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빵과 장미를"
113년 전인 1908년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노동 환경 개선과 참정권 보장을 촉구하며 벌인 시위의 구호다. 빵은 생존권, 장미꽃은 인권을 상징한다. UN은 이 정신을 계승해 1975년부터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했다. 여성들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여전히 빵과 장미를 갈구하고 있다.
김미희 대구풀뿌리여성연대 대표와 송경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 최민혜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이날을 기념하는 여성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코로나로 우리 일상이 변했다"며 "여성의 삶은 이전보다 더 힘겹게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K방역 핵심 돌봄노동과 의료노동 70%는 여성에게 독박·성편향됐고, 코로나로 가정폭력과 디지털성폭력은 증가해 여성 인권의 후퇴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비정규직 여성들은 해고 0순위고, 여성의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20대 여성 자살률은 2020년 전년 대비 25.5%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 대책을 결정하는 주요 의사 결정 기구는 성편향적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지난해 87개국 코로나 대스크포스 115개 기구는 남성 85.2%, 여성 11.4%로 구성됐고, 의료기관 관리직 여성 비율도 30%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 결과 "코로나 극복으로 인해 여성, 약자, 소수자 문제는 더욱 축소되고 비가시화 되고 있다"며 "여성들은 일선에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지만 의사 결정의 권한은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113년 전 루트거스 광장에 울려퍼진 '빵과 장미를 달라'는 외침은 여전하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법은 성평등 사회를 지향하고 모든 국가 정책에 성평등 관점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성대회에서 이들은 여성 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 피켓 등을 들고 "성평등은 생존이다"라고 적힌 만장 퍼포먼스를 펼쳤다. '노회찬재단 대구모임' 박호석 공동대표 등 관계자들은 고(故) 노회찬 의원이 생전 세계 여성의 날마다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전달한 것을 기념해 지역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나눴다.
또 이날 지역 곳곳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잇따랐다. 오전 10시 30분 3.8 온라인 액션으로 3.8을 축하하는 온라인 화상회의, 인증사진 행사를 진행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대구여성노동자회는 대구백화점 앞에서 3.8세계여성의날 캠페인 '3시 STOP' 행사를 벌였다. 경주여성노동자회와 포항여성회도 구 신라백화점 앞에서 같은 행사를 했다. 대구풀뿌리여성연대는 이날 오후 7시 30분 대구풀뿌리여성연대 강의실에서 여성주의 영화 함께 보기 행사를 연다.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도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앞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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