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주년 5.18, 朴 참석했지만 '알맹이' 빠진 행사

시민의 소리 김다이 기자
  • 입력 2013.05.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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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태 광주 시장, '임을 위한 행진곡' 연주 합창 시 태극기 흔들어줄 것 요청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박승춘 보훈처장, 박근혜 대통령 / 사진.시민의 소리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박승춘 보훈처장, 박근혜 대통령 / 사진.시민의 소리

예상과 달리 5.18민주화 운동 제 33주년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없었다.

이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은 식전부터 5.18 유족과 5월 단체들이 입장을 거부한 채 '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지정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취임 이후 호남을 첫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국립 5.18 민주묘지 기념식장에서 애국가 4절을 다 부르고, 헌화와 분향을 한 뒤 기념사를 낭독했다.          


기념사에서 박 대통령은 "5.18민주화 운동 33주년을 맞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영령께 명복을 빈다"며 "33년 긴 시간 지난 지금까지 마음의 슬픔을 지우지 못한 유족, 광주 시민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가족을 잃고 벗을 떠나보낸 심정은 어떤 말로 치유받을 수 없다"며 "저 역시 매번 5.18 국립묘지를 방문할 때마다 가족들의 아픔을 느낀다. 영령의 뜻을 받들어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념식장은 앞자리만 가득 메운 채 절반은 텅 비어있었다. 국가 보훈처가 공식 식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해 5.18유족, 5.18 단체, 광주 시의회, 광주시민사회단체 등이 기념식에 불참한 것이다.

이로인해 이번 기념식은 80년 광주에서 5.18을 직접 맞서 경험했던 '알맹이'가 빠진 빈껍데기 행사인 듯 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결국 '임을 위한 행진곡'은 합창단의 노래로 불리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박 대통령은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았다. 다만 박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연주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일부 참가자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었다.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순서에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든 것에 대해 "제창을 공식 식순으로 채택한 것과 다름없는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태극기를 들고 일어선 것은 강운태 광주시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 시장은 광주공항 영접시 짧은 시간 동안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광주에 오신걸 환영한다. 대통령께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든다면 국민대통합의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는 내용이었다.

이 때문인지 강 시장이 합창시간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부르자, 대통령이 태극기를 건네줄 것을 요청했고 강 시장은 미리 준비한 2개의 태극기 가운데 하나를 전달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로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 박준영 전남도지사,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 김문수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 여야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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