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일우 선양사업' 논란...민문연 "친일 행적 발견"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7.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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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기념사업회' 전시 이어 학술회 예정 "애국지사" / "친일단체 가담·신사 기부·천황 축하연 초대"


'KK 창업 90주년-대구를 이끈 이장가 사람들'(2017.7.14.공평네거리)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KK 창업 90주년-대구를 이끈 이장가 사람들'(2017.7.14.공평네거리)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 소남 이일우 선생
'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 소남 이일우 선생

대구시 중구 공평네거리 경북광유(KK) 주유소 건물에 '이장가 사람들' 7명의 흑백사진이 내걸렸다.

'KK 창업 90주년-대구를 이끈 이장가 사람들' 전시회는 '이장가(李庄家)'라 불린 지역 재산가인 이동진(李東珍)과 아들 이일우 등 후손들을 기리기 위해 '이일우기념사업회'와 그 후손들이 진행하고 있다.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일제에 저항한 이상화 시인도 그 후손으로서 나란히 전시돼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소남 이일우 선생에 대한 '친일 행적' 의혹 자료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지부장 오홍석)는 지난 13일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상상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남 이일우(小南 李一雨.1870~1936) 일가와 관련한 '이장가(李庄家) 기념사업' ▷순종어가길 기념사업 ▷수성못 '미즈사키린타로' 기념사업 ▷경북 포항 '구룡포 개척사'를 대구경북 지역의 대표적인 '역사왜곡' 선양사업으로 꼽고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민문연은 이 선생 친일 행적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 30여점을 첫 공개했다. 1911년 받은 비밀요구 서한('데라우치 총독이 대구역을 통과하니 시간을 어기지 말고 나와 환영하라'), 다이쇼천황3년(1914.4.11) 조선총독부 관보에 지방행정 부군참사(총독부 인가 지자체 정책보좌관)로 임명한 문서, 3.1만세운동 근절 단체 '대구자제단' 67인 발기인에 대구 대표 친일파 박중양과 이름을 올린 자료다. 

이일우 선생에 대한 '친일 행적' 의혹 자료들 / 자료 출처.민문연 대구지부
이일우 선생에 대한 '친일 행적' 의혹 자료들 / 자료 출처.민문연 대구지부

조선총독부 주도로 조직된 관변단체 '신궁봉찬회' 경북도지부위원 위촉장, 일제강점기 당시 대표적인 상징물 신사(神社)를 지역으로 확대하는 '대구신사조영봉사회' 조선인측 기부 문서, 일본 헌병의 감사 인사 엽서, 일본 천황의 생일인 '천장절' 축하연 초대장 등도 친일 행적을 입증하는 자료로 제시됐다.

이정찬 민문연 대구지부 사무국장은 "지자체와 민간에서 진행하는 일부 근·현대사 선양사업의 역사왜곡에 대해 여러번 비판했음에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이일우 일가에 대해 민관이 진행하는 소위 '이장가 기념사업'도 그 중 하나다. 친일단체에 가담하고 신사에 기부한 흔적은 있지만 뚜렷한 독립운동 증거는 없다. 친일잔재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부당한 사업은 끝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이일우기념사업회 한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오해에 불과하다"며 "소남 선생은 애국지사로서 계몽운동을 하고 독립운동가들을 지원했다. 친일을 했다는 것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일우기념사업회는 오는 10월 이일우 선생과 관련한 학술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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