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죽곡산 공사부지 인근 '고분군·암각화' 유적 10곳 추가 발견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4.01.3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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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읍 죽곡리 강정마을~죽곡2지구 도로공사 사업
주민이 유적 발견, 달성군 지표조사에서 사실로 확인
조사기관 "추가 유적 분포 가능성 높아", 달성군 '정밀 발굴'
시민단체 "사업 중단, 죽곡산 전체 발굴해야" 촉구


대구 달성군이 문화재 조사 없이 도로공사를 강행해 논란이 된 죽곡산 일대에 10곳의 유적과 유물이 발견됐다.

달성군(군수 최재훈)에 30일 확인한 결과, 다사읍 죽곡리 635-1 죽곡산 일대 '죽곡2지구~강정마을 연결도로 개설사업' 부지 내 문화재 지표조사 결과, 죽곡리 고분군에 암각화 2기가 신규 발견됐다. 도로공사 부지 주변 500m 이내 문화재 조사에 대해서도 고분군과 산성, 성황목 등 모두 8곳의 유적이 확인됐다.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가 바닥에 그려진 유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1.23)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가 바닥에 그려진 유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1.23)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달성군의 의뢰를 받은 (재)동양문물연구원이 지난 1월 8일부터 14일까지 사업면적 1만5,761.6㎡에 대한 지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죽곡리 고분군 1,415㎡에 대해서는 발굴조사를, 1만3,236.6㎡에 대해서는 시굴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조사기관 종합의견에 따르면 "조사구역 중앙부 고갯마루 일대에서 고분으로 추정되는 석곽이 다수 노출된 상태로 확인됐다"며 "고분의 분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밝혔다. 이어 "그 외 구간도 적갈색연질토기편, 타날문경질토기편이 수습되고 있어 유적의 분포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조사구역 중앙부 동쪽 경계부에서 성혈(性穴, 홈구멍)이 있는 암각 2기가 확인됐다"면서 "암각 2기는 더 이상 훼손하지 않고 온전히 보호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가 선행돼야 하며, 관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성격을 규명하고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달성군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지표면을 육안 조사만 해서 유물이 얼마나 발견될지는 발굴을 해봐야 안다"고 밝혔다. 이어 "곧 시굴·발굴 조사를 시행할 것이지만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면서 "용역 계약도 해야 하고, 문화재청에도 발굴 허가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결도로 공사 부지에서 발견된 암각화(2024.1.23)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연결도로 공사 부지에서 발견된 암각화(2024.1.23)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지역 시민단체는 유적이 죽곡산 전체에 분포돼 있는데도 공사 구역에 대해서만 발굴조사를 진행한다고 비판하며, 산 전체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를 촉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경실련,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는 30일 성명을 내고 "보고서는 정작 중요한 윷판형 암각화나 성혈 무더기에 대한 언급은 없다"며 "중요한 유적이 등산로에 버젓이 나타나 있는데도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은 주변 문화재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이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지 말고, 죽곡산 전체에 대한 정밀 문화재 조사를 달성군과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죽곡산의 가치를 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식물사회학자)는 "조사 결과를 보면 지역 주민이 제보한 암각 빼고는 아무것도 조사된 것이 없는 것 같다"면서 "달성군은 도로 건설 구간뿐 아니라 주변 지역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정마을~죽곡2지구 연결도로 공사 현장(2024.1.23)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강정마을~죽곡2지구 연결도로 공사 현장(2024.1.23)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달성군은 2017년부터 예산 50억원을 들여 다사읍 죽곡리 강정마을에서 죽곡2지구를 연결하는 488m 길이의 도로 개설 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인근 주민인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가 죽곡산 곳곳에서 선사시대 유적인 윷판 모양의 암각화와 토기 파편을 발견했다. 김 교수는 발견 이후 달성군에 지난해 12월 공사 중지 민원을 제기했다. 이 민원으로 달성군은 지표조사를 누락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공사를 중지하고 지표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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