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한일 위안부 합의, 할머니들 한 풀 기회"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1.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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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청년들과 간담회 "해결에 어느 정도 기틀 마련...옹호는 오해" / 시민단체 "인권의식 부족" 시위


반기문(72) 전 유엔사무총장이 처음으로 대구를 찾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옹호했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해자 할머니들이 한을 풀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는 맞지 않느냐"고 사족을 덧붙이면서 다시 합의안을 옹호하는 듯한 모호한 발언을 이어갔다.

위안부 합의에 대해 발언하는 반기문(72) 전 유엔사무총장(2017.1.1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위안부 합의에 대해 발언하는 반기문(72) 전 유엔사무총장(2017.1.1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반 전 총장은 18일 저녁 대구시 서구 내당동 한 식당에서 한국JC 청년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그는 "피해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어떻게든 한을 풀어야 한다. 무슨 말로 이분들의 한을 풀수 있겠는가. 최소한의 한을 풀 수 있는 방법이 합의라고 생각한다"며 "유엔사무총장 이전에 외교안보수석부터 누구보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아베)총리가 사과하고 일본 정부가 예산을 출연한 것은 과거 김영삼 정부 당시 아시아발전기금과의 차이"라며 "(위안부 문제)해결에 어느 정도 기틀을 마련한 셈"이라고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추켜세웠다. 

반 총장의 위안부 합의 옹호발언을 규탄하는 피켓시위(2017.1.1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반 총장의 위안부 합의 옹호발언을 규탄하는 피켓시위(2017.1.1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그러나 "언론과 국민들이 위안부 발언에 대해 상당히 오해하고 있다"며 "남을 어렵게 하고 사소한 실수를 확대하는 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최근 자신의 발언에서 빚어진 여론의 뭇매에 대해 언론 탓을 했다. 이어 "한국에 온지 6일째다. 첫날부터 못했다고 비난하는 것이 공정하냐"고 재차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반 전 총장은 최근 대권 행보의 일환으로 광주에 이어 대구를 찾았다. 가장 먼저 서문시장 4지구 화재현장에서 윤순영 중구청장과 윤형구 중구 도시관광국장으로부터 피해 상황과 대체상가 선정에 대한 브리핑을 보고 받았다. 이어 권영진 대구시장과도 짧은 시간이지만 만남을 가졌다.

반 전 총장이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장들과 악수하고 있다(2017.1.1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반 전 총장이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장들과 악수하고 있다(2017.1.1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서문시장에는 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반사모)과 반기문 서포터즈 등 4백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반 전 총장에게 환호를 보냈다. 80대 한 할머니는 "세계 대통령이 서문시장에 왔는데 당연히 보러 와야 한다"며 "미국에서 큰일을 하고 왔다. 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은 서문시장 근처에서 반 전 총장의 위안부 합의 옹호 발언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인순 시민모임 사무처장은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원하지 않는 합의를 옹호한 사람이다. 여성인권 의식이 부족하고 국제 외교사안에 올바른 판단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다른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피해자 할머니들을 울리면서까지 대통령을 하셔야겠냐"며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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