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홈플러스, 비정규직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1.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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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ㆍ칠곡점 노조 "부당인사, 꺾기, 막말, 노동탄압...갑의 횡포" / 사측 "사실무근"


대구지역 홈플러스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홈플러스 대구 성서ㆍ칠곡점 노조는 "사측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를 벌이고 있다"며 "자체 해결하지 않으면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낼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홈플러스 대구 칠곡점(2015.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홈플러스 대구 칠곡점(2015.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조는 부당노동행위 사례로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업무를 이동시키는 강제인사발령"과 ▶"계약서상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출근시키거나 일찍 퇴근시켜 그 시간만큼의 임금을 적게 주는 강제조퇴 이른바 '꺾기'" ▶"노조 가입자를 상대로 한 '막말'과 '감시' 등의 노조탄압"을 꼽으며 "대형마트 업계 1, 2위를 다투는 홈플러스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갑의 횡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 성서점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 40대 여성 A씨는 올해 1월 본인이 원하지 않는 업무로 강제인사발령 조치를 당했다. A씨는 2012년부터 홈플러스 인터넷 마트에서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직접 장을 봐 카트와 비슷한 트롤리에 담는 피킹(Picking) 업무를 해왔다. 

그러나 A씨는 올 1월 디스패처(Dispatcher) 업무로 인사발령이 났다. 이 업무는 배송 물건을 주소에 따라 배송기사에게 전달하는 택배 상하차와 비슷한 일이다. 쌀포대, 과일박스 등 무거운 물건이 많아  남성이 하던 업무다.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트롤리에 담는 홈플러스 칠곡점 직원(2015.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트롤리에 담는 홈플러스 칠곡점 직원(2015.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같은 홈플러스 성서점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캐셔(CS)' 4명도 양씨와 비슷한 일을 당했다. 인사발령이 난 5명 중 4명은 노조에 가입한 비정규직이다. 특히 이 가운데 1명은 노조 탈퇴서를 노조에 제출했다. 때문에 노조는 "사측이 조합원만 상대로 강제인사발령을 내 노조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칠곡점에서는 '꺾기', '막말', '감시'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노조는 상품 진열과 가격표를 바꾸는 가공일용 비정규직 노동자 20여명을 상대로 사측이 강제조퇴인 '꺾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이 업무는 아침 7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오전반,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 오후반으로 나눠 일한 시간에 맞춰 임금을 준다. 하지만 일이 늦어지면 이를 다음 날 근무시간으로 대체해 출근을 늦추는 대신 추가수당을 주지 않는다. 약속된 임금을 차감해 지급하는 엄연한 불법이다.

손님 물건을 계산 중인 홈플러스 칠곡점 캐셔(2015.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손님 물건을 계산 중인 홈플러스 칠곡점 캐셔(2015.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노조 가입자들만 월 9회의 휴무 중 하루도 원하는 날짜에 쉴 수 없고, 항상 감시를 받으며 일하고, 노골적 시비와 막말에 시달린다"면서 "스트레스, 신경쇠약, 생리불순, 두통을 겪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노조는 본사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노사 화합의 시간을 갖자"는 답변만 돌아왔다. 때문에 칠곡점 노조는 경찰에 집회 신고를 내고 홈플러스 칠곡 규탄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유종철 홈플러스 노조 조직국장은 "홈플러스 대구 성서ㆍ칠곡점의 부당노동행위는 지난해부터 제기됐지만 사측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아 의도적 노조탄압 의혹이 짙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갑의 횡포를 멈추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을 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대구 성서점(2015.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홈플러스 대구 성서점(2015.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효원 홈플러스 성서점 인사과 파트장은 "3차례에 걸친 면담을 통해 조사한 결과 노동탄압이나 부당노동행위는 없었다"면서 "노조의 일방적 주장이다. 인사발령은 정상적 절차로 이뤄져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 김광종 홈플러스 칠곡점 인사과 파트장도 "사실관계를 확인해봤지만 노동탄압 사실은 전혀 없었다"면서 "노조의 주관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지역 홈플러스는 모두 9곳으로 노조는 성서ㆍ칠곡점 2곳 밖에 없다. 성서점 전체 직원은 260여명으로 정규직은 60여명, 2백여명은 비정규직이다. 노조 가입자는 70여명이다. 칠곡점 전 직원은 203명이고 정규직은 30여명, 비정규직은 170여명이다. 노조 가입자는 20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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