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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10월, 망각은 역사 앞에 또 죄 짓는 일"
<10월항쟁 67주기> 추모ㆍ문학제 / "왜곡된 역사...진상규명과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 촉구
2013년 10월 02일 (수) 14:27:56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헌화 도중 눈물을 흘리는 채영희 10월항쟁유족회장(2013.10.1.대구YMCA)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0월. 국가폭력으로 청춘에 목숨을 잃으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백발이 성성한 자식들이 또 모였다. 하지만, 70여년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벌써 만들어여졌어야 할 평화공원은 고사하고 교과서에서는 우리들의 자랑스런 부모님을 폭도로 매도 하려 한다. 꿈과 사랑, 희망, 웃음, 행복을 대를 이어 삭제하려 한다. 분노에 소름이 끼친다. 잊혀진 10월. 망각은 또 역사 앞에 죄를 짓는 일이다"


지난 1946년 10월. 채영희 10월항쟁유족회장 부친 채병기씨는 "쌀을 달라"며 10월 항쟁에 가담했다가 67년째 소식이 끊겼다. 4살에 아버지를 잃은 딸은 이제 69살이 됐다. 1일 일흔을 앞둔 딸은 "국가는 핏덩이들에게 아비를 빼앗고 가정을 풍비박산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아비를 폭도로 매도하려 한다"며 "이미 집단학살이 드러난 이 상황에서 왜곡을 멈추고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 '67주기 10월항쟁 정신계승 및 희생자 추모・문학제'(2013.10.1.대구YMCA)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10월 항쟁' 67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제와 문학제가 열렸다. '10월항쟁유족회'와 '10월문학회', '4.9인혁재단', '5.18민중항쟁동지회대구경북지부'를 포함한 대구지역 23개 시민사회단체.정당으로 구성된 <10월항쟁 67주기 행사위원회>는 10월 1일 저녁 대구 중구 덕산동에 있는 대구YMCA 대강당에서 '67주기 10월항쟁 정신계승 및 희생자 추모제・문학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채영희 10월항쟁유족회장, 양용해 한국전쟁유족회 상임대표의장, 김종현 명예회장, 이영일 민주연구단체협의회 상임대표, 강창덕 4.9인혁재단 이사장,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를 비롯해 10월 항쟁 유족 10여명과 시민단체 활동가, 정당인 등 시민 150여명이 참석했으다.

   
▲ 10월 항쟁 추모제에서 단체 헌화 중인 유족들(2013.10.1.대구YMCA)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추모제는 김선우 대구경북진보연대 집행위원장 사회로 저녁 6시~8시까지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채영희 회장의 대회사와 양용해 상임대표의장, 이재식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수석부본장, 이영일 상임대표의 추도사, 김영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의 참석자 대표 결의문 낭독으로 이어졌다. 또, 당시 희생자들의 고통을 진혼무로 표현한 성광옥 행위예술가의 문화공연 다음에는 참석자들의 헌화가 뒤따랐다. 채 회장을 비롯한 10월 항쟁 유족들은 헌화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특히, 이날 추모제에서는 10월 항쟁 추모행사 처음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문학제도 열렸다. 한국작가회의 대구지회(대구작가회의) 소속 10월문학제위원회(위원장 고희림)는 '새들의 길, 사람의 길'을 주제로 문학제를 열고, 1시간 동안 라이브 음악에 맞춰 직접 쓴 시를 낭독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작가회는 시 13편과 산문 3편이 수록된 '대구작가회의 10월문학제 2013 시첩'을 펴내기도 했다.

   
▲ '새들의 길, 사람의 길'을 주제로 한 10월 항쟁 문학제(2013.10.1.대구YMCA)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추모행사장에는 '시월의 아비에게', '내 아버지의 추석빔', '폭풍의 시월 전야', '몽실이의 10월', '가창댐' 등 대구작가회의 문인들과 유족들이 쓴 시들이 벽마다 걸개로 전시됐고, 행사장 밖 길거리에서는 10월 항쟁 사건 과정과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보는 '대구 10월 항쟁 자료 전시회'가 열렸다.

추모제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10월 항쟁은 미군정의 폭업정책에 대한 생존권 투쟁으로 '폭동'이라고 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과거사 치유'와 관련해 적극적 해결을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10월 정신 계승에 하루빨리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때문에, "10월항쟁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왜곡된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왼쪽부터)양용해 한국전쟁유족회 의장, 이영일 민주연구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이재식 민주노총 대구지역수석부본장, 김영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2013,10.1.대구YMCA)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양용해 한국전쟁유족회 상임대표의장은 "10월 항쟁 당시 미군정과 경찰들은 수탈과 억압에 떨쳐 일어난 대구 민초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면서 "이제라도 국가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유해발굴, 추도사업을 통해 유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일 민주연구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제주4.3항쟁, 여수・순천항쟁과 더불어 해방 후 3대 격동사의 하나인 10월 항쟁은 지금 어디에도 없다"면서 "67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국가는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식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수석부본장도 "10월이면 찾아오는 그날의 아픔. 노예의 삶은 여전하다"며 "10월 항쟁은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 추모제장 벽에 걸린 시 걸개(2013.10.1.대구YMCA)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대구 10월 항쟁 자료 전시회'(2013.10.1.대구YMCA)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지난 1946년 대구 시민들은 해방 직후 미군정 '식량정책'을 비판하며 9월부터 총파업을 벌였다. 10월 1일에는 미군정과 친일파 '축출'을 촉구하며 대규모 항쟁을 벌였다. 그러나, 미군정과 대구지원경찰청은 계엄령을 선포한 뒤 우익단체를 동원해 시민들을 '좌익'으로 몰아 무력으로 진압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2005년 대통령 직속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국가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름이 확인된 10월 항쟁 희생자는 204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정부기관 협조 미흡과 관심 부족으로 모든 실상을 밝히지 못한 채 2010년 말 조사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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