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파업, MB 정권 '닫힌 4년'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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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 대구 강연...."비판적 시각으로 가치 짓밟는 권력에 저항해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정연주 전 KBS 사장
정연주 전 KBS 사장
정연주(66) 전 KBS사장이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낭송하며 대구 청년들을 향해 말문을 열었다.

정연주 전 사장은 7일 저녁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인류보편적인 가치를 짓밟는 권력에 당당히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정권 4년 동안 언론사들은 감시와 비판기능을 상실했다"며 "이 때문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와 '뉴스타파'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역설했다.

<아니요, 라고 말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마련한 <그래, 우리함께 - 대구 노무현 청년학교>의 첫 번째 순서로, 대학생과 시민 50여명이 참석했다.


정 전 사장은 "역사가 후퇴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조금만 길게 보면 한 발 나아가고 있다"며 "역사에 대해 진보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생산수단이나 생산량의 발전이 아닌 질적인 변화로 역사의 진보성을 따져야 한다"며 "개인과 사회과 닫힌 존재에서 열린 존재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 존재와 사회로 가기 위해선 청년들이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먼저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자유.인권.평화.사람.생명의 가치를 짓밟는 권력에 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청년들에게 "젊음의 특권을 누리고 살라"며 "스펙과 각종 시험에 매달려 닫힌 존재로 괴로워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는 "사고의 해방과 유연성을 통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고전을 많이 읽고, 여행을 많이 하고, 좋은 친구를 사귀고, 원 없이 사랑하라고"고 얘기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의 강연에는 대학생과 시민 50여명이 참가했다(2012.3.7 경북대 인문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정연주 전 KBS 사장의 강연에는 대학생과 시민 50여명이 참가했다(2012.3.7 경북대 인문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언론사의 파업, ‘이명박 정권 '닫힌 4년'의 결과"

정 전 사장은 최근 MBC, KBS, YTN의 잇따른 파업에 대해 "이명박 정권 '닫힌 4년'의 결과"라며 "폐쇄와 타율의 시대에 참지 못해 언론인들이 방송국을 박차고 나온 것"이라고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2008년 MBC 'PD수첩'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하자 정부가 이를 고발한 것을 예로 들어 "검사가 PD수첩 작가의 이메일을 뒤져 기소 증거로 쓴 사실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언론의 감시와 비판의 기능을 말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의 말을 따르지 않고 다른 시각으로 보도를 하면 보복을 가하는 것은 전체주의에 가깝다"며 "획일성을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 강연...'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마련한 <그래, 우리함께 - 대구 노무현 청년학교>의 첫 번째 순서로 열렸다.(2012.3.7 경북대 인문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정연주 전 KBS 사장 강연...'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마련한 <그래, 우리함께 - 대구 노무현 청년학교>의 첫 번째 순서로 열렸다.(2012.3.7 경북대 인문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이어, "현재 우리나라에는 제 기능을 하는 언론이 없다"며 언론사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정 전 사장은 함석헌 선생의 말을 빌어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렇게 생각할 때 참 미운 것은 신문입니다. 신문이라는 것은 씨알(사람)의 눈이요, 입입니다. 옛날 예수, 공자, 석가가 서 있던 자리에 오늘은 신문이 서있습니다"

그는 "언론사들이 쓰는 기사와 말을 대중들은 종교처럼 믿는 경향이 있다"며 "신중하게 기사를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몇 년 째 방송사 뉴스들은 말랑말랑한 뉴스, 사건사고 뉴스, 동물 뉴스, 연예인 뉴스, 날씨 뉴스만 보도하고 있다"며 "정치권력, 언론권력, 학원권력, 종교권력, 자본권력의 영향으로 감시와 비판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이 주요 언론들이 기능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뉴 미디어(새로운 매체)가 생겨나 국민들의 숨통을 틔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뉴스타파' 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방송사들이 해주지 않는 중요한 얘기들을 그들이 보도하기 때문"이라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좋아하지 않는 2030세대들에게 뉴미디어가 앞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중.동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연주 전 KBS 사장 강연...'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마련한 <그래, 우리함께 - 대구 노무현 청년학교>의 첫 번째 순서로 열렸다.(2012.3.7 경북대 인문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정연주 전 KBS 사장 강연...'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마련한 <그래, 우리함께 - 대구 노무현 청년학교>의 첫 번째 순서로 열렸다.(2012.3.7 경북대 인문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정연주 전 사장은 '부실경영'과 '인사전횡'을 이유로 감사원의 해임요구에 따라 지난 2008년 KBS사장에서 해임됐으나 3년6개월 만에 대법원에서 해임처분 취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한편, <그래, 우리함께 -  대구 노무현 청년학교> 강연은 오는 4월 4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열리며, 오는 3월 14일에는 <'지금이 오기까지'-한국 민주화과정>을 주제로 한국인권행동 오완호 사무총장이 두 번째 강연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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