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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청, 노점 '강제철거' 후 조건부 허용?
4개동 중 3개동 '철거'...노점상.단체 "대안도 없이" / 구청 "인도 90cm이내 장사 허용"
2012년 10월 04일 (목) 18:12:46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대구 수성구청이 재래시장 노점상과 시민사회 반발에도 불구하고 노점에 대한 '강제 철거'에 들어간 가운데, 남은 철거 예정지에 대해서는 무조건 '강제 철거' 대신 노점을 조건부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수성구청 건설과는 대구 전국체육대회(10.11-17) 전 '도시미관'과 '도로변 불법 노점 정비'를 이유로 관내 신매동, 지산동, 상동, 중동 4개동 노점 168곳에 계고장을 보내 자진 철거를 종용한데 이어, 구비 3,000만원을 들여 용역업체 직원까지 고용해 10월 4일부터 본격적인 노점 철거에 들어갔다.

   
▲ 대구시 수성구 중동에 있는 중동시장 앞 노점들(2012.9.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첫날인 4일에는 전체 철거 대상 중 가장 많은 노점이 있는 신매동 노점 94곳을 철거했고, 오는 5일에는 중동 노점 11곳과 상동 노점 18곳, 오는 8일에는 지산동 노점 41곳을 철거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동 노점과 상동 노점도 이미 각각 3일과 4일 모두 자진 철거해 전체 철거 대상 168곳 중 지산동 노점을 제외한 노점 123곳이 철거된 상태다.

하지만, 남은 철거 예정 대상지인 지산동 노점상과 시민단체가 계속해서 "대안 없는 노점 강제 철거를 반대한다"며 거세게 반발하자, 수성구청 건설과는 4일 오후 철거 수위를 조절해 인도 전체 폭 3m 중 90cm 이내에서는 노점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대신, 이 영역을 벗어나거나, 계속해서 민원이 들어올 경우에는 해당 노점에 대한 '강제 철거' 하기로 했다. 이 같은 수성구청 건설과의 제안에 대해 지산동 노점상들은 10월 10일까지 답을 하기로 했으며, 만약 이들이 건설과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잠정적으로 '철거'는 중단된다.  

앞서, '반빈곤네트워크'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은 4일 오전 수성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협의 지점 없는 강제 철거를 반대한다"며 수성구청을 비판했다. 

   
▲ 수성구청의 관내 노점 '강제 철거'를 규탄하는 노점상과 시민단체의 기자회견(2012.10.4.수성구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용역을 동원해 노점상 생존권을 위협하는 수성구청의 폭력적 강제단속을 반대한다"며 "노점상도 시민이자 구민"이라고 주장했다. 또, "강제 철거는 가난한 사람들을 수성구에서 쫓아내기 위한 빌미"라며 "폭력을 사용하는 것에 시민 혈세를 낭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각 단체 대표단은 이날 기자회견 후 박일환 도시국장, 김봉표 건설과장과 면담을 갖고 "노점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기구 설립과 양성화를 위한 장기적 대안"을 촉구했다. 결국, 이 자리에서 수성구청은 남은 철거 예정지에 대한 "철거 수위 조절"과 "조건부 장사 허용"을 약속했고, 장기적 대안으로는 생계형 노점상을 구별한 '공공근로사업 알선', '시장 내 빈 상점 입점 알선' 등을 제시했다.

목련시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심경국 노점상연합 대구목련 지역장은 "하루 1만원도 못 버는 노점상들은 파지까지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며 "빈곤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노점상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이어, "구청은 어떻게 하면 함께 살 수 있는지 행정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철거가 먼저가 아니라 대안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창호 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하루아침에 평범한 사람을 투사로 만들지 말라"며 "사회안전망도 가지지 못한 이들을 위해 구청은 복지지원에 힘을 쏟고 양성화를 위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진 평화캠프대구지부 사무처장은 "보기 좋지 않은 노점상도 우리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라며 "제발 사람을 때리고 없애는 것에 돈을 먼저 쓰지 말고, 같이 살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에 돈을 쓰자"고 호소했다.

   
▲ 지산동 목련시장 노점상이 "생존권 사수"라고 적힌 옷을 입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2012.10.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면, 박일환 도시국장은 "철거가 이미 진행된 노점은 어쩔 수 없지만 나머지 예정지는 최대한 수위를 조절해 강제 단속은 하지 않겠다"며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을 고려해 통행에 방해되는 노점만 계도를 하고 장기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주장했다. 김봉표 건설과장은 "강제 철거는 억제하겠지만 통행에 지장이 있거나 민원이 발생할 경우에는 계도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단속 기준을 정해 법을 집행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성구청 건설과는 올 7월에서 9월 사이 대구 전국체육대회(10.11-17) 전 '도시미관'과 '도로변 불법 노점 정비'를 이유로 관내 4개동 노점 168곳에 계고장을 보내고 추석 전 철거를 종용했다. 그러나, 노점상과 시민단체가 "대안 없는 철거"라며 반발하자, 건설과는 이달 4일까지 철거를 연기하고, 기한까지 철거하지 않는 곳만 '강제 철거' 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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