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8개 구.군, '비정규직' 무기직 전환 연평균 1명뿐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1.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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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달서구 0명, 남·수성구 1명, 동구 3명 전환...전체 직원 4명 중 1명 '비정규직'


대구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의 비정규직에 대한 무기계약직 전환율이 연평균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달서구는 지난 3년 동안 한 명도 전환시키지 않았고 남구와 수성구는 1명만 무기직으로 전환시켰다.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청소노동자(2015.1.20)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청소노동자(2015.1.20)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고용노동부 공공부분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과 대구시 인사과의 2012년, 2013년, 2014년까지 3년간 연말 인사자료를 보면, 대구지역 8개 구.군청은 지난 3년에 걸쳐 연평균 1명에 불과한 비정규직을 무기직으로 전환시켜왔다. 비정규직 대상에는 기간제와 단시간, 파견, 용역 직종이 포함됐다.

특히 달서구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7명의 비정규직을 무기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3년 동안 한 명도 전환시키지 않아 대구 기초단체 중 전환율이 가장 저조했다. 남구, 수성구는 각각 4명과 13명을 무기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1명만 무기직으로 전환했다.

북구는 같은 시기 55명을 전환하려 했지만 현재까지 9명만 전환하는데 그쳤다. 동구도 15명에 대한 무기직 전환계획을 세웠지만 전환실적은 3명에 불과하다. 달성군청은 모두 18명을 전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14명을 전환시키는 동안 4명은 여전히 비정규직으로 남았다. 중구는 14명 중 11명만 전환시켰다. 서구만 3년간 5명 전환 계획을 모두 이행했다. 8곳 중 1곳만 전환계획을 지킨 셈이다.

2014년 대구 기초단체 비정규직 비율·3년간 무기직 전환실적 / 자료. 고용노동부 공공부분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
2014년 대구 기초단체 비정규직 비율·3년간 무기직 전환실적 / 자료. 고용노동부 공공부분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

정부 정책에 따라 모든 공공기관은 정규직은 늘리고 비정규직은 줄여야 하지만 대구 기초단체들은 이 노력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3년 '공공기관 비정규직 전환 대책'을 발표하고 공공기관에서 2년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올해까지 무기직이나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각 단체에 지시했다. 하지만 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에 각 기관이 전환계획을 제출하고 이를 위반해도 패널티가 없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역 노동지청에서 연말 점검을 받는 게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연말 기준 대구 기초단체 평균 비정규직 비율은 26%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꼴로 비정규직인 셈이다. 특히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곳은 수성구로 2012년 전체 직원 869명 중 39.1%인 340명, 2014년에는 928명 중 40%인 372명이 비정규직이다. 두 번째로 많은 곳은 달서구로 2012년 956명 중 45.9%인 439명이 비정규직이다. 지난해 38%로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동구는 2012년 815명 중 35%인 290명, 지난해 848명 중 31%인 271명, 달성군은 2012년 705명의 40%인 287명, 지난해 751명 중 29.6%인 223명이 비정규직이었다. 남구와 서구, 중구의 지난해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28%, 22%, 21%였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이 가장 적은 곳은 북구로 지난해 934명 중 21%인 199명이 비정규직이었다. 그러나 동구, 서구, 달서구, 달성군을 뺀 4곳의 비정규직 비율은 3년간 높아졌다. 남구가 3년간 5% 증가해 가장 높았고, 북구 4%, 중구 3%, 수성구는 1% 늘었다.

2012년 대구 기초단체 비정규직 비율 / 자료. 고용노동부 공공부분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
2012년 대구 기초단체 비정규직 비율 / 자료. 고용노동부 공공부분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

최창수 달서구 기획조정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 담당자는 "추가 예산이 많이 들어 전환이 어렵다"고 22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8개 구.군청 가운데 재정이 가장 열악해 비정규직에 대한 무기직 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접근하다보니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 그러나 돈 문제가 가장 크기 때문에 올해도 전환을 장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배 수성구 기획조정실 조직정원관리 담당자는 "국비지원 사업은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해 기초단체 부담이 없지만 구 사업 인건비는 전액 기초단체가 떠안아야 해 부담이 크다"며 "비정규직 1인당 인건비는 연평균 1,400만원이지만 무기직 전환시 2배 많은 2,800만원이 든다"고 했다.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기초단체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 지침이기 때문에 순차 전환 계획을 갖고 있다"며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공공부분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에서 전국 공공기관 비정규직 수를 공개한다 / 자료. 고용노동부 공공부분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
고용노동부는 매년 공공부분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에서 전국 공공기관 비정규직 수를 공개한다 / 자료. 고용노동부 공공부분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

한편, 정부는 해마다 연말 기준 전국 공공기관 비정규직 비율을 전수 조사해 '고용노동부 공공부분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 사이트에서 각 기관의 비정규직 수와 전환계획, 전환실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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