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0월항쟁의 도화선, 9월 총파업 71년..."노동적폐 청산"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9.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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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1천여명 중앙로서 노동자대회...파업 중인 MBC·KBS노조와 해고투쟁 중인 아사히노조도 참석


9월 총파업.10월항쟁 71주년 대구노동자대회(2017.9.23.중앙로)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9월 총파업.10월항쟁 71주년 대구노동자대회(2017.9.23.중앙로)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10월항쟁의 도화선 '9월 총파업' 71주년을 맞아 노동자 1천여명이 "노동적폐 청산"을 촉구했다.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본부장 권택흥)와 10월항쟁71년행사위원회(공동위원장 권택흥·남은주·채영희)는 23일 대구시 중구 대구역 앞에서부터 중앙로역 앞 중앙대로 대중교통전용지구 300m 구간에서 '1946년 9월 총파업·10월항쟁 71년 정신계승 대구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날 노동자대회에는 오후 3시부터 2시간 넘게 진행됐으며 대구경북지역 노동자 1천여명이 참석했다. 집회 장소에는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며 분신한 고(故) 조영삼씨의 분향소도 마련돼 조문객을 받았다. 

71주년 대구노동자대회에는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조합원들을 비롯해 지역시민사회 인사들이 자리했으며, 뿐만 아니라 71년 전 10월항쟁의 참여자였던 강창덕 4.9인혁재단 이사장과 지난 1987년 노동자 대투쟁에 참여했던 이태광, 이정현씨가 당시를 회상하는 발언을 했다. 또 '공영방송 정상화'를 내걸고 20일째 공동 총파업 중인 전국언론노조 대구MBC지부와 KBS대구경북지부 조합원들도 자리했다.

이날 집회에는 노동자 1천여명이 참석했다(2017.9.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집회에는 노동자 1천여명이 참석했다(2017.9.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0월항쟁 참가자였던 강창덕 선생의 시 낭송(2017.9.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0월항쟁 참가자였던 강창덕 선생의 시 낭송(2017.9.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9월 총파업은 새로운 사회건설, 노동탄압분쇄, 민중생존권 쟁취를 걸고 일어선 투쟁으로 10월항쟁으로 확대된 사건"이라며 "당시 대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노동자와 민중 연대파업과 투쟁이 전개돼 전국적 항쟁을 불러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당시의 자랑스러운 대투쟁 정신과 역사를 계승하고 시대적 과제를 돌아보기 위해 집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촛불혁명으로 불의한 정권을 끌어내리고 정권교체를 했음에도 노동자와 민중을 짓밟은 세력은 여전히 청산되지 않은 채 군림하고 있다"며 "71년 전 노동자들의 삶을 도탄에 빠뜨린 미군정과 친일파들은 재벌과 독재후손으로 살아나 권력을 누리고 사드 배치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항쟁의 도시 대구 역사를 부활시키고 촛불혁명 정신을 이어 노동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면서 "노조할 권리 쟁취·비정규직 완전 철폐·노동자 민중을 위한 헌법개정 투쟁에 앞장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택흥 민주노총대구본부장은 "대구 노동자 임금은 전국 평균보다 40여만원이 적어 전국 꼴찌를 차지하고 있고 노조 가입률도 8%"라며 "지방권력과 결탁한 어용노조가 여전히 노동적폐 청산을 가로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촛불혁명을 통해 우리는 변화가 이상이 아닌 실현가능한 미래라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9월 총파업 정신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이어 노동적폐들을 청산해 나가자"고 말했다.

파업 중인 대구MBC 노조, KBS대구경북 노조도 집회에 참석했다(2017.9.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파업 중인 대구MBC 노조, KBS대구경북 노조도 집회에 참석했다(2017.9.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동윤 대구MBC 노조 지부장은 "경영진은 5년간 2백여명의 직원들에게 부당징계를 남발했다"며 "일 잘하는 PD, 아나운서, 기자를 스케이트장으로 면벽수행하는 텅빈 사무실로 보냈다"고 했다. 이어 "그 사이 MBC 경쟁력은 추락했고 국민의 사랑을 받던 좋은친구는 없고 엠빙신, 쓰레기 소리를 감내하며 살았다"면서 "그래서 총파업을 통해 언론적폐를 청산하고 공영방송을 살려내겠다"고 주장했다.

9월 노동자 총파업은 해방 후 미군정에서 억압받던 전국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말한다. 당시 대구에서는 대구역 네거리에서 시작해 태평네거리 경찰 발포로 이어졌다. 이들은 당시 대구의전도립병원에서 시체데모를 벌이며 행진했고 당시 중앙로 근처에 있던 대구경찰서에 집결해 집회를 벌였다. 이어 친일인사들의 주택이 있던 진골목을 습격해 취득한 물품을 달성공원에서 빈민들에게 나눠졌다. 이들은 삼덕네거리 인근 대구형무소에서 무력진압돼 구금됐다. 이 사건은 대구 10월항쟁 도화선이 됐다.

한편 10월항쟁행사위는 오는 29일 오후 7시 2.28공원에서 '10월항쟁 시민추모제 겸 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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