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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문 잠기고, 야간에 이용 불가...부실한 대구 무더위 쉼터
전체 936곳 중 대부분 은행·공공기관 저녁부터는 이용 불가 "인력 부족" / 타 지자체는 야간 확대 운영
2018년 08월 02일 (목) 07:19:47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jyeon@pn.or.kr

#1. 낮 최고기온 37.5도를 기록한 지난 1일,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무더위 쉼터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오후의 불볕더위를 피하려 이 곳을 찾은 시민들은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2. 중구 성내동의 한 경로당,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무더위 쉼터로 지정됐지만 누구도 이 곳이 쉼터인지 알지 못했다. 쉼터를 알리는 표식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3. 대구은행 수성구청 지점도 이달 말까지 시민들의 무더위 쉼터로 운영된다. 그러나 오후 5시 은행 영업 종료 시간이 되면 쉼터도 문을 닫는다. 야간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은 쉼터를 옆에 두고도 거리에서 열대야의 밤을 지새워야 했다.

   
▲ 대구 무더위 쉼터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노숙인들(2018.8.1)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하는 대구 무더위 쉼터(2018.8.1)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시와 대구 8개 구·군청이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가장 높은 한 낮에 문을 잠그거나 야간에는 운영조차 않는 실정이다. 또 쉼터를 알리는 표시도 제대로 되지 않아 지역 주민들조차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특히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무더위 쉼터 대부분 오후 6시 이후에는 문을 닫아 노숙인들이 찌는 더위를 거리에서 나고 있다. 밤 10시까지 확대 운영하는 곳은 12곳 중 5곳에 그쳤다.

평년보다 기온이 3~5도가량 높은 고온의 날씨가 한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잇따라 폭염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구시도 도심 온도를 낮추기 위해 수 억원을 들여 도로 물뿌리기를 확대하고, 시내 곳곳에 그늘막이나 쿨링포그(cooling fog.인공으로 물을 뿌리는 기계)를 설치했다. 그러나 쪽방 주민들과 노숙인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은 미흡한 수준이었다.

   
▲ 폭염 대비 살수차가 지나가고 있다(2018.7.27)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등록된 대구지역 쉼터는 전체 936곳이다. 대부분 공공기관 민원실이나 은행 지점, 복지시설 등으로 평일 오후 4~6시면 문을 닫는다. 한 평 남짓한 작은 방에서 선풍기 한 대로 버티는 쪽방 거주인이나 거처가 마땅히 없는 노숙인들에게는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낮 동안 잠시 무더위를 피하더라도 저녁부터는 다시 밖을 떠돌거나 좁은 방에서 밤을 지새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밤 중 온도가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서울·경기·대전·강원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쉼터를 야간에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경우, 실내 체육관을 개방해 저소득층 독거 노인에게 야간 무더위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대구시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야간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 2,26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48명이 숨졌다. 대구에서는 90명이 열사병, 탈수 등의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2명이 목숨을 잃었다.

   
▲ 대구 중구 대신동에 몰려 있는 쪽방촌(2018.7.27)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중구 대안동의 쪽방 주민 안모(45)씨는 "낮 동안에는 어디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밤에는 정말 숨 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한 50대 노숙인은 "요즘은 밤에도 습하고 더워서 공원이나 밖에서는 도저히 잘 수가 없다"며 "새벽까지 돌아다니거나 술을 마시다 잠든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가 지급하는 폭염 대비 물품도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무더위가 지난 중순 이후쯤에야 전달될 예정이다. 가장 더운 시기인 7월에서 8월 초에는 지원 자체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반면, 물이나 얼음, 식료품 등의 생필품은 대부분 후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량기 대구시 복지정책관 담당자는 "노숙인 쉼터는 낮에도 대부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야간 개방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 인력 문제로 24시간 개방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주성 자연재난과 담당자는 "예산 배정이 늦어져서 물품 구입도 늦어졌다"며 "최대한 빨리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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