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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콜대기...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의 위험한 연장근무
간호조무사·방사선사·간호사 등 연장근무만 최대 월76시간, 뇌질환 등 산재 피해 발생
대구경북 노동계·정의당 대구시당 "생명 위협하는 무제한 노동, 근로기준법 59조 폐지"
2017년 08월 28일 (월) 22:12:13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경북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MRI실과 혈관중재실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인 40대 조모씨와 50대 강모씨. 두 사람은 모두 정해진 노동시간을 벗어난 연장근로로 인해 최근 병을 얻었다. 조씨는 허혈성 뇌혈관질환, 강씨는 뇌경색과 안면신경 이상에 걸리는 산업재해 피해를 입었다.

통상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5시 30분까지 일해야 하지만 응급환자들이 심야에도 검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른바 밤새 콜대기 '콜근무(호출업무)'로 인해 새벽 2시 30분까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다. 지난해 연장근무 시간만 최대 월76시간에 이른다.

칠곡경북대병원에서는 밤낮 돌아가는 방사선종양치료기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방사선사들이 위험한 연장근무에 노출돼 있다. 방사선사 김모씨는 8시간 노동 후에도 최대 월 60시간 연장근무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가 이어지자 대구지방노동청은 지난해 병원 측에 시간외 초과근로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연장근무는 이어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피폭 신고 한도를 넘었다고 경고한 뒤에야 병원 측은 연장근무를 주 2시간으로 줄였다. 하지만 최근 다시 연장근로시간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한 대학병원은 '방사선작업종사자 피폭관리 미수행'을 이유로 업무정지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 칠곡경북대학교병원 홍보동영상 캡쳐

보건업, 집배원, 버스 운전기사, 택배노동자, 영화 촬영 스태프, 사회복지사 등 주 12시간을 넘는 연장노동이 허용된 '노동시간 특례업종'. 이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59조가 국회에서 개정 논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역 노동계에서 "개정이 아닌 즉각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와 정의당 대구시당은 28일 대구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한 연장근로 특례조항 근로기준법 59조 즉각 폐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연달아 발생하는 노동자 사망 사고는 근로기준법 59조와 관련이 깊다"며 "새 정부가 일부 업종을 특례에서 제외하는 것은 다행이지만 축소만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이다. 축소가 아닌 폐기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 무제한 연장근로 '근로기준법 59조' 폐지 촉구 피켓(2017.8.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 즉각 폐지 촉구 기자회견(2017.8.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영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정책국장은 "불규칙적이고 반복되는 연장근무로 직원도 환자 생명도 위협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홍 집배원노조 대구경북본부 위원장은 "오늘도 서울의 한 집배원이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죽음을 부르는 악법을 폐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OECD 가입국 중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가 한국"이라며 "독일에 비하면 국내 노동자들은 넉달이나 더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질 임금은 OECD 평균의 3분2 수준"이라며 "전태일 열사의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외침이 여전히 유효한 사회"라고 비판했다.

1961년 박정희 독재정권때 도입돼 한 번도 개정되지 않은 근로기준법 제59조는 26개 특정직종에 대해 노사 서면 합의만 있으면 연장근무·휴식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집배원 과로사, 경부고속도로 버스참사 등이 이 같은 '무제한 노동'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때문에 정부와 국회는 지난달부터 26개 업종을 10개로 축소하고 9월 국회에서 최종 개정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병원노동자, 화물자동차 기사, 영화·방송노동자 등은 개정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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