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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할머니 70년 고통, 끝끝내 외면한 굴욕의 역사"
대구 시민단체 "한·일 위안부 합의, 피해자와 국민 배신한 야합" 규탄 / '소녀상' 이전, 66% "반대"
2015년 12월 30일 (수) 16:37:00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지연 인턴기자 pnnews@pn.or.kr

   
▲ '졸속합의...백지화'를 촉구하는 대구 시민들(2015.12.3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면죄부', '졸속 굴욕합의', '그 협상 굴욕이다', '70년 한이 고작 10억엔', '차라리 가만히 있었으면'

30일 대구시 중구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 한·일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안을 비판하는 다양한 내용의 피켓이 세워졌다. '사과 다신 안한다는 사과, 이게 뭔 사과냐', '일방적 합의 원천무효', '대통령은 어디 사람이냐' 등 대부분이 피해자를 무시하고 합의한 우리 정부를 겨냥한 날선 말들이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피해자 할머니들이 지난 수 십여년간 요구한 진정한 공직 사죄와 법적 배상을 외면하고, 오히려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 이전 등을 조건으로 위안부재단 지원금 10억엔을 받는 내용의 합의를 일본 정부와 맺어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소공원에 세워진 대구 평화의 소녀상 / 사진 제공. 소녀상대구추진위

특히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합의를 공식 비판했고, 야당 국회의원들은 국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합의안이라며 앞선 합의의 무효 확인과 재협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냈다. 국민들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66%이상이 이번 합의안에 포함된 소녀상 이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정부의 합의를 비판하고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구평화나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민중과함께' 등 16개 시민사회단체는 30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정부는 지난 28일 일본 정부와 맺은 위안부 문제 굴욕적인 외교야합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굴욕적인 야합 규탄 기자회견(2015.12.3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이들 단체는 "비록 일본 정부가 책임을 통감하며 아베 총리가 사죄한다는 뜻을 외무상이 대신 밝혔지만, 지난 25년간 피해자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법적 책임 인정과 사죄, 배상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규명, 교육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모호하고 불안전한 합의를 박근혜 정부가 맺었다"며 "피해자들을 배제한 채 한·일 정부가 정치적 거래를 통해 합의한 결과는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또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3억달러 무상자금과 2억달러 정부 차관을 받은 것으로 배상은 끝났고, 이번에 지원하는 10억엔은 배상금이 아닌 재단 지원금이라고 규정한 것은 고노담화 검증을 위배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라며 "위안부라는 인권침해 범죄 행위를 피해 국가인 우리나라가 사과조차 받지 않고 끝낸 굴욕적인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화해는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과 내용으로 가해자의 진정성이 피해자를 움직여 용서할 수 있을 때 성립되지만, 이번 합의는 어불성설격으로 가해자 입장에서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이라는 조건을 달았다"면서 "일본의 오만과 부당함에 장단을 맞춘 박근혜 정부의 모습은 역사의 굴욕"이라고 비난했다.

   
▲ 한일 위안부 문제 해결 합의안을 규탄하는 시민들(2015.12.30.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이어 "박정희 정권이 야합과 폭력으로 강행한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버리더니 똑같은 외교야합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덮고자 하는 박근혜 정부와 일본 정부의 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피해자들을 배제한 채 양국 정부가 최종 해결을 주장하는 것 또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명백한 월권행위이자 피해자들과 국민들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한 외교야합"이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의 진정한 우호와 평화를 위해 해결돼야 하고 피해자들이 한 명이라도 더 살아 있을 때 제대로 해결돼야 할 우선 과제지만 결코 원칙과 상식을 저버리고 시간에 쫓기듯 매듭지어선 안된다"면서 ▷"즉각 박근혜 정부는 피해자 인권 회복을 외면한 졸속 야합을 백지화하고 ▷일본 정부에 국가적 배상과 사죄를 주요 내용으로 재합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앞으로 이번 합의안에 포함된 우리나라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을 막기 위해 서울에서 천막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또 대구평화나비는 합의안 철회를 위한 홍보 활동을 대구 곳곳에서 진행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소속 야당 국회의원 10명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해결 합의 무효와 재협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 경북 포항 평화의 소녀상 예상도 / 사진 제공. 포항소녀상추진위

안이정선(60) 정신대시민모임 대표는 "경제성장을 외치며 선진국 대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10억엔을 받고 굴욕협상을 했다"며 "앞으로의 영향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눈앞이 캄캄해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가람(33) 대구평화나비 대표는 "할머니들의 70년 고통을 소통과 국민 인정 없이 진행한 야합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고 했고, 백현국(68)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정부는 민족의 아픔과 피해자의 눈물을 외면한채 자신들의 이익에만 급급해 졸속야합을 했다"면서 "우리 모두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번 한일협상 규탄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부 합의에 대해서는 대다수 국민들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9일 전국 19살 이상 국민 535명을 대상으로, 이번 합의안에 포함된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66,3%가 '반대한다'고 답해 '찬성한다'는 응답자(19.3%)의 3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3명 중 2명이 소녀상 이전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조사는 29일 전국 성인 53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50%)와 유선전화(5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고,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가중치 부여를 통해 통계 보정했다. 응답률은 4.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2%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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