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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할아버지, 매일 성탄절이었으면 좋겠어요"
<사랑의 몰래산타> 대구 시민 870여명 / 어린이・노인 등 저소득층 250여가구에 '성탄선물'
2013년 12월 25일 (수) 16:26:42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산타할아버지를 맞이하는 6남매(2013.12.2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산타할아버지, 빨리 들어오세요!"

성탄절 하루 전인 24일 저녁. 대구시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골목길 안 한 가정집. 갓 돌을 지난 하준이부터 7살 하윤이, 9살 하온이, 11살 하진이, 15살 하영이까지 고등학생 첫째를 뺀 5남매가 방문을 향해 '산타할아버지'를 외쳤다. 방문으로 산타와 요정 복장을 한 청년 11명이 "호호 메리크리스마스 즐거운 성탄이에요. 어린이 여러분 착한 일 많이 했나요?"라며 선물꾸러미를 한가득 안고 들어온다.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손뼉을 치며 "진짜 산타할아버지 맞아요?", "우리집 어떻게 알았어요?"라고 순진한 질문을 던졌다. 하윤이와 하온이는 산타 곁에 앉아 "산타할아버지, 매일이 성탄절이었으면 좋겠어요", "내년에도 오세요. 매일매일 오세요"라는 귀여운 부탁을 했다. 산타는 "올해 착한 일을 많이 한 어린이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왔는데 진짜 착한 일 많이 했나요?"라고 물었다. 옆집서 놀러온 하온이 친구 준혁이가 "공부도 운동도 열심히 하고 착하게 지냈어요"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 산타에게 '마징가상'을 받는 하온이(2013.12.2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산타와 요정들은 "그럼 선물을 줘야겠네"라며 케익과 선물을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방 불을 끄고 촛불을 켠 뒤 '루돌프 사슴코'와 '창 밖을 보라' 등 여러 크리스마스 캐럴 노래를 부르며 풍선아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산타는 각 아이들에게 '착한어린이상'과 '효녀심청이상', '원더우먼상', '마징가상' 등이 적힌 상장을 수여하고 "내년에도 착한 일을 많이하면 할아버지가 찾아 올 거에요"라고 말했다.

방문 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6남매 어머니는 "한 해동안 생계 때문에  아이들을 잘 챙겨주지 못해 미안했다"면서 "내년에는 더 사랑하고 아끼며 건강하게 지내달라"고 아이들에게 당부했다. 아이들은 엄마 주변에 모여 "엄마 사랑해요", "고마워요", "내년에는 더 잘할게요"라고 답했다. 

   
▲ 산타와 춤을 추는 세진이(2013.12.2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황세진 어린이 집 달력..."크리스마스 때 산타온다"(2013.12.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산타와 요정들은 6남매 집을 방문하기 전인 오후 5시, 대구 동구 신암1동 비탈진 골목길에 살고 있는 9살 황세진 어린이의 집을 찾았다. "세진아 놀자"라는 소리가 갑자기 들리자 빨간색 리본을 머리에 달고 방에서 나온 세진이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사슴뿔을 단 요정과 수염 기른 산타를 쳐다봤다. 산타가 "호호호 세진아 안녕? 공부도 열심히 하고 어머니와 함께 봉사도 많이 다녔다고 들어서 상을 주러 왔단다"라고 말하자, 세진이는 놀랐는지 "고맙습니다. 산타할아버지"라고 말하고 눈물을 흘렸다.

고사리 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자 옆에 있던 세진이 어머니가 "왜 울어. 산타할아버지 보고 싶다고 했잖아"라며 세진이를 안고 달랬다. 산타를 믿는 세진이는 12월이 되자 거실 큰 달력 25일 날짜 아래 동그라미를 그리고 '크리스마스 때 산타온다'라고 적었다. 요정들이 세진이를 달래며 풍선으로 만든 날개를 달아주고 캐럴을 불러주자 세진이는 울음을 그치고 웃음을 지었다.

   
▲ 민준이네 집에서 촛불을 들고 캐럴을 부르는 요정들(2013.12.2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오후 4시쯤 산타와 요정들은 신암1동 오래된 연립주택 2층에 사는 4학년 김민준 어린이의 집을 찾아 성탄선물을 전해주기도 했다. 가세가 기울어 온 가족이 이 동네로 이사온 민준이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지 산타와 요정의 질문에도 말 없이 방바닥만 쳐다봤다. '축구선수'가 꿈인 민준이에게 산타가 축구공을 선물하자 그제야 민준이는 씨익 웃으며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커줘 고맙다. 미안하고 사랑한다. 내년에도 잘 부탁해"라고 말하며 민준이를 꽉 안았다.

   
▲ '2013 사랑의 몰래산타 대구운동본부 발대식'(2013.12.24.동대구역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탄절을 맞아 산타로 변신한 대구지역 대학생 등 시민 870여명이 저소득층 가정을 찾아 성탄 기쁨을 나눴다. '함께하는대구청년회', '대구청년센터', '신나는효목지역아동센터' 등 1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2013 사랑의 몰래산타 대구운동본부(본부장 박석준)'가 24일 오후 올해로 6번째 '사랑의 몰래산타'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대구 동・북・달서구, 경산시 등 모두 4곳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400여명의 어린이, 홀몸노인 40가구, 지역아동센터 3곳 등 모두 250여가구를 찾아 선물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3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발대식을 한 뒤, 8~13명 정도로 이루어진 조가 자신들이 방문할 가정이 있는 지역으로 흩어지며 시작됐다. 각 조는 오후 4시부터 3~5곳의 가정을 방문해 준비한 공연을 하고 선물을 나눠줬다. 비용은 자원봉사자들이 2만원씩 모아 준비했으며,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는 책, 학용품, 장난감을 노인이 있는 가정과 기관에는 양말, 휴지 등 생활필수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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