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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첫 '청소년노동인권조례', 의회 반대로 또 다시 무산
달서구의회, 상임위서 4개월간 보류되다 토론 없이 '부결'...대구시·수성구는 이달 말 본회의 통과 예정
2017년 06월 15일 (목) 19:11:34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jyeon@pn.or.kr

   
▲ 대형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2015.12.8)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 첫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가 의회의 반대로 또 다시 무산됐다.

대구광역시 달서구의회 복지문화위원회(위원장 이기주)는 지난 14일 '대구광역시달서구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지난 2월 상임위에서 ▷만9~24세로 규정된 청소년의 나이 ▷사업주에 대한 과도한 규제 등을 이유로 심사를 보류한 지 4개월만이다.

더불어민주당 김귀화(49) 달서구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는 청소년 노동인권 향상을 목적으로 노동환경 개선과 제도 마련, 구청장의 책무, 청소년의 권리, 청소년 노동인권 사업과 교육센터 운영, 민간협의체 구성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복지문화위 전체 의원 8명 중 7명이 참석해 토론 없이 표결한 결과, 찬성 1표, 반대 5표, 기권 1표로 최종 부결되면서 대구 첫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는 또 다시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 했다.

   
▲ 대구 첫 청소년노동인권조례를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귀화(49) 달서구의원(2017.6.15)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달서구의회 복지문화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2명, 자유한국당 5명, 무소속 1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앞서 조례안 심사 보류 당시 일부 보수단체가 '좌편향 우려', '경영권 침해', '투쟁의식화 교육' 등을 이유로 해당 상임위원들에게 조례안 부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청소년 노동인권 증진에 대한 조례는 서울,광주,경기,전남,충남 등 5개 광역시·도를 포함해 전국 17개 지자체에서 제정됐지만 대구·경북에는 한 곳도 없다. 그러나 달서구의회가 청소년 노동권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동안, 다른 지자체에서 비슷한 내용의 조례가 발의된 상태다.

김혜정(민주당.비례) 대구시의원이 14일 대표 발의한 '대구광역시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안'은 오는 20일 경제환경위원회 심사를 거쳐 30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석철(무소속) 수성구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구광역시 수성구 시간제 근로 청소년 등 취업보호와 지원에 관한 조례'도 14일 상임위를 통과해 오는 26일 본회의 의결만 남은 상태다.

   
▲ 달서구의회 문화복지위원회 / 사진 제공. 달서구의회

그러나 달서구의회는 오히려 조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기주 달서구의회 복지문화위원장은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대구시 차원에서 해야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 각 구별로 해야할 일이 따로 있고, 조례대로 교육기관이나 센터 만들기에는 예산확보 문제도 있다"면서 "시기적으로 이른 측면이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부결 이유를 전했다.

반면, 김귀화 의원은 "문제가 있으면 토론하고 수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 번 논의했다는 이유로 바로 표결에 부쳐졌다"면서 "소관 부서를 복지과에서 경제과로 바꿔 재상정하거나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조례 제정의 필요하다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일단은 대구시의회에서 조례가 통과되는 것을 지켜본 뒤 수정·보완해 재상정하겠다"고 밝혔다.

   
▲ 달서구 청소년 노동인권 증진을 위한 토론회(2017.6.15)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와 관련해 15일 오후 달서구의회 2층 회의실에서 김귀화 달서구의원, 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인권운동연대 등 주최로 대구 청소년 노동에 대한 실태와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김 의원을 비롯해 조은별 대구청노넷 조사연구팀장, 황용선 대구교육청 직업교육담당 장학관, 달서구청 황현구 경제과장, 조서환 평생교육과장, 안영신 교육인권단체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에서 조은별 대구청노넷 조사연구팀장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당국과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청소년 노동에 대한 기본적 의식개선 없이는 조례가 발의된다 하더라도 실효성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영신 활동가는 삼성 직업병, 특성화고 산재피해자 등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사회 구조적 문제 속에 구성원을 각자도생으로 내모는 국가나 지방정부의 기능은 사실상 정지된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조서환 과장은 "그동안 노동이라는 부분은 국가에서 사업을 관장해왔기 때문에 지자체는 관심을 두지 못 하고 있었다"면서 "이달 말 대구시에서 해당 조례가 통과된다면 전 구·군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후 기초단체에서 할 수있는 범위 내에서 함께 고민해나가겠다"고 했다. 황용선 장학관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한 학생들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편의점 담배판매대를 정리 중인 청소년 아르바이트 노동자(2015.12.8)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주민들도 참석해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장영옥(55.도원동)씨는 "성서공단으로 인해 지역 내 노동인구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달서구의회가 이 조례를 계속 부결시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다수의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지역민 신뢰를 저버리지 말고 청소년 인권조례를 반드시 통과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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