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성평등 걸림돌' 주낙영 경주시장·김병욱 국회의원 선정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1.03.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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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김 의원 '나다움 어린이책' 동성애 차별 발언, 주 시장 '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책임자"
'성평등 디딤돌' 대구A복지관·포항시 직장내성희롱·성폭력 미투 당사자, 포항MBC 장미쁨·박성아 기자


김병욱 국회의원과 주낙영 경주시장이 대구경북지역 '성평등 걸림돌'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썼다.  

대구경북지역 33개 단체가 참여하는 '제27차 대구경북여성대회 조직위원회'는 3.8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지난 한해 동안 지역에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데 방해가 된 인물과 반대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한 인물을 뽑아 '성평등 걸림돌'과 '성평등 디딤돌' 수상자로 선정해 이날 발표했다.  

'걸림돌'은 무소속 김병욱(44.포항 남·울릉) 의원, 주낙영(59.국민의힘) 시장 등 공직자에게 돌아갔다.

대국여북 '성평등 걸림돌' 주낙영 시장, 김병욱 의원(2021.3.8.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국여북 '성평등 걸림돌' 주낙영 시장, 김병욱 의원(2021.3.8.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선정 이유에 대해 조직위는 김 의원의 성(性) 소수자 차별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2019년 여성가족부가 진행한 '나다움 어린이책' 사업에 선정된 도서에 대해 "동성애와 동성혼을 조장한다"고 말했다. 책 7종은 1970년대 출간돼 아동인권 교육자료로 활용됐다. 국제 엠네스티가 추천하거나 권위있는 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책들이지만, 김 의원은 이 책들이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말해 문제가 됐다.

조직위는 "시대착오적이고 낮은 성평등 인식을 바탕으로 한 발언"이라며 "성교육 발전을 몇 십년 전으로 후퇴시켰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젠더 감수성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오늘 날 김 의원을 성평등 걸림돌에 선정해 대구경북지역민들에게 부끄러운 국회의원이 되지 않도록 성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올해 1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뒤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또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1월 28일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았다. 김 의원은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해당 유튜브 채널 관계자들을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해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대구A복지관 직장내성희롱과 괴롭힘 2차 가해에 맞선 당사자, 포항시 직장내성희롱 사건 미투 당사자, 포항MBC 장미쁨, 박성아 기자 대구경북 '성평등 디딤돌' 수상(2021.3.8.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A복지관 직장내성희롱과 괴롭힘 2차 가해에 맞선 당사자, 포항시 직장내성희롱 사건 미투 당사자, 포항MBC 장미쁨, 박성아 기자 대구경북 '성평등 디딤돌' 수상(2021.3.8.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낙영 경주시장도 성평등 걸림돌상에 선정됐다. 주 시장은 경주시체육회 회장으로서 전 경주시 소속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고(故) 최숙현 선수 직장내 괴롭힘·폭행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됐다. 최 선수는 팀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하다가 지난 2020년 6월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조직위는 "주 시장은 최 선수 사망 사건 전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최고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발표를 외면했다"며 "그 결과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의 여자선수단이 해체돼 일자리를 잃었으며 피해자가 생존권과 노동권을 박탈당했다"고 지적했다. 대문에 "주 시장은 이제라도 사과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제대로된 자세로 사건에 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디딤돌'은 3팀을 뽑았다. 대구A복지관 직장내성희롱·괴롭힘, 2차 가해에 맞서 싸운 당사자와 포항시 직장내성폭력 사건 미투 당사자, 성평등 관점의 취재와 보도를 한 포항MBC 장미쁨·박성아 기자다.

선정 이유에 대해 조직위는 "보수적 지역의 성차별·위계적 문화를 세상에 드러내 조직문화를 바꾸는데 이바지 했다"며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맞서 성평등 문화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직위는 성평등 걸림돌과 디딤돌 수상 당사자들에게 모두 상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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