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같은 영화, '여성'을 말하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10.2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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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대구여성영화제> 26일 개막, 사흘간 '장밋빛 인생' 등 18편 무료 상영


여성에 대한 사회 억압을 고발하고 여성주의 가치로 삶의 대안을 제시하는 '여성영화제'가 대구에서 열린다.

<대구북구여성회>는 오는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대구 북구 메가박스 칠곡점에서 '2012 대구여성영화제, 함께 연주하는 수다(Woman's Flilm Festival in Daegu)'를 개최하고 3일 동안 노동, 성, 장애, 가정, 연애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18개의 작품을 무료로 상영한다.

장지은 대구북구여성회 집행위원장은 "나눔, 배려, 상생, 돌봄과 같은 여성주의 가치를 실현할 방법으로 영화제에 주목했다"며 "여성 시각으로 삶의 다양한 면을 조명하고 대안, 희망을 제시해 관객과 소통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2012 대구여성영화제> 공식 팸플릿 / 사진 제공. 대구북구여성회
<2012 대구여성영화제> 공식 팸플릿 / 사진 제공. 대구북구여성회

이에 따라, 개막작은 사고 후유증을 겪는 여성이 능동적인 삶의 태도로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청포도 사탕: 17년의 약속(2011. 감독 김희정)'을 상영하고, 폐막작은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는 여성 청소노동자 현실을 통해 노동권리를 주장하는 '장밋빛 인생(2010. 감독 이경희)'과 지체장애인 여성 일상에서 보는 사회 편견을 고발하는 '오늘도 난, 외출한다(2009. 감독 김남상현, 수민)'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영화제 첫날인 26일에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자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였던 고(故) 이소선 여사 마지막 2년을 담은 ▷어머니(2011. 감독 태준식)와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여성의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나 없는 내 인생(2003. 감독 이사벨 코이셋)을 상영한다.

27일에는 불안장애가 있는 여성과 과체중인 여성 삶을 통해 정형화된 여성 이미지를 극복하는 ▷주시(2010. 감독 루이즈 앨스톤), ▷두레소리(2012. 감독 조정래)를 비롯해 독립다큐멘터리 ▷베리타스:하버드, 그들만의 진실(2011. 감독 신은정)과 ▷지스팟, 여성 쾌락에 대한 이야기(2011. 감독 세골렌 아노트, 질 보봉)를 선보이고, '엄마의 욕심', '초보운전 나도 김여사' '장날', '어떤 휴가', '우리의 소원'을 포함한 시민 공모 단편영화 7편도 개봉한다.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늑대아이(2012. 감독 호소다 마모루), ▷나나나:여배우 민낯 프로젝트(2012. 감독 부지영, 김꽃비, 양은용, 서영주)를 상영한다.

(왼쪽부터) 개막작 '청포도 사탕:17년 전의 약속', 폐막작 '장밋빛 인생', '오늘도 난, 외출한다'
(왼쪽부터) 개막작 '청포도 사탕:17년 전의 약속', 폐막작 '장밋빛 인생', '오늘도 난, 외출한다'

또,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26일 오전에는 김종은 영화.사진치료전문강사, 이정선 상담가의 '힐링씨네마토크'를, 같은 날 오후에는 공지영 작가를 초청해 '북토크'를 연다.

이어, 영화제 둘째 날에는 박성애 옥산초등학교 해임교사의 '우리교육 씨네토크'를 개최하고, 단편영화 시민 감독과의 '씨네토크', 허경진 음악칼럼니스트와 남우선 MBC PD의 '뮤직토크'도 진행한다. 마지막 날에는 폐막작 '장밋빛 인생' 이경희 감독과 '오늘도 난, 외출한다' 김남상현 감독, 주인공 김춘림씨와 '씨네토크' 시간을 갖는다.

<2012 대구여성영화제> 상영 시간표
<2012 대구여성영화제> 상영 시간표

이 같은 '여성영화제'는 매년 각 지역에서 열리지만 대구에서는 지난 1998년 대구여성회가 한 차례 개최한 것을 제외하면 이번이 14년 만이다. 특히, 대구북구여성회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여성영화제' 개최할 예정이어서 그 행보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대구북구여성회는 4월부터 영화제기획팀을 꾸리고 6개월간 영화제를 준비했다. 기획팀에는 대구북구여성회 활동가뿐만 아니라 주민과 전문가 10여명도 참여했다. 그러나, 기획팀은 재정과 일손 부족으로 팸플릿 제작부터 홍보까지 직접 담당해야 했다. 

기획팀을 이끈 장지은 집행위원장은 "생각보다 힘들어 후회하기도 했지만 여성영화제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대구만 없어 포기할 수 없었다"고 지난 6개월을 회상했다.

대구여성영화제 홍보에 나선 대구북구여성회
대구여성영화제 홍보에 나선 대구북구여성회

이어, "이번 영화제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과 모든 세대가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며 "자신에게 맞는 작품 한 편쯤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부인은 남편에게, 딸은 엄마에게, 엄마는 딸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 많다"며 "평범하거나 소외된 여성 삶을 담은 작품을 통해, 인식을 변화시키고 삶을 긍정하는 힘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북구여성회는 지난 2004년 '지역현안 해결'과 '여성 권리 신장'을 목적으로 창립된 단체로 북구지역 20-50대 여성들이 주요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어린이 도서관 '책마실' 건립, 북구 보건지소 설립 운동 및 국우터널 무료화 대책위원회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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