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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밥 한끼...'거리'가 아닌 '실내 무료급식소' 절실
토론 / 대구 무료급식소 48곳 대부분 야외..."실내 설치" 한 목소리, '운영' 방식은?
2014년 10월 29일 (수) 16:26:59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노숙인과 쪽방주민, 독거노인 등 경제적 약자를 위한 '실내무료급식소' 설치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대구에서 열렸다. 1997년 금융위기 후 대구에도 많은 무료급식소가 생겼지만 대부분 역, 광장, 길거리 등 야외에서 이뤄져 "인권보호" 차원에서 실내에 생겨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지방선거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이 "실내무료급식소" 공약을 내세워 이 같은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 '경제적 약자를 위한 실내무료급식소의 설치방안 정책 토론회'...(왼쪽부터)류제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구지부 소속 변호사, 노태맹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 엄창옥 대구사회연구소장, 김규학 대구시의회 의원, 서창호 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 고동현 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 실장(2014.10.29.국채보상운동기념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운영위원장 송필경)>는 28일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경제적 약자를 위한 실내무료급식소의 설치방안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현시용 대구노숙인종합지원센터 소장이 발제자로 나섰고, 패널로는 서창호 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 류제모(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구지부) 변호사, 노태맹(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 고동현 '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 실장, 김규학(문화복지위원회) 대구시의원이 참여했으며, 시민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창옥 대구사회연구소장 사회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차가운 거리에서 한끼...서울ㆍ수원시 '실내 무료급식소' 설치

대구시 보건복지국에 따르면 대구에는 48곳의 무료급식소가 있다. 이 중 복지법인은 14곳, 종교단체는 17곳, 사회단체는 6곳, 복지관은 9곳, 개인은 2곳을 운영한다. 대구시가 지원하는 곳은 9곳뿐이다. 특히 대구역과 동대구역, 반월당역, 수성못, 두류공원 등 대표적 급식소는 야외에 있다.

때문에 급식소 이용자들은 비나 눈을 피할 처마 하나 없이 거리에 서거나 차가운 바닥에 앉아 급히 한 끼를 먹어야 한다. 또 행인들의 시선 속에 낙인효과의 상처까지 입는 때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와 수원시는 최근 실내무료급식소를 건립했다. 서울시는 건물을 매입하고 운영은 민간에 맡겨 노숙인들을 고용했고, 경기도는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지를 이용해 실내무료급식소를 지었다. 대구에서도 6.4지방선거부터 논의가 이뤄져 당시 시장 후보들이 앞다퉈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 대구역 뒷 골목 야외무료급식소(2010.1.10)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토론 참석자 대부분은 "인권보호"와 "사회복지" 차원에서 지자체가 실내무료급식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에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용 기준'과 '세금 지원 여부'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실내 무료급식소' 설치는 당연...운영은 누가?

남기철 동덕여대 교수는 "야외급식소 이용자들은 벽을 보고 밥을 먹는다"며 "낙인효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실내 설치는 너무 당연하다"면서 "가능하면 봉사 차원에서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것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또 ▷"한 끼 해결을 위한 역할뿐 아니라 경제적 약자들이 주류 사회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 ▷낙인효과 방지를 위한 대안도 마련해야 하며 ▷적절한 품질과 양의 급식을 제공할 ▷안전한 급식소도 지어야 한다고 했다.

현시웅 대구노숙인종합지원센터 소장도 남 교수와 의견을 같이 했다. "대구의 대부분 무료급식소가 거리에서 이뤄져 이용자들의 자존감을 깨고 있다"며 "배고픔을 해결할 밥의 문제는 노숙인에게 생명과 같은 일이기 때문에 감수하지만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더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때문에 "대구에도 서울이나 수원과 같은 실내 설치가 시급하다"면서 "지자체 단독 운영이 어려우면 관이 주도하고 민이 운영을 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했다. 또 "경제적 약자 대부분이 교통 약자이기도 하다"면서 "실내무료급식소를 설치하려면 무료 지하철 이용이 가능한 역사 주변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현시웅 대구노숙인종합지원센터 소장(2014.10.2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서창호 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단순 식사 제공 측면만 강조되는 현재 대구 무료급식소는 문제가 있다. 거리에서 배급이 진행돼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침해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앞으로 대구에 실내무료급식소가 설치되면 단순 급식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있는 종합지원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서 집행위원장은 최근 신세계의 동대구역세권 개발로 인해 그 동안 동대구역 광장에서 이뤄지던 무료급식소가 존폐 위기에 놓인 점을 언급하며 "민간단체 자력으로 운영하는 야외급식소 취약점이 그대로 노출돼 실내급식소 설치가 절실하다"고 했다.

권영진 시장도 '실내 무료급식소' 공약..."인권ㆍ자활을 위해"

류제모 변호사는 "경제적 약자들의 인간다운 생활과 생명보전을 위해 사회적기본권으로 무료급식수급권을 인정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며 "여기서 더 나아가 최소한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길 거리에서 급식을 진행하는 것보다 실내에 급식소를 설치해 낙인효과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이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져야할 책임"이라고 말했다. 

노태맹 의사는 "권영진 대구시장은 6.4지방선거 당시 실내무료급식소에 대한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면서 "설치 자체는 정당성을 얻었으니 어떤 방식으로 만들것인지를 대구시가 전향적 자세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구시와 시의회,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가 돼야 한다"며 "보편적 인권차원에서 이용 기준을 만들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지원할 수 있는 실내무료급식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동현 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 실장은 경기도 수원시의 실내급식소 설치 사례를 들어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 2013년 실내급식시설 계획을 발표하고 1년만에 급식소를 완공했다. 당시 경기도는 거리급식이용자들의 자존감 상실, 근로의욕 저하, 장기 노숙인 양성, 비위생적 급식환경을 설립 이유로 들었다. 고 실장은 "대부분의 노숙인들이 실내무료급식소에 만족하고 있다"면서 "거리급식을 이용하면 주저앉고 싶을 때가 많아 일할 마음도 사라졌었다"고 했다. 때문에 "대구에도 하루 빨리 실내급식소가 생겨야 한다"면서 "자활을 유도할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규한 대구시의원도 "경제적 약자들의 인권보장 차원에서 실내무료급식소 설치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자체는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자활교육을 벌여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한정된 재원으로 꼭 필요한 복지대상자에게 지원하는 선별적 복지도 필요하다. 무료급식소 실내 설치는 앞으로 더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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