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환경청, 비슬산 케이블카 '반려'..."환경 보전대책 미흡"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1.12.28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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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평가 결과→참꽃 군락지 등 우수한 자연경관과 이질감, 사업 지속성 부적정 '제동'
"생태계 영향 최소화 요청 미반영"...달성군 "보완·재검토" / 환경단체 "환영, 난개발 그만"


대구 달성군의 310억원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건설 사업에 대해 대구지방환경청이 반려했다. 

환경영향평가를 해보니 봉우리에 케이블카와 부대시설이 생길 경우 자연경관과 이질감이 생기고, 사업 유지성과 지속성도 크지 않으며, 달성군이 제출한 자연환경 보전대책 역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비슬산 정상 고위평탄면 참꽃군락지에 참꽃이 개화하기 시작했다. / 사진. 대구시
비슬산 정상 고위평탄면 참꽃군락지에 참꽃이 개화하기 시작했다. / 사진. 대구시

환경청의 제동으로 사업은 무산될 기로에 섰다. 달성군은 평가서를 보완해 재검토를 시도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환경단체는 비슬산 일대의 "난개발"을 지적하며 "복원·보전이 더 시급하다"고 환영했다.

27일 대구환경청(청장 이영석)에 따르면, 환경청은 달성군이 협의를 요청한 달성군 유가읍 용리와 양리 일대 '비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심의·검토해 평가서를 최종 반려했다. 비슬산 케이블카 사업은 대견봉까지 1.89km 케이블카를 연결해 인근에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달성군은 사업 확정 후 환경청에 1차 환경영향평가서를 냈다. 하지만 환경청은 "환경훼손"을 이유로 지난 6월 달성군에 보완을 요청했다. 지난달에도 재보완을 요구했다. 이어 달성군은 지난 7일 재보완서를 냈다. 그러나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평가서였다. 결국 환경청은 사업을 승인하지 않았다. 
 
대구 달성군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건설사업' 예정지 입지도 / 사진.대구환경청
대구 달성군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건설사업' 예정지 입지도 / 사진.대구환경청

구체적인 반려 사유를 보면, 자연환경 훼손 우려와 사업 지속성에 대한 회의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환경청은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 예정 부지에 대해 자연공원·생태자연도상 별도관리지역·대규모 참꽃 군락지 등 우수한 자연환경 자산이라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류장 위치를 주요 봉우리·기존 탐방로와 연계되지 않는 곳으로 바꾸라고 보완 요청했다. 하지만 달성군은 반영하지 않고 당초 예정 부지를 고수한 평가서를 냈다. 자연환경 보전대책 미흡 지적을 받은 이유다. 

또 ▲달성군이 낸 상부 정류장 벽면 녹화계획 역시 도심에서 사용되는 방식으로 비슬산 군립공원 경관과 조화롭지 못해 부적합하고 ▲사업 지속성·유지관리 측면에서도 부적정하며 ▲상부 정류장 인공경관을 차폐식재 플랜트로 차폐하는 방안도 근본 자연경관 영향 저감 방안으로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대구환경청 한 관계자는 "환경영평가협의회와 자연경관심의위원회, 한국환경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등 전문기관들의 전문가들이 검토한 결과"라며 "현재로는 사업이 어려워 재검토 해야한다"고 밝혔다.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건설 사업' / 사진.달성군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건설 사업' / 사진.달성군

다만 달성군이 비슬산 케이블카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자 한다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환경청의 반려 사유를 해소해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작성한 뒤 협의를 요청하면 사업은 재개될 수 있다. 

실제로 달성군은 이 방법을 채택해 반려 내용을 보완하는 등 사업 재검토를 논의하고 있다. 달성군 한 관계자는 "완전히 사업을 접은 건 아니다. 보완하고 재검토할 부분은 없는지 논의 중"이라고 했다.

반면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에서 "반려 결정을 환영한다"며 "난개발을 멈추고 비슬산 복원과 보존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달성군은 반려 결정을 겸허히 수용해 각성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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