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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슬픔에, 이 슬픔에도...가슴이 터집니다
[세월호 침몰] 김영민 / 모두가 아파하는 대참사, 우리를 더 슬프게 하는 언론과 정치
2014년 04월 18일 (금) 10:50:49 평화뉴스 pnnews@pn.or.kr

아무 죄 없는 아내에게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쏘아 붙입니다. ‘지발 TV좀 꺼라!’고 발악하듯 외쳤습니다. 시간 시간 마다 메뚜기 제철 만난 듯 방송에서 떠드는 소리가 참 아프게 들립니다. 서해안 여객선 사고로 300에 가까운 우리의 내일의 기둥들이 목숨을 잃거나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칡흙같은 어둠속에서 헤매고 다녀야 하는 모습이 끔찍합니다.

시시각각 기울여져가는 배의 모습, 그곳에 매달리기 위한 구조원들의 사투, 실낱같은 희망의 끈이라도 붙들고 싶은 가족들의 울부짖음…… 그리고 무엇보다 가슴 아픈 마지막으로 주고받았던 문자의 내용이 이 하루 우리나라 전체를 울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런 혼돈과 혼란의 와중에서 뉴스라는 이름으로 보험사의 광고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찌라시(?) 보다 못한 언론의 모습이나 사고를 당한 고통에서 헤어나지도 못한 구조된 학생에게 친구의 사망여부를 묻는 철부지도 아닌, 그러나 철부지 보다 못한 기자의 태도가 아픈 자리를 더 세게 후려 파내고 있습니다.

   
▲ 조선일보 온라인판 기사 화면 갈무리 / 사진 출처. 프레시안

이때다 싶어 선거꾼들은 앞장서 외칩니다.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 슬픔에 같이하며…….하며 할 수 있는 립 서비스를 다하면서 다른 효과를 노리는 모습이 구역질납니다. (전연 다른 상황입니다만 경북의 모 군수의 경우 지역의 산불로 인해 후보경선 경쟁을 포기하고 군수의 직에 다시 돌아와 사고를 수습하는 모습이 보도되었습니다)

이런 대 참사가 일어나는 것은 왜? 라는 질문으로 답변이 가능한 질문일까요?
정말 이렇게 모든 사람을 아프고 아프게 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요?

2003년 우리는 대구의 지하철에서 기억하기도 싫은 일을 당했습니다. 그때 보도들의 문제에 대하여 한국기자협회는 ‘재난보도 준칙’을 만들었습니다.

그 첫째가 ‘인명구조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취재할 것’, 이어 ‘위기상황에 대한 심리적, 정신적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데 주력할 것’, ‘불확실한 내용은 철저히 검증해 유언비어의 확산을 억제하는 데 기여할 것’,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인터뷰 강요 금지’, ‘수집된 정보의 해당 전문가 검증’, ‘생존자, 사상자의 신상공개 자제’입니다만, 이번의 대 참변에도 이런 준칙이 있었는지도 망각한 채 서로가 앞질러 보도랍시고 떠들어 대고 있습니다.

기사의 속보성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의 수가 시간마다 바뀌고 죽은 사람, 산 사람의 명단이라고 자막에 줄줄이 나오는 모습은 그것을 보는 가족이나 친척, 이웃의 아픔은 도대체 아예 생각조차 할 필요도 없는 하찮은 것입니까? 

보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눈물이 흐르는 모습이 화면을 채웁니다.
모두가 아파하는 이 상황에 누군가는 특권을 누리고, 누군가는 피를 토하는 절규로 부르짖습니다.

   
▲ <한겨레> 2014년 4월 18일자 1면 / '세월호 실종자 무사 귀환 기원 촛불문화제'가 열린 17일 저녁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한 어린이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안산/뉴시스.

그런 가운데도 과자를 먹다가 다 토할 만큼 쇼크성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어린이가 왜 대통령 옆에 있는지, 막 구조되어 충격에 빠져 있는 아이를 동원한 대통령의 이미지 정치를 위한 쇼에 역겨움이 더해집니다. 이 슬픔과 아픔을 이리 이용하는 모습이 엄마의 마음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생 속에 가슴이 터집니다. 

오, 하늘이시여. 이런 아픔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일이지 지금 꽃 보다 붉게 피어날 젊은이들에게 물어야 할 몫이 아닙니다. 이런 슬픔은 오늘의 세상 사람들이 만들었고, 오늘의 어른이라는 자들이 저지른 일이지 내일을 향한 꿈들이 저지른 일이 아닙니다. 그들을 위로 하소서. 그들의 가족과 이웃, 벗들을 위로하소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소서!

   





[기고]
김영민 / 한국YMCA전국연맹 협동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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