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매입을 거부한 이상화 시인의 생가터에 대해 행감에서 "대구시가 역사적 공간 보존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며 "보존 방안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주범(달서구 제6선거구) 대구시의원은 10일 오전 문화복지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대구시는 이상화 선생 생가터에 대해 땅이 분할돼 기존에 있던 건물들이 없어 활용도가 낮고, 재건축 지역에 포함돼 있어 매입이 힘들다고 답변했다"며 "해당 답변은 관련 부서에서 모두 논의한 것이냐"고 물었다.
김주범 의원은 "생가터는 이상화 선생뿐 아니라 독립운동가 이상정, 대한민국 최초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이상백 등 형제들이 꿈을 키웠던 장소"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대구를 위해 일했던 형제들이 자아를 만들어갔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주시는 동학 제2대 교주인 최시형 선생 생가터 토지 매입에 착수했고, 경기 양평군은 독립운동가 여운형 선생 생가를 마련했다"며 "모두 생가를 복원해 문화재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대구시는 훌륭한 인물들이 나고 자란 공간을 생가에 살았다는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안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대구시가 예산을 투입해 기본구상용역 등 사업 진행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대구시가 지역의 중요한 인물들의 생가터가 있으면, 이를 보존하기 위한 기본구상용역이라도 받아봐야 한다"면서 "대구시가 앞서 제출한 답변은 고민한 흔적이 나오지 않는다. 사업적 논리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이상화 선생뿐 아니라 그의 형제들까지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검토해달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창석(군위군) 의원도 "우리 지역에 문화 콘텐츠, 역사 자원들은 충분히 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생가터와 관련해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는 부분들은 해결하고,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대구시는 생가터 매입에 대해 "생가가 없어 가치는 부족하다"며 "관련 사업도 현재 있는 고택에서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재성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상화 선생뿐 아니라 형이나 동생 등 역사적인 인물들을 어떤 식으로든 기리는 것은 후손들이 당연히 해야 할 몫"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생가터에 있는 건물이 1956년 이후에 건축됐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생가로서의 가치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필지를 모두 매입해서 생가 복원을 시도해보려고 하더라도, 생가 관련 자료가 사실은 없다"면서 "질의하신 부분들은 현재 이상화 고택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햇다.
그러면서 "생가터를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정신적 가치 확산은 이상화 선생과 관련된 단체에서 할 수 있지만, 터 복원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 중구 서성로13길 7-20 '라일락뜨락 1956'은 대구의 민족시인 고(故) 이상화 시인(1901년 4월 5일~1943년 4월 25일)이 태어나 32살까지 자란 곳이다. 지난 1956년 부지가 4개로 나뉘며 3곳은 다른 곳에 팔리고, 과거 생가터의 안채에 해당하는 곳만 라일락뜨락으로 남았다. 새 주소가 시작된 1956년을 기려 라일락뜨락이 20118년 문을 열었지만, 경영난으로 지난 10월 말 문을 닫았다. 대구시와 중구청은 재개발 지역이라는 이유로 매입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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