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을 벗은 간호사들 작업복이 땀에 흠뻑 젖었다. 녹초가 돼 주저 앉았다. 말 할 힘도 나지 않는다. 서로 머리를 만져주고 마스크도 고쳐쓴다. 다른 팀이 방호복을 입고 병원 안에 들어간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의 의료 현장이다. 지난 달 21일 지정 후 동산병원은 일반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확진자 240여명을 받아 치료 중이다. 전국 최대 확진자가 나온 대구 특성상 매일 수 백명씩 확진자가 늘어나 입원 환자수도 매일 늘고 있다. 간호사 1인당 최대 20여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는 실정이다. 계속된 인력 투입에도 부족함은 끝이 없다.
지난 3일 병원 안팎에서 만난 의료진들은 며칠째 계속된 코로나19 감염병과의 싸움에 지쳐 보였다. 그럼에도 의료진들은 또 힘을 내 현장으로 돌아갔다. 확진자들을 치료하고 의심 증상 환자를 검사하느라 며칠째 집에도 못 들어갔지만 수 백통 손편지와 도시락 등 시민들 응원에 웃음을 짓는다.
김 간호사는 "힘들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며 "모든 의료진들이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내 역할은 하루빨리 환자들이 완치되고 이 사태가 끝나는데 작은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전신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은 계속해서 병원 안팎을 오갔다. 의료진들이 입은 '레벨D 방호복'은 통풍이 잘 안된다. 입고 2시간만 지나도 녹초가 된다는 게 현장 의료진들 설명이다. 실제로 방호복을 벗은 의료진들은 늘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진료 중 코피를 흘리고 탈진해 쓰러진 의료진도 있었다.
병원 비상대책본부 인근에는 전국 곳곳에서 시민들이 보낸 기부 물품이 박스채 쌓였다. 거점병원 지정 후 의료진들 수고가 알려지자 마스크, 손소독제, 도시락, 과자, 음료수에 정성스런 손편지까지 가 하루에도 20~30개씩 배달되고 있다. 병원 인근에는 시민들의 응원 현수막도 내걸렸다.
서영성 동산병원장은 "사태가 계속돼 의료진들 피로가 누적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기부, 응원, 봉사에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중보건의, 간호장교 등 정부가 70여명 의료인력을 지원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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