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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미술관 쏠린 서울에 '이건희 기증관'까지?..."지방 분산 건립을"
국립미술관 4곳 중 3곳 서울 수도권 지방 1곳
'이건희 기증관' 국현 옆 서울 송현, 예타 통과
대구경실련 "균형발전 위배, 비수도권에 건립"
문체부 "문화격차 해소 노력...분관은 불가능"
기재부, 내년 예산 60억 전액삭감 "보완" 지시
2023년 11월 10일 (금) 18:47:41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 '이건희 컬렉션 웰컴홈' 대구미술관 전시(2021.7.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서울에 건립 예정인 '국립 이건희 기증관(가칭)'에 대해 "지방에 분산 건립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립미술관은 전국 4곳으로 3곳이 서울 수도권(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서울관, 서울시 중구 정동 덕수궁관, 경기 과천시 광명로 과천관), 1곳이 지방(충북 청주시 청원구 청주관)이다. 75%가 쏠린 서울에 '이건희 기증관'까지 건립하는 것은 국가 균형 발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문화 분권 실현을 위해 윤석열 정부에 '이건희 기증관' 서울 종로구 송현동 건립 계획을 중단하고, 문화예술 공공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에 기증관을 나눠 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대구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웰컴홈' 전시를 관람하는 대구시민(2021.7.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에 10일 확인한 결과,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48-9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확정했다. 삼성그룹 고(故) 이건희 회장과 연이 있는 곳으로, 삼성생명은 2002년 송현동 부지를 매입했다. 지주가 여러번 바뀌어 현재 땅 소유주는 정부다. 문체부는 2028년을 완공 목표로 두고 9,787㎡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3층 기증관을 세우기로 했다. 예산은 1,186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7월 20일 관련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켰다. 문체부는 최근 설계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삼성가 고인의 유족들은 2020년 4월 국가에 2만3,000여점의 예술 작품 컬렉션을 기증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국립 이건희기증관' 건립을 결정했다. 이어 이른바 '이건희 미술관' 건립을 놓고 많은 지자체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립미술관이 없는 대구시와 부산시 등이 여러 명분을 내세워 경쟁했다. 

문재인 정부의 문체부는 "과열 경쟁", "접근성"을 이유로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서울 종로구 송현동을 부지로 낙점했다. 당시 황희 문체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1년 11월 10일 '이건희 기증관 건립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대구시와 부산시 등은 "서울공화국", "문화 분권 외면"이라며 규탄했다. 
 
   
▲ '(가칭)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식' 황희 문체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2021.11.10) / 사진.문체부

이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최근 서울 송현동 건립 사업을 추진하자 지역 시민사회는 재반발했다. 

대구·부산·광주·대전 등 4개 지역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9일 성명서를 내고 "이건희 기증관을 서울에 건립하기로 한 결정은 비수도권 지역의 문화적 갈증을 외면한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정부는 국립 '이건희 기증관'의 서울특별시 건립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서울은 문화시설이 풍부하지만 휴식 공간은 부족하다"며 "서울시민의 도심 휴식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송현동에 문화시설을 건립하는 결정을 두고 서울시민도 불만"이라고 주장했다.

또 "문화시설의 서울 과잉 건립은 지방 문화시설의 상대적 결핍을 낳는다"면서 "문화시설의 서울집중은 인구의 서울 집중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주 인구뿐 아니라, 유동 인구의 서울 집중도 심화시키는 것으로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꼬집었다. 
 
   
▲ "대한민국 문화분권 첫걸음, 국립 이건희미술관 대구 유치 기원" 대구시체육회 현수막(2021.6.12) / 사진.김영화 기자
   
▲ "국립 이건희미술관 대구유치" 시민 서명운동(2021.7.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때문에 ▲"기증관 건립 절차를 공식적으로 중단하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다른 광역지자체 장들에게 통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는 2024년 총선 후 균형발전 일환으로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추진하는데, '이건희 기증관' 등 신설 국공립 기관들을 이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에 앞서 '이건희 기증관' 지방 분산 건립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윤석열 정부는 지방 시민들과 소통을 강화해 그들의 요구와 기대를 반영한 '국립미술관' 건립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관련 토론회를 열고, 아이디어 공모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문체부는 지방 분산 건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문체부 문화기반과 관계자는 10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이미 예타를 통과해서 부지가 바뀌는 일은 현재로선 어렵다"며 "본관도 안지었는데, 분관을 짓는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구지역의 경우 국립 근대미술관이나, 국립뮤지컬컴플렉스 등의 문화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어느 정도는 문화 격차가 해소된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이건희 컬렉션 웰컴홈' 이인성 화가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2021.7.11)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해당 사업은 당장 내년이 불투명하다. 문체부가 내년부터 시공에 들어가기 위해 예산 60억원을 기재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2024년 정부 예산안'에서 이를 전액 삭감했다.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게 사업을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내년 반영이 안돼서 일단 딜레이(지연)됐는데 2025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기재부 의도를 파악해 사업계획을 보완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구시는 2년 지난 현재 '이건희 기증관'과 관련한 어떤 사업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계자는 "예전에 대구시가 주체적으로 움직였으나, 현재는 유치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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