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북미간 말 폭탄...文, 대화 필요성 먼저 제기해야"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8.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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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강연 / "최고수준 경제제재 효력 없었다...군사적 긴장 완화 확실한 방법은 新 베를린선언·경제협력"


정세현(72) 전 통일부장관은 "지금 북한과 미국 사이에 말 폭탄이 오가고 있다. 한국은 끊임없이 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세현(72) 전 통일부 장관이 '新 베를린 선언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2017.8.10.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정세현(72) 전 통일부 장관이 '新 베를린 선언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2017.8.10.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정세현 전 장관은 지난 10일 '김대중 대통령 8주기 대구경북 추모강연회'에서 "한반도 군사적 긴장감을 완화시킬 방법은 경제협력 뿐"이라며 "대북 제재가 무용임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북미간 싸움은 치킨게임이다. 언젠가는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며 "세계 평화수호자를 자처하는 미국이 북핵 문제에 나설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남북평화나눔운동본부, 노무현재단대구경북지역위원회, 더불어민주당대구경북시도당, 대구경북호남향우회 등 5개 단체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아 '新 베를린 선언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이날 강연은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교육센터에서 저녁 7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 전 장관은 "한반도 전쟁으로 대량의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하면 반드시 전쟁을 일으킨 나라에 대해 책임론이 나오게 돼있다"며 "대북 강경정책을 펴왔던 부시도 북한 제재가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회담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발언은 더 쎄지만 말싸움일 뿐이다. 전쟁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2017.8.10.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강연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2017.8.10.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 이후 북한이 미사일을 쏘니까 폐기를 이야기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며 "나라 일을 하려면 2~3수 앞을 봐야 하는데 눈 앞의 사태만 보고 판단하려 한다. 여름 한 철만 사는 매미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북미간 말폭탄이 오고가지만 대화의 시기는 반드시 오게 돼 있다"며 "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외교로 미국의 의도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제협력이다. 개성공단으로 휴전선 인근 수도권을 향한 장사정포가 북쪽으로 15km정도 올라갔다"며 "독일 통일에서 보듯 평화가 유지되려면 경제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북한을 향해서는 계속 문을 두드리고, 미국에는 전쟁은 안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제재의 무용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제재를 통해 북한을 춥고 배고프게 만들면 협상 테이블에 나오리라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며 "유엔안보리 결의를 통해 매번 역대 최고수준의 경제 제재를 받았지만 지난해 북한 경제 성장률은 3.9%이었다. 그렇게 틀어막았지만 제재 자체가 효력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新 베를린 선언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열린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의 강연(2017.8.10.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新 베를린 선언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열린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의 강연(2017.8.10.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또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간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한 것에 대해 "미국이 먼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가 이를 거절했다"며 "비핵화는 회담을 통해 얻어내야 할 결과다. 비핵화를 수용하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겠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보다 북핵 해결에 급하지 않다. 북한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북핵이 해결되지 않으면 끌려다니게 된다. 우리가 대화 필요성을 끊임 없이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김영삼 정부의 대통령비서실 통일비서관에 이어 1998년 김대중 정부 통일부 차관, 2002년 통일부 장관을 거쳐 2004년까지 노무현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현재 한반도 평화포럼 상임대표와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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