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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 '국민 공동자산'이 해법이다
[김윤상 칼럼] "연간 토지가치 100조원, 사회보장 재원으로 활용하자"
2009년 08월 17일 (월) 00:02:23 평화뉴스 pnnews@pn.or.kr

평택의 쌍용자동차 사태는 우리 사회에 많은 숙제를 남겼다. 이명박 대통령도 사태의 중요성에 주목하여, 11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쌍용자동차 사태가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 돼 다행이다. 선진국 가운데 폭력적인 노사문화가 일상화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재계와 노동계, 정부는 이번 사태를 일회성 사건으로 넘기지 말고 노사문화 선진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폭력적 노사문화는 물론 없어야 한다


폭력적 노사문화가 없어야 하고 노사문화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발언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원인과 해법에 대한 의견이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 그렇다면 폭력적 노사문화를 막는 방법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기로 한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노동자든 사용자든 폭력 사용을 강력하게 금지하고 엄하게 처벌하는 방법이다. 어떤 사람의 눈에는 노동자의 볼트 새총과 쇠파이프만 폭력으로 비칠지 모르겠다. 물론 이런 폭력도 당연히 금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용자 측의 폭력 역시 금지해야 한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정당한 기준이나 의논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것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폭력이 아닌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피를 흘려야 폭력이라고 보는 것은 장삼이사의 인식일 뿐이다. 금지하려면 양쪽의 폭력을 다 금지해야 한다.

근본대책은 사회보장

그러나 금지와 처벌은 근본해법이 아니다. 필자는 원칙적으로 고용의 유연성에 찬성하는 사람이다. 쌍용차처럼 경영에 실패한 경우에는 사측은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도 할 수 있어야 하고 노동자는 이런 의논에 성의 있게 참여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다 같이 망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용의 유연성을 제도화하려면 조건이 있다. 사회보장이 잘 되어 있어야 하고 창업/취업의 가능성을 고용의 유연성만큼 보장해야 한다. 즉 해고되더라도 생계 걱정 없이 여유를 가지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쉽게 자기 사업을 차리거나 다른 업체에 취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덴마크에서 도입했듯이 ‘유연안정성’(flexicurity)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갖추지 않고 고용의 유연성만 허용한다면 인간의 생존권이 평등하지 않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인간 사회를 정글과 같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니, 그런 조건은 실현할 수 없는 꿈에 불과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품는 분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이런 조건은 얼마든지 현실화할 수 있다.

재원은 국민 공동자산에서

문제는 재원이다. 지금 세계 각국은 사회보장 재원을 주로 조세에서 마련한다. 그래서 늘 비판이 따른다. ‘세금으로 사회보장을 하는 것은 정의롭지도 않고 경제도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꼭 맞는 말은 아니지만 일리가 없지도 않다. 그러면 자기 돈으로 자기의 생활을 책임지도록 하면 된다. 사회보장을 위한 ‘자기 돈’이 어디서 나는가? 그건 국민 공동자산에 대한 각 국민의 지분에서 나온다.

국민 공동자산이라고? 그렇다. 인간의 생존권이 평등하다면 아무도 생산하지 않은 자연에 대한 권리도 평등하다. 그러므로 자연은 (세분하자면 토지와 천연자원과 환경은) 국민의 공동자산이다. 그 가치를 징수하여 생존권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의 재원으로 사용하면 된다.

도대체 국민 공동자산의 가치가 얼마나 되길래? 이런 의문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자연 중에서 토지에만 국한해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연간 토지가치는 약 100조 원쯤 된다. 국민 1인당 200만 원 꼴이다. 우리나라 기초생활보장 예산이 2007년에 약 6조 원,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총부담액이 2006년에 21조 원 정도 된다. 그렇다면 연간 토지가치 100조 원은 충분한 재원 아닌가? 공동자산의 범위를 토지 외에 천연자원과 환경으로 넓히면 사회보장의 재원은 더 늘어난다.

노사는 생산의 파트너가 된다


이런 사회보장이 구비되면 노동자끼리 취업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도 노동자를 찾아 서로 고용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노사 간의 힘의 균형이 이루어진다. 고용의 유연성이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고 (아니 아예 고용의 유연성이라는 게 문제가 안 되고) 노사는 대립관계가 아닌 생산을 위한 파트너 관계가 되어 폭력사태를 벌일 이유가 없다.

또 토지가치를 징수하면 여러 눈부신 효과가 같이 나타난다. 부동산 투기로 인한 문제점이 완전히 예방된다. 토지불로소득으로 인한 부당한 양극화가 사라진다. 미국 주택 거품에서 비롯한 지금 같은 경제위기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파는 이런 근본대책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좌파 역시 사회보장의 강화를 추구하면서도 그 재원이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대통령이 “재계와 노동계, 정부”에 이번 사태를 노사문화 선진화의 계기로 삼아 달라고 했는데 그 말이 진정성을 가진다면 정부부터 나서서 근본대책을 제도화하기 바란다.

   




[김윤상 칼럼 22]
김윤상 /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교수. 경북대 행정학과. yskim@knu.ac.kr


* 지면 관계상 국민 공동자산의 가치를 환수하자는 사상 즉 ‘지공주의’에 대해서는  다음 문서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 지공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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