를 물색해 자금을 유치하려는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또, "2009년부터 세계경제위기로 제조업이 전 세계적으로 어려워 조업도 손실이 생겼고, 2010년에는 회사 문을 닫아 손실이 생겼던 것 뿐"이라며 "부동산 개발과 조업도 손실에 조작이나 부풀리기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팀장은 "한국전자홀딩스에서 KEC의 수입을 가져간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 구로에 있었던 KEC 사옥을 '한국전자홀딩스'가 소유하고 있어 임대료와 각종 세금 명목으로 정당하게 지불한 것"이라며 "구미로 2009년 공장을 이전하며 임대료에 대한 지출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임원들 급여 인상에 대해서도 "8년째 임금이 동결됐다"며 "동종업계에 비하면 임원 월급은 70%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구미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이 KEC노조와 시민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21일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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