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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건설사와 집부자의 편에 서나?
[김윤상 칼럼] 8.28 부동산 대책은 방향 착오
2013년 10월 21일 (월) 10:15:42 평화뉴스 pnnews@pn.or.kr

말로는 전월세 대책, 실제로는 매매 촉진 대책

  주택 매매는 한산하고 전월세 수요가 늘어나자 정부가 8월 28일 ‘전월세 대책’을 내놓았다. 집을 구하는 사람이 매매 대신 전월세를 많이 찾는 이유는, 다들 아시듯이, 집값이 당분간은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식적인 전월세 대책은 무엇일까?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전월세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다. 지금은 집이 부족한 시기가 아니며 오히려 분양이 안 되어 남아도는 물량이 많은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런 집을 매각 대신 전월세로 돌리면 된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당분간 전월세 인상률을 제한하는 것이다. 전월세가 갑자기 큰 폭으로 오르면 서민들이 힘들어 하니까 속도 조절을 해주자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런 대책보다는 매입 수요를 늘리는 쪽을 택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사람들로 하여금 집을 사도록 하려면 이것저것 혜택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는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내리고 정책금융 이자를 싸게 해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였다. 전월세 인상률 제한에 대해서는 ‘시장에 개입하면 부작용을 낳는다’고 손사래를 치는 정부가 정작 자신은 퍼주기 방식까지 써가며 시장에 개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정부가 염려하고 챙겨주고 싶은 계층이 따로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집 없는 서민 입장에서는 집값이 내리면 좋고, 전월세 가격이 오르더라도 서서히 오르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데도 정부가 집값 하락을 문제로 인식하면서 매매를 촉진하려는 것은 서민보다는 주택 건설사와 다주택 소유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주택 매입자에게 퍼주는 이유도 집값 하락을 막아 기존의 주택 소유자를 도와주려는 것이 아닐까? 엉뚱하게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를 줄여주는 방안이 이번 대책에 들어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추측이 유력해 보인다.

전월세 대란의 원인은 토지 불로소득


  물론, 정부의 기대대로 전월세 수요의 일부라도 매입 수요로 전환되면 전월세 상승 속도가 낮아지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전월세 가격이 안정되면 정책이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전월세 대란’이 되풀이 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의 모습부터 보자. 호황기에는 집값이 오르고 그게 투기적 가수요를 유발하여 집값이 더 오른다.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미어터진다. 집값이 웬만큼 올라도 사람들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사자! 사자!”를 외친다. 건설업자들은 신이 나서 자꾸 짓고, 금융기관에서도 건설사와 매입자에게 돈을 잘 빌려준다.

  이 시기의 문제는 땅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인데 이런 약점을 아니까 땅 주인은 건설업자와 줄 당기기를 한다. 건설업자는, 분양만 시작하면 돈이 들어오니까 웬만한 ‘알박기’에는 양보하게 된다. 건설원가가 오르고 분양가격도 올라간다. 이런 시기에는 다들 집을 사고 싶어 하니까 전월세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분양 물량의 상당수가 전월세로 나오니까 공급은 늘어난다. 집 없는 서민이 집을 사기는 더 힘들어지지만 셋집을 구하기는 쉬워진다.

  그런데 투기세가 꺾이면 어떻게 될까? 집을 사기보다는 전월세를 얻으려고 하는 지금의 모습이 나타난다. 분양이 안 된 빈 집이 널려 있어도 전월세는 구하기 힘들어지고 가격도 오르니까 집 없는 서민은 더욱 쪼들린다. 이게 소위 ‘전월세 대란’이다. 전월세 대란이 되풀이 되는 이유가 이렇다면 그 근본 대책도 뻔하다. 투기가 생기지 않도록 하면 된다. 부동산 투기가 노리는 불로소득은 건물 아닌 토지에서 생기므로 토지 불로소득만 없애면 된다.

‘손익공유형’ 주택에 주목한다

  이처럼, 이번 8.28 대책은 겉과 속이 다른 이상한 대책이지만 그래도 필자가 주목하는 항목이 하나 들어 있다. ‘손익공유형 모기지’ 제도가 그것이다. 정부가 집값의 일부를 빌려주고 향후 집값이 등락하면 그 손익을 비율대로 나누는 제도다. 부동산 손익을 집주인과 정부가 나눈다는 참신한 발상이다. 그런데 이왕 정부가 상당한 금액을 할애할 바에야 그 돈으로 부동산 불로소득의 뿌리인 대지를 사서 건물 매입자에게 빌려주는 것이 더 낫다. 매입자는 목돈이 덜 들고 정부 또한 투기의 염려 없이 매입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

  나아가 이 방식을 주택 전반에 적용하면 우리 모두의 오래된 바람대로 주택은 재산 증식의 대상이 아니라 거주의 대상이 된다. 주택을 넘어 모든 국토에 적용하면 국토의 손익을 국민 모두가 공유하게 된다. 불로소득을 배제되고 노력과 기여에 따라 분배가 이루어지는 진정한 시장경제가 실현된다.

   





[김윤상 칼럼 55]
김윤상 /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yskim@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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