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월호 8주기' 추모..."문 정부도 다 못한 진상규명, 새 정부 국정과제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4.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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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하루 전 동성로 시민분향소·사진전, 대백 앞 대구시민대회
대구4.16연대...17일 연합예배, 21일 북콘서트, 22일 생명안전 토론
"국정원·해경 수 만건 자료 제출 거부...국가범죄 시한 없이 밝혀야"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올해로  8년. 4월 16일 아픈 그날이 올해도 돌아온다. 

8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 시민분향소가 꾸려졌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색 리본이 동성로 거리 곳곳에 걸렸다.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분향소에 들러 국화 한 송이를 분향소에 헌화하고 304명의 영정사진 앞에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 "304명 이웃을 기억합니다" 세월호 8주기 대구 시민분향소(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세월호 시민분향소에 묵념하는 신광혜, 지명희 시민상주(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추모객 김영란(26.직장인)씨는 8년 전을 떠올렸다. 그는 "고등학생으로 학교서 소식을 들었다"며 "또래 친구들이 구조되길, 진실이 밝혀지길 바랐는데 8년간 이유를 모른다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또 "여전히 진실이 궁금하다"면서 "모두가 작은 힘을 모아 진상규명되길 바란다"고 했다. 

동성로에는 8년 간 세월호와 관련한 아픈 순간들을 담은 사진전도 열렸다. '잊을 수 없는 그 날들'이라는 제목으로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재단 등이 제공한 사진들이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해를 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갑작스럽게 멈췄고 서서히 기울어진 사진,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모습, 구조를 기다리던 희생자들의 마지막 얼굴, 침몰한 배를 바라보는 유가족들, 그리고 참사 현장을 찾은 당시 대통령 박근혜씨와 정부 인사들. 간절했던 모습들이 고스란히 사진에 담겼고 시민들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그날의 아픔을 떠올렸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 노란리본을 나눔하는 시민들(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 희생자 추모 노란리본을 나눔하는 시민들(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4.16연대(상임대표 박신호)'는 15일 오후 12시부터 동성로에서 '세월호 참사  8주기 희생자 추모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시민 조문객을 받았다. 분향소는 오는 16일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첫날 시민상주는 지명희(49) 대구여성광장 대표와 신광혜(50) 협동조합 '다문' 바보주막 조합원이 맡았다. 

지명희 시민상주는 "세월호 아픔이 여전하지만 촛불정부인 문재인 정부도 진상규명을 다 못해 아쉬움이 크다"며 "새 정부에 진상규명을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신광혜 시민상주는 "참사 원인을 알게되고 책임자들이 처벌을 받는 그 날이 오길 기다린다"면서 "잊지 않겠다는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잊을 수 없는 그 날들 '세월호 참사 8주기 사진전'(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잊을 수 없는 그 날들 '세월호 참사 8주기 사진전'(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참사 8주기에 맞춰 대구4.16연대는 지역 곳곳에서 추모행사를 연다. 15일 분향소, 사진전에 이어 이날 오후 7시 옛 대구백화점 앞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완수 안전사회를 향한 기억·약속·책임 대구시민대회'를 연다. 단원고 2학년 5반 고(故) 오준영 학생 아버지 오홍진씨가 참석해 발언한다.

16일 당일에는 오전 8시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서 출발해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 참사 8주기 안산 기억식'에 참여한다. 오는 17일 오후 2시에는 중구 계산동2가 바보주막에서 '세월호 참사 8주기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다. 누가교회 정금교 목사와 마가교회 김용기 목사, 커다란숲교회 정의석 목사가 예배를 인도한다. 오는 21일 오후 4시에는 대구 중구 공평로55 대구4.16연대에서 '세월호 참사 판결 및 특수단 1차 결과 비평집 북콘서트'를 열고, 오는 22일 오후 2시에는 대구광역시청년센터에서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주최로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안전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 토론회를 연다. 
 
"진상규명 완수" 피켓을 설치하는 한유미 집행위원(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진상규명 완수" 피켓을 설치하는 한유미 집행위원(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올해의 요구는 ▲세월호 참사 8년 국가 폭력 공식 인정과 사과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완수 ▲국정원과 해경, 군의 대통령기록물 등 국가가 보유한 관련 기록 모두 공개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처음으로 국가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으나, 이어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조사에 정부 기관들이 제대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여전히 정확한 침몰 원인과 구조가 늦어진 이유 등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게 유가족과 시민사회의 입장이다.

때문에 ▲새로 들어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가 완수하지 못한 세월호 진상규명을 국정 과제로 채택해 계속해서 진상규명 작업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4.16재단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에게 오는 16일 열릴 8주기 기억식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장을 보냈지만 답변은 없는 상태다.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서명지에 서명하는 대구 시민(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서명지에 서명하는 대구 시민(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유미 대구4.16연대 집행위원은 "대선 당시 세월호 약속 운동 질문지에 유일하게 답변하지 않은 후보가 윤 당선자"라며 "지금은 대통령에 당선 됐으니 국가 범죄에 시한이 없다는 기조로 세월호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기대한만큼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역할이 컸지만 국정원과 해경은 사참위가 요구한 자료에 대해 수만건 제출을 거부했다"면서 "180석 여당도 단호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완수 하지 못한 진상규명에 대해 다시 한 번 국가적 사과하길 바란다"며 "그리고 새 정부는 앞선 정부의 과제를 이어 받아 세월호 진상규명을 국정 과제로 채택해야 한다. 성역 없는 조사는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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