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일대에 상설 실내무료급식소 '희망나눔의집'이 문을 연다. 신세계백화점 입점으로 문 닫은 거리급식 대체를 위해 대구시와 시민단체가 장소 마련에 나선지 10개월만이다.
구세군동대구상담센터(센터장 강원중)는 오는 15일 오전 11시 대구시 동구 신천3동 새마을금고 지하1층에서 노숙인과 쪽방주민, 독거노인 등 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상설 실내무료급식소 '희망나눔의집' 개소식을 갖는다.
희망나눔의집은 70평 규모로 한번에 1백여명이 식사를 할 수 있다. 첫 급식은 15일 낮부터 시작해, 점심은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저녁식사는 오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제공한다. 또 무료 법률상담, 복지프로그램, 인문학교육, 웃음치료도 진행한다. 희망나눔의집 운영은 구세군동대구상담센터가 맡고, 대구쪽방상담소(소장 장민철)와 대구예수사랑회(회장 김원흥)를 비롯한 여러 단체도 급식소 이용과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동안 동대구역 일대 무료급식은 지하철 1호선 동대구역 골목길에서 이뤄졌다. 하루 평균 2백여명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그러나 백화점 공사로 거리 급식을 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대구시와 시민단체는 지난해 10월부터 장소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백화점 입점으로 땅값이 오른데다, 실내급식소 장소로 거론된 동대구역사 지하 빈공간도 대구도시철도공사가 불허해 장소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구세군동대구상담센터가 자체 실내무료급식소 사업을 위해 신천3동의 한 건물을 임대하면서 같은 목적을 가진 희망나눔의집에 장소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운영비와 인건비는 한국가스공사가 지난 5월 사회공헌사업 일환으로 5억9,100만원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면서 해결됐다. 전체 기부금 중 1억5,500만원이 '희망나눔의집 설립 지정기탁사업'으로 확정돼 3년간 지원된다.
이에 따라 동대구역 야외무료급식소를 찾던 이들은 동대구역과 600m 떨어진 새로 생긴 실내급식소에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눈과 비를 맞아가며 거리에서 밥을 먹는 일은 없게 됐다.
강원중 구세군동대구상담센터장은 "실내무료급식소를 무사히 열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단순히 밥 먹는 곳이 아니라 법률상담, 웃음치료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소외된 이웃의 복지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여러 단체들과 '협의회'를 꾸려 많은 사람들이 폭넓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장도 "노숙인과 쪽방주민들을 위한 무료급식 뿐 아니라 다양한 복지프로그램도 제공해 자존감 회복에 힘쓸 것"이라며 "공동운영 참여단체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사장 이승훈) 사회공헌팀도 "대구에 본사를 옮기면서 실내무료급식소 개설은 가장 우선순위에 있던 지역협력사업"이라며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더 살기 좋은 대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5년 현재 대구에는 48개의 무료급식소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동대구역과 대구역, 수성못, 달성공원 등 이용자가 많은 대표 무료급식소는 여전히 야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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