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 꿈꾸는 장애인....대구시 정책은 '지지부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4.06 18: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영진 대구시장, 320명 '탈시설화' 약속하고도 자립은 4명뿐..."점차 확대" / "전면 이행"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해 6.4지방선거 당시 사회복지 시설에 사는 장애인 320명에 대한 '탈시설'을 협약했지만, 현재까지 시설에서 나와 자립한 장애인이 4명에 불과해 장애인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장애인지역공동체와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등 대구지역 36개 단체가 참여하는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장애인연대)'는 6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 320명에 대한 탈시설화는 권영진 시장이 420장애인연대와 직접 협약한 사항"이라며 "권 시장은 즉각 장애인들의 자립생활권리를 위한 탈시설화 약속을 전면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여기서 함께 살자' 피켓을 든 시민들(2015.4.6.대구시청)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여기서 함께 살자' 피켓을 든 시민들(2015.4.6.대구시청)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지난해 6.4지방선거 당시 권영진 시장은 '기존 대규모 장애인 생활시설의 소규모화', '신규 장애인 수용시설 설립금지' 등 '중장기적인 장애인 수용 생활시설의 폐기 정책을 수립한다'는 정책 협약을 420장애인연대와 맺었다. 특히 대구지역 8개 구.군에 있는 장애인 수용시설에 사는 장애인 1,600여명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장애인 320명의 탈시설화를 통한 자립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권 시장 취임 1년 가까이 되는 4월 현재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은 4명에 불과하다. 대구시가 올해 계획한 탈시설 장애인도 고작 8명이다.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에 대해 1인당 연간 5천만원, 모두 3년에 걸쳐 자립 지원을 하기로 했지만 대구시의 탈시설화 정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달성군 가창면에는 신규 장애인 수용시설 건립까지 확정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권 시장 취임 전인 2012년 확정된 사업', '달성군청 권한이기 때문에 대구시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권 시장이 약속한 신규 시설 금지 협약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반발은 거세다. 

'2015년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선포 기자회견'(2015.4.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15년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선포 기자회견'(2015.4.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와 관련해 420장애인연대는 "이 사회에서 장애가 중하면 중할수록 생존하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한 곳, 아무리 싫어도 가족이 죽고 난 뒤 맡겨질 수밖에 없는 한 곳이 수용시설"이라며 "그러나 연달아 이어지는 지역 장애인 죽음과 시설에서의 인권침해는 하루 이틀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수용시설은 장애인 삶을 현실에서 격리시킨다"며 "한 사람의 인간으로 지역에서 함께 살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 시설에 장애인을 살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구시는 지역에 등록된 장애인 12만여명 가운데 1,600여명이 장애인 수용시설에 살고 있다"며 "이는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비율로 대구시의 장애인 정책이 장애인을 그저 시설에 가두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장애인 320명 탈시설화 전면 이행 ▷달성군 신규 장애인 시설 확충 중단 ▷탈시설을 통한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 보장을 촉구했다. 박명애 420장애인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대구 장애인도 답답하고 자유없는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시민들과 함께 어울려 살고 싶다"며 "권 시장은 돈 타령만 하지 말고 즉각 협약을 전면 이행해 자립을 꿈꾸는 장애인들의 탈시설화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탈시설 약속 즉각 이행하라' 피켓을 든 장애인들(2015.4.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탈시설 약속 즉각 이행하라' 피켓을 든 장애인들(2015.4.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박주국 대구시 장애인복지과 과장은 "일시에 3백여명에 이르는 장애인들을 아무 준비없이 자립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매년 계획과 대책을 세워 점차적으로 탈시설 장애인 수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3년간 지원을 한다 해서 장애인들이 그 이후에 완전한 자립을 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며 "예산부족도 문제지만 그 부분이 더 큰 고민거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오는 10일 대구시청 앞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7년 규탄 기자회견'과 '탈시설투쟁 선봉대 탈/선 발대식'을, 17일에는 '탈시설 촉구 결의대회'를 연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